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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서/ㅁ안방

따라하기.

by 바람 그리기 2024. 2.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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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분명 속이 비었는데 밥 생각이 들지 않는다.
 식전 댓바람에 먹은 라떼의 포만감이 하루가 다 갔어도 가시지 않는다.

 

기만(欺瞞)하다.

발치로 밀어 놓은 저녁 밥상을 바라보며 부스스 눈 떠 왼팔을 꺾어 오른 어깨를 두드리고 주무르다가 담배를 물고 거울 앞에 선다. 거기, 푸석푸석 윤기 없이 거무튀튀한 거죽을 뒤집어쓴 남자

sbs090607.tistory.com

 '입 맛이 또 사라졌네... 이제라도 약 먹으려면 뭐라도 먹어야 하는데...'

 무청 말린 시래기 걷어다가 무쳐 먹을까?
 아니지, 된장 슴슴하게 풀어 국을 끓일까?
 지난 초겨을 김장하며 옷걸이에 걸어 놓은 무청 몇 꽁다리를 가지고 기와집을 이리저리 짓다가 와르르 허물어버렸다.
 삶고, 불리고 어쩌고... 아무튼 오늘은 늦었고 귀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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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엌에 서서 냉장고 열었다 닫았다 두리번 거리다가 결국 선택한 것은 불닭볶음면.
 물을 올리며 생각하니 이것만으로는 영양소 섭취가 불균형하다.
 '그려, 단백질은 먹어줘야지!'
 한쪽 화구에 달걀 두 개를 지졌다.
 이 귀찮은 짓을 한 거는 분명 최 선생님 탓이다.
 이왕 영양소 균형 잡는 거, 브로콜리 몇 꼭지를 뜨거운 물에 튀겨 함께 올렸다.


 촉촉하게 조리한 불닭볶음면.
 밥 한술 보태 싹싹 긁어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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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러고 보니,
 건강검진 받고 위장약 한 달 치 처방받아 먹은 게 언제였지?
 곰곰 생각하니 약 먹기 전 증상이 또 반복인 거 같다.
 아무래도 내일은 이래저래 병원에 다녀와야겠네.

 
 202402252632일
 미사의종

 -by, ⓒ 성봉수 詩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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