'도대체 이런걸 어디서 찾았누? 배고픔. 밥 먹고 전화함'
오후 일곱 시 반쯤 도착한 문자.
2006년 발표한 시라고 두 편을 찍어 보내며 전화 달란다.
한 편은 내가 쓴 건데 한 편은 모르겠다.
'혹, 내 시가 표절이라고 보낸 건가?'
두 시를 비교하며 몇 번 읽고야 모두 내가 쓴 시였다는 걸 알겠고, 숨겨 놓았던 창작 의도 역시 알겠다. 내가 쓴 시도 이젠 기억 못 할 형편이니 참으로 한심할 지경이다.
그리고 늦은 저녁을 먹고 뭉그적거리다가 자정을 넘기며 모니터 화면을 다시 살리니 그제야 눈에 들어오는 이미지.
'하...'
전화한다고 해놓고 까맣게 또 잊었다.
블로그 포스팅이라도 하며 유지하던 기억의 영역이 와르르 무너지고 있나 보다.
정도가 점점 심해지니 큰일이다.
모아 놓은 수익금을 그냥 버리기에는 아까워 정산 최소 금액을 채우려고 이 방을 드나들고는 있지만, 포스팅하지 않으니 이젠 하루 방문객이 100명도 못 채우고 그러니 정산 최소액의 80%를 넘긴 후 영 진척이 없다. 뜨거운 감자가 되어버렸다. 쩝...
메일로 도착한 구글 알리미.
인용한 시에 오타가 하나 있어 아쉽기는 해도 허접한 내 시가 부지불식간에 누구에게 쓰임이 되었으니 만족할 일이다. 내가 시인으로 한 생을 살며 꼭 채워 놓고자 했던 몇 개의 칸 중 하나가 이렇게 우연히 채워졌다.
태풍이 올라오기는 오는 모양이다.
바람종 소리가 점점 거칠어진다.
202308083005화입추
노찾사-가을우체국앞에서
약간의 위통.
휴, 어깨가 또 말썽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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