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기운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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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서/┗(2007.07.03~2023.12.30)

술기운으로.

by 바람 그리기 2023. 3.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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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잡부 마치고 대문을 밀치는데 골목이 끝나고 마당에 들어서서야 삼월이가 떼꾼한 눈으로 어슬렁 맞는다.
 '이 X아! 여태 잤구먼! 도대체 뭘 했길래 목덜미는 시커먼 겨? 연탄광도 없는디!'



 수배했던 부품이 왔다는 카센터 문자를 받았으니, 씻고 옷 갈아입고 되짚어 나가 수리하고 돌아와 주차하고 또 되짚어 나갔다(장날이라).

 맘에 드는 놈이 있는지 여기저기 기웃거리다가, 활짝 핀 프리지아 향기에 취해 잠시 쭈그려 앉았다가 일 년 초(이름은 알 필요 없고) 두 개를 사서 모처럼 방앗간에 들렸다.



 돌아오며 다이소 앞을 지나다 문득 떼꾼한 삼월이 눈이 생각나 껌이나 하나 사가려 들려, 톰과 제리에서 불도그 스파이크가 품고 지내던 뼈다구 같은 거금 3.000원짜리 젤 큰 껌과 지지배 목걸이와 리본도 충동구매.



 집으로 돌아와 일 년 초 꽃은 흙냄새 맡으라고 일단 화단 위에 그대로 두고 삼월이를 모셨다. 털이 짧아 리본 묶어주는 건 실패, 등짝에 묶었다.



 지지배, 죽기살기로 잘도 처먹는다. ㅋㅋㅋ



 이건, 다이소에서 모셔 온 나를 위한 선물.



 '칩'은 마치 아무 생각 없는 무뇌인 같은 게 맘에 들어 모셨고, 고양이 '마리'는 비비 꼬는 애교가 사랑스러워 모셔 왔다.
 삼월이 껌 주고 앉아 비닐봉지 부스럭 거리는 나를 보고 삼월이 언니께서 한 말씀하신다.



 "거... 컵은 어째 깨진 걸 사 왔네유?"

 모처럼 술 처먹고 푼수 오지게 떨었다

 

 
 20230329수
 조영욱-나쁜녀석들(Bad_Boys)-비열한거리(A_Dirty_Carnival)OST2021
 목단인지 작약인지 종근 앞에 서성이다 '긁어 부스럼 낼 일이 뭰가. 말자...'하고 돌아서다.
 맘 바뀌면 다음 장에 사던가...
 푸성귀 모종은 다음 장에나 사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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