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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기 전에 한술 뜨라"며 삼월이 언니께서 챙겨 놓은 청국장.
반 공기 밥에 장도 반 그릇이면 너끈하니 남은 장에 폴폴 나는 김이 아깝다.
잘 익은 총각김치에 빨간 두꺼비를 잡아 딱 네 잔.
"자꾸 헤집으면 불 식는 겨!"
둥지 안의 알처럼 박힌 질그릇이 보글보글 끓던,
섭골 작은 할머님 댁의 화로를 생각했다.
"예전처럼 틀림없이 고물 장수가 훔쳐 갔어."
광 선반에 놓여 있다 언제인지 모르게 감쪽같이 사라진 조상님 유품들.
'청동화로, 놋대야...'
섬망 속 기억을 믿고 경찰서를 찾아 나서려는 어머님과의 실랑이를 생각했다.
솔잎과 생쌀 한 줌으로 배를 채웠다는 신선.
밥 반 공기면 가마솥 하나의 양은 됨직하게 느껴지도록 시장기가 없으니 아무래도 신선이 되어가는 모양이다.
202112062937월
종일 화요일인 줄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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