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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부 일정이 하루씩 미뤄졌으니 내 일정을 하루씩 당겼다.
광에서 예초기 꺼내 정비하고 기름 사다 혼합유 섞어 시동 걸어 보고-올해도 여지없이 퍼지기 직전에야 걸리는 시동.
중간에 짬 내서 라면 삶아 아점 먹고 나서,
날 갈아 아예 조립해서 마당 잔디 깎고 삽, 낫, 톱, 갈퀴, 기타 공구와 여분의 기름 챙겨 놓고.
밀린 설거지 하고 쌀 씻어 놓으니 하루 다 갔다.
한숨 돌리며 서재 컴 앞에서 꼼지락거리는 사이 날은 저물고,
갑자기 조기매운탕을 먹고 싶다.
'지난번 물김치 담그고 남긴 무 꽁지도 있고, 파 마늘도 있고, 누님이 반찬 없을 때 구워 먹으라고 보내주신 조기도 있고...'
냉동실을 열어보니 한 마리 남은 줄 알았더니 두 마리다. 잘 되었다.
밥솥에 밥 안친 동안 뚝딱뚝딱 끓이는데, 청양고추까지 보탠 얼큰한 국물을 간 보니 결정적인 이가 빠졌다.
불 줄여 다리는 동안 잽싸게 길 건너 편의점에 가 이슬이를 잡아 오니 밥도 다 되었다.
갓 지은 밥과 함께 늦은 저녁 맛나게 먹었다.
서재 창밖에 귀뚜리가 얼마나 이쁘게 우는지,
오늘은 음악을 못 올리겠다.
잠자기엔 뭔가 어정쩡 한데(실은 오늘은 마감 다가온 시 한 편 꼭 정리하려던 생각였는데...) 그냥 눕고 싶다.
모기 때문에 틀어 놓은 선풍기 바람이 너무 썰렁하기도 하고...
아침까지 죽은 듯 잠들면 좋겠다.
202208242538수
-by, ⓒ 詩人 성봉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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