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었다 벗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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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서/┗(2007.07.03~2023.12.30)

입었다 벗었다...

by 바람 그리기 2023. 4.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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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제 끓여 식힌 정수 담긴 들통 들고 옥상 올라가 굳은 고추장 풀어 놓고.
 -물 먹을 동안 며칠 간 보다가 풀까? 생각했었는데, 함께 가지고 올라간 스테인리스 주걱으로 눌러보니 그냥 할만해서 내친김에 대충 부수고 마지막엔 주먹으로 조물조물.
 거의 십 년 가까이 삼월이 집 옆에 놓여 있는 처형이 보내 준 매실청을 가미할까 어쩔까 고민하다가 그냥 촌장 맛 그대로 두기로.
 먹는 이가 나밖에 없으니 올 한해 지켜보다가, 내년엔 덜어 냉장고에 넣던지 어쩌든지...

 들통 들고 내려와 설거지해 치우고 내처 올라가 화분 흙 전부 뒤집어 주고.

 죙일 몇 번이나 옷을 벗었다 입었다 했는지...
 먹고 노는 놈이 제일 바쁘다.
 이젠 다시 입을 일 없으려니, 조리에 물 받아 토란과 양귀비, 마리골드 파종한 곳에 물 주고 있는데 걸려 온 전화.


 컵라면 하나로 종종 종종거리다가 그렇게 다시 나가 술밥 먹고 귀가.
 우리 60년 묵은 산삼 친구.
 자리보전 30년째인 50년 묵은 산삼 동생 이야기하다가,
 얼음판에 자빠진 황소 같은 눈으로 닭똥 같은 눈물을 뚝뚝 떨군다.
 아픈 이도, 수발하는 이도 참 지난한 세월이다.

 

 
 20230331금
 Dancebeat-Life_Is_the_Energy-Extended_Remix--mix갤러그bgm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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