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처럼 먹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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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서/┗(2007.07.03~2023.12.30)

돼지처럼 먹다.

by 바람 그리기 2021. 4.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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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장께서 퇴근하셨다.
 하지만 내 허긴 이미 방전의 끝에 닿아 몸이 벌벌 떨린다.
 가장이 차릴 밥상을 기다리기엔 여지가 없다.
 그렇다고, 서둘러 맹물에 말아 한술 넘기기엔, "기껏..."이란 양념으로 시작될 쏟아질 욕지거리 속엣 말이 두렵다.
 (옳다, 슬그머니 나가 막걸리나 한잔 하얐다!)

 "밥 먹었니?"
 찰나를 기똥차게 맞춘 친구의 전화.
 반주와 곁들인 단백질 섭취.

 

 "다 먹을 수 있것어?"
 부르주아 한 친구는 어릴 적 물리게 먹은 여파로 두어 점 뜨고 자리나 지키고 있으니, 다른 한 친구가 추가 주문에 앞서 묻는다.
 -"야, 얼른 먹어! 집에 가면 더 안 먹은 거 후회돼!"
 -예전, 어린 둘째가 고깃집서 가족 외식 때 하던 말이 떠오른다.

 '먹지, 먹어, 걱정 마!'

 

그때의 지금.

 부활절을 하루 앞둔 토요일 행사.  김 시인님이 달걀을 삶아 오셨다.  지난겨울 낙상으로 다친 똥꼬뼈가 아직 정상이 아니라는데, 그 정성이 고마워 기꺼이 한 알 챙겨와 마주 앉았는데...  문

sbs210115.tistory.com

 역시, 남에 살이 맛나다.
 배꼽이 튀어나오도록 돼지처럼 먹었다.
 흐뭇하게...


 욱일 다리 건너 집으로 오다, 떨어진 삼월이 까까를 챙기려고 편의점에 들렀는데 만만한 게 없다.
 아무래도 시장 마트에 들려야겠다. 막걸리 먹으러 가는 날...

 

 "사탕" 어딨어요?
 삼월이 줄 까까를 찾느라 편의점 아르바이트 점원에게 던진 물음.
 그 물음에 눈만 끔뻑거리던 학생.
 이젠 "사탕"이라는 말도 잘 안 쓰는 모양이다.
 "눈깔사탕"이라고 했다가는 신고당할 뻔했다. ㅋㅋㅋ


 귀가 후 서재 문을 여는데 창을 넘어선 빛이 환상적이다.
 달빛이 아니라 외등을 켜 놓은 것을 뒤늦게 알고 실망했지만…. 


 "신은 모든 생명의 숨과 숨 사이에 있다"
 방금 라디오에서 나온 말이다.
 "범사에 감사하라" 아닐까?
 결론은, 지금?
 ...아마도,

 모두에게 영광 있는 하루 되시라!

 

 

 

 202104070800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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