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적인 벌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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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서/┗(2007.07.03~2023.12.30)

역사적인 벌초

by 바람 그리기 2022. 8.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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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빨 빠진 할머니 묘소를 끝으로 올 벌초도 잘 마쳤다.



 해가 갈수록 산에 오르는 것도 힘들고 예초기 메는 것도 힘들어도,
 "일 년에 한 번뿐"을 생각하며 나태함을 다잡으며 돌아왔다.



 대주께서 예초기를 따로 장만했다.



 일의 늦고 빠름은 차치하고, "손 귀한 집" 선영에 울려 퍼진 두 대의 예초기 소리만으로라도 과히 역사적인 사건이고 날이다.

 지난주에 벌초들을 하고 갔는지 이 무렵이면 골짝마다 요란하던 예초기 소리가 하나도 들리지 않아 조금 의아했던 날.




 집으로 돌아와 주문한 음식으로 저녁을 먹는데, 삼월이 ㄴ이 난리 났다.
 안채 현관 앞으로 건너채 부엌문 앞으로 앓는 소리를 내며 왔다 갔다 하며,
 지 언니 손에 들린 족발 뼈다구가 눈에 벗어날까 오두방정을 떤다.
 '이 ㄴ아, 그러니께 왜 주는 것마다 한입에 꿀떡 삼키는 겨!'

 
 202208280528일
 Alex_Fox-Guitar_on_Fire
 간밤에 추워서 혼났다.
 훌떡 벗고 지내는 것도 다 끝났나 보다.  날이 썰렁해지니, 이젠 툭하면 담 들 일만 남았다.
 오늘은 예초기 정비해서 광에 넣어둬야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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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벌초 때문에 적당히 달렸어도 아침까지 술 냄새가 가시지 않아 혼났다.
 예초하는 내내 양팔 손바닥에 찌릿찌릿 전기가 오는 것을 보니 목과 어깨 상태가 엉망이기는 한가 보다.
 어제 고조할머님 기일.
 아침 잡부 나서면서까지 기억했는데 깜빡했다. 기일이라야 메와 탕 고이고 절하는 게 전부이긴 해도, 마침 벌초하러 찾아뵙고 술 고이고 절 올렸으니 다행이지만...
 처음으로 제사를 모시지 않아 맘이 영 개운치 않네...

 

 -by, ⓒ 詩人 성봉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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