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선이 되는 중.
본문 바로가기
낙서/┗(2007.07.03~2023.12.30)

신선이 되는 중.

by 바람 그리기 2021. 12. 7.
반응형

 

 

 

 "식기 전에 한술 뜨라"며 삼월이 언니께서 챙겨 놓은 청국장.
 반 공기 밥에 장도 반 그릇이면 너끈하니 남은 장에 폴폴 나는 김이 아깝다.
 잘 익은 총각김치에 빨간 두꺼비를 잡아 딱 네 잔.

 



"자꾸 헤집으면 불 식는 겨!"
둥지 안의 알처럼 박힌 질그릇이 보글보글 끓던,
섭골 작은 할머님 댁의 화로를 생각했다.


"예전처럼 틀림없이 고물 장수가 훔쳐 갔어."
광 선반에 놓여 있다 언제인지 모르게 감쪽같이 사라진 조상님 유품들.
'청동화로, 놋대야...'
섬망 속 기억을 믿고 경찰서를 찾아 나서려는 어머님과의 실랑이를 생각했다.

 




 솔잎과 생쌀 한 줌으로 배를 채웠다는 신선.
 밥 반 공기면 가마솥 하나의 양은 됨직하게 느껴지도록 시장기가 없으니 아무래도 신선이 되어가는 모양이다.

 

  
 
 202112062937월
 종일 화요일인 줄 알았다.

 

 

 

반응형

'낙서 > ┗(2007.07.03~2023.12.30)' 카테고리의 다른 글

문 좀 열어줘!  (0) 2021.12.11
희안하네.  (0) 2021.12.10
지름을 넣다.  (0) 2021.12.04
밤 구신.  (0) 2021.12.03
세상이 삐그덕, 나도 삐그덕.  (0) 2021.12.02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