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날도 있어야지.
본문 바로가기
낙서/┗(2007.07.03~2023.12.30)

이런 날도 있어야지.

by 바람 그리기 2021. 6. 18.
반응형

 

 

 다음 달 코로나 19 예방접종 일정 발표.
 그중에서도 사망률과 연관된 접종 우선순위 맨 앞에 서게 된 50대 후반.
 50대 후반이라….
 내가 어디에 살고 있는지,
 감각 없던 자각의 바늘이 삐죽 솟구쳐 온몸으로 번지는 서글픈 통증.

 체력 탓인지 기질 탓인지,
 어릴 적부터 장티푸스 주사에서 시작해서 최근의 독감 주사까지, 예방주사만 맞았다 하면 밤을 꼬박 앓는 것은 변함이 없다.
 그러니 접종 부작용으로 사망했다는 이야기는 몸에 와닿지 않아도, 독거노인이 밤새 앓을 생각을 하니 슬슬 걱정된다.



 병원 들러 처방받은 혈압약 사는 김에 타이레놀을 미리 사 왔다.

 

 함께 사 온 모기약.
 어젯밤에 편의점에서 하나 사다 놓았지만, 현관 앞에 놓고 드나들 적에 뿌리려고 하나 더 사 왔다.
 집에 와 살피니 두 제품이 포장 디자인만 약간 다르고 <약국용>이라는 문구만 추가되었을 뿐, 생산된 곳이며 성분이며 다른 것이 없다. 그런데 편의점은 8천 원. 약국은 3천 원???
 심지어 약국은 올 1월 생산품이고 편의점은 작년 10월 생산품이다.
 이 황당함.
 뭐지???



 약국 길 건너 시장 입구 노점에 과일을 보며, '자두가 나왔을까?'
 잠시 시큼한 침을 삼켰을 뿐 옆길로 새지 않고 집으로 돌아오며 중얼거렸다.
 '그래, 이런 날도 있어야지….'

 

 


 
 202106173111목
 mix_아마도그건-최용준_서영은_하림
 밤새 쉼없이 나린 비. 
 사랑과 정열을 그대에게

 

반응형

'낙서 > ┗(2007.07.03~2023.12.30)'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입덧.  (0) 2021.06.24
밤 도깨비, 산 도깨비.  (0) 2021.06.22
기억의 오류를 바로잡다.  (0) 2021.06.17
느낌대로, 맘 가는대로, 두서없이.  (0) 2021.06.14
앵두 공양.  (0) 2021.06.11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