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시대이니 뒤풀이가 언제였는지 기억이 없다.
일정을 마치고
그냥 헤어지기는 서운하고 근처 찻집에 들렸는데...
봄비가 흘러내리는 찻집 창 너머,
도화가 만발했다.
복숭아꽃을 보며, 꽃 빛 차를 마셨다.
"엉"
짖는 것도 아니고 안 짖는 것도 아니고,
그 중간쯤 되는 삼월이의 헛기침 단말마가 마당 안쪽에서 들려온다.
나는 알지. 집안 모든 식구가 삼월이에게 속고 있다는 것.
이 아줌마는, 사람이 집에 있을 때만 인기척에 악을 쓰고 짖는다.
식구가 아무도 없으면, 똑 저렇게 우리에 좌정하고 밖에 사람 누가 드는지 나는지 관심도 없다는 거.
'이년아, 짖으려면 짖고, 말려면 말아야지! 꼼짝도 안 하고 이게 뭐여?'
귀가 보고를 할 겸 우리 쪽을 살펴보니...
나만 안다.
저 뗑그랗게 뜬 눈이 뭘 말하는지.
내 입에서 "까까" 소리가 나오기를 기대하고 있다는...
ㅇㅇㅇ선생님이 청탁 마감일이 지나고 두 번이나 개인 톡을 보내왔다.
돌려막기라도 할까?
몇 번을 기웃거리다가,
그냥 말기로 했다.
닷새 후엔 또 다른 곳 마감일인데….
보낼 글이 없어 그냥 건너뛴 것이 벌써 몇 군데인지 모르겠다.
머리에 기름이 단단히 꼈든지 다 비어버렸든지...
『검은 해』 출간 데미지가 너무 큰 듯싶고….
세우가 뿌리는 집.
기척 없는 마당에 바람종만 살아 요동친다.
오늘이 청명이고 내일이 한식.
조만간 선영 잔디를 얼마간 또 보식해야겠는데...
어제오늘 휴일이고 때도 그러니, 아드님 노동력을 보탤 수 있는 적기였는데
비가 이틀만 미뤄서 와 줬으면 좋았겠다.
배고프다.
삼월이도 배고프겠다.
202104041044일청명
Jim_Reeves - Hell_have_to_Go
더도 덜도 말고, 이 목소리 같은 사람으로 살다 갔으면 좋겠네.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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