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에 삼월이 까까 챙겨주고 치과 다녀와 아점 먹고.
오후에 되짚어 나가 우체국 들러 책 보내고 신경과 가서 목 빼고.
통증약 한 달 치 처방받아 돌아오는 길에 다이소 들러,
반질반질 헤진 마우스패드 교체할 것 새것으로 하나 사고.
집으로 돌아와 샘에 요강 들고 나가 부시고.
거실 벽에 기대앉아 책장 넘기다 보니 몰려오는 허기. 여덟 시가 넘었다.
건너채서 냄비에 밥 한술 떠 건너와 김치 넣고 청국장 두어술 보태 불로 누벼가며 비벼 허겁지겁 먹어 치우고.
끼워 넣은 틀니는 그냥 사회활동을 위한 마스크 정도로 생각하란다.
두 개 외엔 이식할 상태의 잇몸이 아니었으니 일단 그리 알고 내년 여름쯤 뼈가 재생되었는지 확인하고 대공사에 들어가잔다. 왜 세 개를 빼고 두 개만 이식했는지 궁금증은 해결되었다만, 여름 전에 로또가 되어야 할 텐데...
신경과에 다녀오길 잘했다.
목 빼러 다니며 전기치료를 그렇게 많이 했어도 오늘처럼 시원하고 개운한 경험은 처음이다.
왼쪽 팔뚝도 병신 되기 전에 초장에 잘 잡아야하는데. 고통스러워 잠을 설칠 정도였으니 당연한 일이었다만 늙으면 약발은 잘 받는다.
출판사에서 보내왔는데, 청하 선생님께서 직접 또 한 권을 보내주셨다.
내가 뭣이라고... 감사하다.
그제 심포지엄.
공주여성문협회장 곽 시인님이 묻는다.
"선생님은 언제부터 백수에서 활동하셨어요?"
'제 모지이니 오래되었죠. 총각 때부터...'
"아, 그 이쁜 사진 찍을 때요?"
...내 공식 프로필로 쓰고 있는, <그 이쁜 사진>....
빙긋 서글픈 웃음이 나왔다.
그땐 몰랐지. 이뻤는지….
202012212809월동지.
윤수일/타인+echo
음악.
어디, 쇠락한 도심의 싸구려 댄스홀에서 흘러나옴 직한...
떠오르는 얼굴. 잘살고 있을까?
음악 한 곡이 불러낸 얼굴이,
종일 드러내지 못하고 마음 밑바닥에서만 울렁거렸던 당신의 얼굴을 덮어버렸다.
모처럼 집중해서 정독해서인지, 눈이 침침하니 모니터가 영 안 보인다.
배고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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