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성탄전야.
맘이 꿀꿀하다.
딱히 꼬집을 만한 이유도 없으면서 꿀꿀하다.
꿀꿀함의 악수, 술.
똥집에 쐬주 한 잔 넘기고 싶다.
성탄일 전야 대목일 텐데, 똥집만 시키기가 거시기하다.
-술이 포함되니 거부할만한 단가는 아닐 텐데, 이 쓸데없는 배려심.
갈 날이 머지않으면 맘이 변한다는데,
내가 나 먹을 것을 배달시키기는 처음이다.
-참, 잘도 찍어다 붙인다.
편 마늘과 매운 고추와 똥집을 한 저에 집어 기름장에 찍어 먹는 맛이 제법인데,
식으니 별로다.
레인지에 돌리면 될 일이지만 귀찮다.
소주와 더불어 시킨 생맥주 1,000cc.
딱히 해결책도 없는 꿀꿀함의 빗나간 악수 탓이겠지만, 진하게 말은 술도 맛이 없다.
두 잔쯤 남기고 밀쳐버렸다.
-닭은 두 조각 먹고 끝. 남은 똥집은 오늘 저녁상에 올랐고.
차라리, 텅 빈 거리를 휘익 걷고 들어오는 것이 나을뻔했다.
잘 살았건 못살았건,
또 성탄일을 맞고 보낸다.
마지막인 듯 보내도, 알 수 없는 것이 사람의 일.
진작에 울린 아침 알람.
나처럼, 어제와 오늘과 내일을 뭉뚱그려 사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내게 주어진 시간을 당겨 쓰는 것인지 늘여 쓰는 것인지,
누구도 모를 일이다.
202012253124금 임지훈-그댈잊었나mix회상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