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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배 밥배가 따로이니 술밥을 처먹고 들어왔어도 뭔가 헛헛하다.
'그려, 하루 두 끼는 묵어주야쥐!'
'밥통에 얼마 안 남은 밥이 삐들삐들 말랐으니,
그거 누벼 누룬밥 만들어 새우젓에 콕 찍어 한 끼 채워보자'
생각하는 순간,
테레비 드라마에서 오므라이스를 해 먹는 게 나온다.
'그려, 저거닷!'
양파와 당근을 조스고 카레로 간을 해 볶은 밥에 달걀 한 개를 풀어 폭신한 지단 옷을 덮고, 반 티스푼 남겨 멀국도 끓였다.
물론, 폭신하게 하려는 의도도 있었지만,
달걀 하나 가지고 다 하다 보니 물과 정종과 우유를 섞어 양을 늘렸다.
거기까지는 흉하지 않을 만큼 만들어 놨지만, 문제는 소스인데...
건너 채 냉장고 앞에서 뚤레 거리는 내게 배달음식에서 딸려왔던 토마토케첩 모아 놓은 것을 알려주시는 삼월이 언니.
너덧 개를 쥐고 건너왔는데, 머스타드 소스도 섞였었나보다.
남겨 둔 채소 볶고 케첩 베이스에 이것저것 가미하긴 했지만,
AI 스테이크 소스로 조리한 맛이 난다.
허, 지대루다.
꾸역꾸역 쩝쩝쩝 처먹고 그 자리에 픽 쓰러져 잠들었다.
내가 잠든 사이, 테레비랑 전기 요정이 오므라이스 혼령을 얼싸안고 밤새 신나게 잔치 벌였는지,
아침에 일어나니 접시가 물기 하나 없이 빠짝 말라 있다.
ㅋㅋㅋ
202106252818금
이눔에 염병할 오야는 하필 비 오는 날을 잡아서 일을 시키구 지랄여? Why!!!
한 시간이라도 어여 자봅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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