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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만 쉬어도 땀이 뚝뚝 떨어지던 어제.
점심을 먹으러 들린 교외 천변의 식당.
노가다 꾼들이 버글버글한다.
식사를 마치고 담배 물고 주차해 놓은 곳을 향해 걷는데,
둑길 풀숲 안에 아주까리 한그루가 불쑥 솓아 있다.
집 울타리를 따라 피마자를 심어 키우고 탈곡해 말리고 손질해 기름을 짜신 할머님.
아침마다 경대를 펴고 앉아 참빗으로 다듬어 쪽지시던 모습이 생생하다.
할머님이 쓰시던 빗치개.
언제까지 나 아닌 누구의 기억이 될 수 있을까?
다섯 시 반.
컴에서 울리는 취침 알람.
어쩔 수 없이 일어나 알람을 끄고 누었다가,
여섯 시 반.
폰에서 울리는 기상 알람.
다시 일어나 담배 한 대를 먹고 그대로 누었다 깨니 혼자 남은 빈 집이 적막강산이다.
이 정적의 평상이 갑자기 낯설다.
202208230823화처서
강원도아리랑mix_9m39s_2022
-by, ⓒ 詩人 성봉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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