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 유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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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서/ㅁ사랑방

노인 유감

by 바람 그리기 2022. 5.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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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잡부 사무실.
 벽 한쪽의 달력 뒤에 걸린 묵은 달력에 새삼 눈길이 멈췄습니다.

 

 핀란드 산타 마을의 실사 이미지인데요, 썰매를 끄는 즘승의 모습이 야리꾸리합니다.
 크리스마스 엽서에 나오는 이쁜 꽃사슴이 아닌 것은 분명하고, 이건 뭐 말도 아니고 개도 아니고...
 물론 텔레비전 프로그램 "동물의 왕국"에서 본 기억은 있고요, 한때 우리나라에 유행했던 사슴농장에서 본 적도 있습니다. '말 만한 사슴?' '뿔 달린 말?' 아무튼 그런 기억과는 상관없이 볼수록 참 희한하게 생겼습니다.
 그러면서 혼자 집 지키고 있을 2% 부족한 개 삼월이가 생각났습니다.
 '그래, 형편이 삼월이를 똑 닮았구나' 

 넘치니 모자라니의 판단이, 보편적인 관점에 길들여진 객관적 기준점으로 이쪽과 저쪽으로 쉽게 단정 짓기는 합니다만요, 그 어느 쪽에 자리하건 마주 보는 이의 주관적 시선에 따라 그 위치가 서로 바뀌기도 하는 거죠.
 그 마주 보는 이와 교감이 되는지 아닌지.
 그래서 서로의 쓸모가 되고 사랑하고 사랑받고.
 그럼 된 것이죠.
 삼월이처럼요.


 아침나절 텔레비전에서 "화재 발생으로 60대 노인이 사망"이라는 뉴스가 흘러나옵니다. "아직은 50대"라는 말이 요즘 대화 중 저의 단골 이야기인데요, 그러다 보니 텔레비전에서 "노인"이라는 소리가 들릴 때마다 예민하게 귀를 세우게 됩니다.
 그 결과, "노인"이라는 수사가 "60대부터는 무조건 붙는다"는 걸 알았습니다.
 일선 취재 기자의 나이가 평균 2~30대일 테고, 그들이 눈에 보이는 60대는 "노인"이라는 것.
 
  내게 닥친 "노인"이라는 단어 앞에 참 많은 것들이 따라옵니다.
 "노인이 써야 할 말, 노인이 해야 할 행동, 시작(詩作)의 주재와 소재와 방향..."


 어제 잡부 가는 길,

 

 신록이 정말 장관입니다.
 신록...
 .
 .
 .
 나는 내가 모르는 언제 여기까지 왔는지 모르겠습니다.


 오래된 집 마당.
 점심 띠 불 때가 찍어 달리는데 바람종만 게으르게 울고 사람 기척 없습니다.

 마주 보는 이,
 쓸모가 되시든 만드시든 그 도착지가 사랑이 되는 휴일이길 빕니다.




 
 202205141043토
 윤형주-즐거운자전거하이킹
 노래를 듣다 보니 기억 저편 삼삼하게 들려 오는 "김세환"파 "윤형주"파로 나뉜 누님들의 "까르르" 웃음소리.
 가수도 노인이 되고 누님들도 노인이 되고 꼬두바리 나도 문턱에 서 있고...
 "점심 띠"를 아시는 분?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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