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봉수, 일 저지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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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서/┗(2007.07.03~2023.12.30)

개봉수, 일 저지르다.

by 바람 그리기 2023. 1.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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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통기한이 오늘까지니 잡숴유!"
 죽었나? 살았나?
 독거노인 생사가 궁금했는지, 삼월이 언니께서 출근 전 사랑채에 들러 슬그머니 놓고 가셨습니다.



 운동장 땅바닥에 떨어진 소다 맛 아이스께끼 주워 혓바닥으로 핥아내고 먹던 촌놈에게, 뜯지도 않은 먹거리가 유통기한이 뭔 상관이것습니까? 정 상했으면 설사 한 번 하면 끝날 일입죠.

 그제 먹은 한 끼는 이랬는데요!



 분명 작년 여름에 삼월이 언니께서 "미숫가루랑 똑같은 거"라면서 놓고 가셨는데, 정 급할 때 먹으려고 아껴두었던 건데, 맛이 희한해서 살펴보니 이랬고요. 별 탈 없었습니다.

 이렇게 삼용이 블루스 추다가,

 

삼용이 댄스부르스~~~!!!!!!

봉수 놈. 담배도 담배지만, 커피도 엄청나게 먹어 싼다. 식모커피가 두 봉 남았고, 식모가 회장님 기사에게 타 주는 커피도 세 봉 남았다. 뭐시기 아빠, 예전엔 식모커피 떨어질 만하면 보내주더

sbs090607.tistory.com



 날이 어스름해져서야 생뚱맞게 집을 나섰습니다.





 요렇게 앉아 대포와 두부김치로 올 첫 혼술 겸 술밥을 먹고 떨어진 라면과 담배와 식모커피와 식모가 회장님 기사께 타 주는 커피를 사 돌아왔습니다.

 집으로 들어서는 나를 바깥채에서 쫓겨난 삼월이가 정색하며 맞습니다. 아마도 바깥채 문 열어주기를 고대하던지, 까까라도 하나 얻어 잡수실 마음인 듯싶습니다.

 현관문을 열고 들어서는데 문턱에 올라서 알랑방귀를 뀝니다. 그때 갑자기 든 생각,
 '애! 바깥채는 못 들어가 안달이며 왜 여기는 안 들어오니?. 들어오면 까까 줄게!'
 알아들었는지 어쩐지, 문턱에 앞발을 말뚝 박고 서서 당최 말을 안 듣습니다.
 '어쭈! 너도 삐들거리는 뒷방노인네라고 무시하는 겨?'
 버티는 삼월이를 번쩍 들어 안으로 들이고 작업복 상의를 깔아 모시고 까까 하나를 드렸습니다.



 까까를 잡수시고는 정말 "똥 마려운 모습"으로 어찌나 좌불안석인지 그 모습이 우스워 배꼽 잡고 한동안 웃었습니다.

 따뜻한 매트 위로 옮겨 모시고 얼마 동안 대화를 나누고 밖으로 보내드렸습니다.



그리고 다시 사람으로 돌아와 노트북을 방으로 끌고 들어가 밤을 꼬박 새우며 요즘 화재라는 드라마를 몰아봤습니다.


 편의점에 담배 사러 나서면서 갑자기 끔이 씹고 싶어졌습니다. 그래서 충동적으로 끔 하나를 모셔 왔는데요,



 아카시아 끔이 없어서 그냥 이브 양을 모셔 와 끈적한 딥 키쑤를 나누는 중입니다.
 끔을 씹다가 또 느낌대로 움직였습니다.
 자세 보정 벨트를 샀어도 별 효과가 없는 듯 해서 모니터 높이를 올려보기로 했습니다. 며칠 전부터 생각하던 건데요, 원래는 국판 책 규격에 맞게 간이 책장 겸 오야에게 맞춰서 올려놓으려 마음먹고 있었는데 갑자기 작년에 주워다 놓은 복숭아 궤짝이 떠올랐습니다.
 하...
 뜬금없이 끔을 사더라니 계획 없이 느낌대로 움직였다가 일 저질렀습니다.



 선을 다 풀고 다 내려놓고 부산떨기 귀찮아 있는 그대로 끼워 넣다가 모니터 하나가 떨어졌습니다. TV 기능까지 있는 거니 꽤 가격이 나가지 싶은데 친구가 쓰라고 준 모니터입니다. 설마 했는데, 이렇게 맥없이 운명하실 줄은 몰랐습니다.
 속상합니다.
 당장 답답해서 온라인 숍에서 모니터를 검색하다가, 설 명절 나려면 또 목돈 들어가야 하니 다음 형편을 보기로 했습니다.


 모가지가 자꾸 앞으로 가는 것.
 결국은 모니터 위치가 문제가 아니라, 이 부실한 눈 때문이라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애꿎은 모니터만 잡았습니다.

 대한이 얼어 죽은 소한이라는데, 지금은 전열기를 틀지 않고도 견딜만합니다.
 석 잔째 커피를 연거푸 먹고 있습니다.

 

 
 202301052635목
 조영남-사랑 없이 난 못 살아요
 책, 한 박스 버림.
 선행, 정수 시인님 전화.

 키쑤를 너무 열심히 했나, 배가 실실 고프네? 래면 하나 삶아 먹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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