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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처럼 밤을 꼬박 새웠다.
투자 대비 영양가 없는 결론에 닿긴 했지만, 그동안 궁금했던 것의 마지막 바닥에 닿았다 왔으니 되었다.
학창시절 이정도로 공부했더라면,
출세해서 회전의자에 앉아 거들먹거리다가 벌써 명퇴당하고 말았을 거다.
밤사이 서운치 않게 이어지던 빗줄기가 멎었다.
손보지 않은 화단에 비까지 뿌렸으니,
그 행색이 못난이들의 키재기만큼 엉망이네.
뒤늦게 호박 하나가 돋아나서 조만간 볕이란 볕은 다 잡아먹을 기세다.
잎 하나가, 토란 잎만 하다.
살갗에 간신히 매달려 덜렁거리며, 불쑥불쑥 던지는 어금니의 통증도 그런대로 쾌감이고
밤을 새운 삭신의 뻑적지근한 피로도 또 다른 존재확인의 쾌감이다.
오래된 집 마당에 앉아 첫 커피를 마신다. 아니다,
오늘을 아직 보내지 않았으니 마지막 커피이지.
아….
나는 단단히 미쳐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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