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엊그제 오야와 일 마치고 단골 전집에서 막걸리를 잡고 앉았을 때,
방 안에서 술자리를 하던 젊은 여자 손님이 설거지하고 있던 바깥 사장님께 다가와 그랬습니다.
"아이고 사장님, 저는 몰랐는데 그 전에 청춘스타로 대단하시던 분이었네요"
폰을 내밀며 하던 말을 바삐 잇습니다.
"혹, 여기 주소 좀 알려주시겠어요?"
사장님이 대답합니다.
"아 녜, 죠기 카운터 위에 명함 있습니다"
되돌아 계산대 옆을 서성이는 여자 손님을 바라보며 사장님이 다시 말합니다.
"거기요. 거기 요지 통 옆에 있습니다"
그 말을 받아 제가 한마디 했습니다.
"형, 요즘 사람들이 <요지(楊枝)>가 뭔지 어찌 알아요! ㅋㅋㅋ"
사장님이 고개를 돌려 웃으며 대답합니다.
"아... 그렇지, <이빨 쑤시게> 옆에 있습니다"
잠시 후, 함께 술을 먹던 오야가 테이블 위에 있던 나무젓가락 한 쪽을 떨어뜨렸습니다.
건물 외벽에 천막으로 달아낸 조리실 안에 깡통 테이블이 하나 놓여 있는데, 거기서는 흡연이 가능하고 다른 테이블의 사람들과 취중 말꼬투리 엮일 염려도 없으니 제 단골 자리인데요, 실내와 가까운 곳에 있던 제가 일어나 안으로 들어가 젓가락을 찾아 기웃거리는데 사장님이 제 행위의 목적을 물어보길래 대답했습니다.
'형, 와리바시(わりばし)어딨어?'
**잡부 반 대가리 마치고 돌아오는 길.
길섶 마른 풀 위에 핀 민들레 위 벌을 보며 웅크려 앉아 잠시 잡고 있던 화두.
' 이 행위가 뭘까?"
"본능? 생존 본능? 그렇게 일차원적으로만 판단하기엔, 일사불란한 계급사회, 군집 생활에 대한 그 뭐시기가 있는 것 같은데...'
'그냥 사는 건가?'
'목사님 말씀으로라면 주님의 뜻대로 사는 거겠고...'
잡부 다녀와 바로 씻었어야 하는걸,
찬 방바닥에 앉아 담배 몇 대 꼬시르며 뭉그적거렸더니 씻고 나와 서재에 앉았는데 재채기가 연신 터져 나온 끝에 으슬으슬 지끈지끈...
저녁 먹고, 4년 전 어머님 장례식장에서 먹고 남은 감기몸살약을 들고 '...유통기한 2018년. 먹을까 말까? 먹어도 되겠지?...' 망설이고 있는데, 삼월이 언니께서 약방에서 갈근탕과 몸살약을 사다 디밉니다.
허... 나는 왜 길 건너 두 군데나 있는 약국 생각을 못 하고 편의점 다녀올 생각만 했을까?
약 먹고 연속극 하는 동안 깜빡 졸았더니 몸이 데워져서 상태가 좋습니다.
그러니 또 서재로 기어들어 왔고요.
직장인에게는 제일 여유로운 금요일 밤,
행복한 밤 되시고 편안한 휴일 보내소서~!
202103262442금
깊은 밤의 서정곡 / 블랙홀
눈이 왜케 침침허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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