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일러 동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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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서/┗(2007.07.03~2023.12.30)

보일러 동파.

by 바람 그리기 2021. 1.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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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하 24℃였다니 근래 없는 한파는 분명한데...
 얼 수 있는 곳은 다 얼었다.
 안채 화장실 세면기에 틀어 놓았던 물이 기둥이 되어 얼었고,
 변기 물통까지 얼음덩이가 됐다.

 바깥채 보일러실.
 삼월이 언니가 뭐라 뭐라 중얼거리는 소리를 귀 너머로 흘리며 확인하니,
 분배기가 얼어 터졌다.
 운전하는 보일러가 얼어 터지다니 황당하다.
 "잘 때는 외출로... 여태 쭈욱..."
 말을 듣고, 어이없고 황당할 것도 없이 그냥 무덤덤하다.
 '...답다'

 혼자 웅얼거리는 뒷전에,
 "드라이기로 녹이면... 하필이면 젤 추운 날... "
 '...'


 안채 화장실과 바깥채 보일러실에 온열기 두 개씩을 틀어두고 자전거 타고 나가 공구 상회 가서 분배기 일체 부속을 사 돌아왔다.
 몇 시간쯤, 안채 화장실은 원상복구 시켜서 아드님이 지뢰 심어 놓고 나 몰라라 한 뒤처리 하고.
 세면기의 물도 구슬에서 줄기로 바꿔 틀어놓았으니 되었는데.
 새로 산 분배기 부속 조립해 놓고, 바깥채 보일러실에서 보조 램프 마빡에 붙이고 쭈그려 앉아 동파된 분배기 끙끙거리고 철거하고(유니온 밸브 달아놓기를 잘했다) 살피니 3개 엑셀 라인이 모두 얼음덩어리다.
 라인 하나라도 통수되는 것을 확인하고 조립해야 운전이 되지, 그렇지 않으면 똑같은 상황이 무한 반복일 것이 뻔한 일이라 온열기 두 대를 몇 시간 틀어 놓고 기다려도 소용없다.
 드라이기를 가져다, 라인 하나를 잡고 보온 피복을 벗겨내고 한 시간 넘게 녹였어도 무용.
 들락거리는 내 뒤통수에 들리는,
 "됐슈? 드라이기로..."
 '...'

 방금전에 확인하느라 꼬챙이를 라인에 찔러보니 역시 얼음막대.
 고압 스팀으로 쏴주면 금방 뚫릴 일이겠지만, 업자 부르면(여기저기 동파 난리니, 수배도 안 되겠지만….)기본이 기십만 원이고.
 제발 아침나절이라도 녹아주면 다행인데...

 엑셀이 얼음덩어리가 될 정도면 보일러 본체 동파 가능성도 60%는 된다는 얘긴데...
 일단 분배기 연결해 보고 본체 동파되었으면 어쩔 수 없는 노릇이고.
 가으내 뺑이치며 설치해놨더니 도로아미타불이 아니길 바라야지.


 한파 주의가 내린 이 날씨에, 그것도 한밤에 "외출" 운전이라니.
 이건 돈 때문이라기보다는 어쩔 수 없는 성향일 밖엔.
 내 등 따시면 밖에도 따신 건가?
 똥인지 된장인지 이 나이가 돼도 찍어 먹기 전에는 모르니 원.
 보일러 온도 조절기를 방 안에 달아 놓은 내 탓이지.

 

 

 

 

 

 202101093019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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