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고 달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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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서/┗(2007.07.03~2023.12.30)

달리고 달리고~!

by 바람 그리기 2023. 2.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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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해. 참 먼길...
 새벽에 집 나서 멸치 쌈밥으로 점심 먹고 차 마시고 되짚어 돌아왔다.

남해 삼동면 지족리 우리식당, 커피 숍 삼동 외


 '밥 안쳐야 하는데...' 뭉그적거리는데 자폐 2호에게 받은 "자폐 1호와 거시기로 가고 있으니 어여 나오라"는 전화.
 그렇게 부어라 마셔라 달리고 돌아와 짧은 듯 길었던 하루를 접고 똑 떨어졌다.

 친구들과 마주 앉은 자리에서 확인한 톡.



 오전 10시에 보낸 것을 저녁이 되어서야 답신했으니, 나란 놈도 참 어지간하다. 톡 뿐이던가?

1년 지난 댓글에 하트를 날리고 그 답글에는 또 1년 후에 하트를 날리고 ㅍㅎㅎㅎ


 유튜브에서도 마찬가지고 이 방도 마찬가지(티스토리와 합병하며 다행히 달렸던 댓글 다 사라졌지만 ㅋㅋㅋ)이니 정말 혼자 놀기다. 톡 채팅 알림창에 빨간 불이 항상 들어와 있으니 또 어떤 분이 잊히고 계실지 모르는 일이라 생각하면, 채팅창 맨 위를 차지하신 덕에  그나마 응답받으신 게 다행이긴 하다.

 위에 마른 먼지가 가득한 것 같은 갈증과 뇌가 뒤집혀 있는 것 같이 어지러운 오늘 아침의 숙취. 지난 저녁, 찾아 뵙기로 응답했으니 일단 컨디션을 최대한 끌어 올려놔야 하는데, 밥통은 비었고...
 삼월이 언니께서 챙겨다 놓은 헛개 음료 한 캔으로 먼저 살살 달래고 별식으로 아껴둔 우동라면을 잡았다.
 그리고 앉아, 바다가 내려 보이는 언덕에서 어제 한 줌 캐온 냉이를 비몽사몽 다듬어 시금치 움큼 보태 심심하게 된장국 끓여뒀다.



 약속 시간에 맞춰 택시 잡아타고 도착한 자작 캠핑카.



 전기그릴에 구워주는 단백질에 오늘도 또 달렸다.
 끓여주신 눌은밥에 곰삭은 깻잎을 얹어 자리 마무리하고 시내버스 타고 귀가.

 "탁하니, 탁 돌아온 반응"
 좋게 얘기하면 선명함이나 샤프함일 테고 정확하게 따지면 높은 탄력계수의 맨탈이 나를 맘에 두게 하셨다는데, 세상사 모든 게 여반장이니 그 장점이 언젠가는 날카로움이나 예민함의 단점으로 느껴질 수도 있는 일이라서 대수롭지 않은 말씀이고...
 이 나이가 되니 나부터도 어지간해서는 누군가와 속 얘기를 하기 쉽지 않은데, 가정사에서 직장사까지 거리낌 없이 풀어 놓으신 이야기보따리. 꼭 그래서는 아니지만, 나도 어떤 편견 없이 솔직한 대담을 나눴는데 돌아오는 버스에서 생각하니 '올해 입 조심하기로 했는데 너무 미주알고주알 말 한 건 아닌지...' 살짝 드는 께름칙함. 물어오는 말에 대답이긴 했어도...
 어쨌건 인생 경험담 중, 내 아이들에게도 들려줄 수 있는 세상 사는 이야기하나를 건졌으니 유익한 시간이었다.

 주말 동안 비 예보가 있는데, 지금 비가 오시는지 어떤지 모르겠다.
 애써 한 빨래 도로아미타불 되기 전에 살펴보고 와야겠다.
 내일 모임에서는 단연코 달리지 않기로!

 

 
 202302172526금
 Frankie_Yankovic-Pennsylvania_Polka1959
 이틀 후면 우수구나...
 캠핑카에 막 도착했을 때 柱에게 온 전화. 나 만나러 일부러 왔다는데... 다음에 만나기로 하고 돌려보냈다. 약속 없는 방문에다 선약을 지켜야 하니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지만 "전화 받아준 것만으로도 고맙다"란 말이 더 미안하게 하네. 먼 곳에서 왔는데…. 지금 깨어 있는 이, 누구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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