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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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서/┗(2007.07.03~2023.12.30)

이상한 일들...

by 바람 그리기 2023. 3.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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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후부터 갑자기 든 치맥 생각도 그렇고.
 첫 끼를 차려 앉은 밥상, 그림자처럼 퇴근한 삼월이 언니께서 때맞춰 닭도리탕 한 접시를 건넨 것도 그렇고.
 그 밥을 게 눈 감추듯 먹고도 치맥 생각이 더 간절해진 것도 그렇고.
 결국 치맥을 시키고,
 치킨은 물론이고 맥주 한 캔도 다 비우지 못하고 그대로 똑 떨어진 것도 그렇고...

 서재며 거실이며 장소를 아랑곳하지 않고 밤이며 낮이며 때 구분 없이 천지에 파인 잠 구덩이며,
 틈만 나면 그 구덩이로 굴러떨어지는 거며,
 마치 경각에 달린 목숨을 유지 시키기 위해 인위적으로 체온을 떨어뜨리는 의사의 결연한 급방(急方)처럼 생명 유지에 필수적인 장기 이외의 모든 활동을 중지시키려고 자꾸만 잠에 빠져드는 것 같은,
 자꾸자꾸 잠에 빠져드는 내가 내가 아닌 것 같은 이상한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데...

 정말,
 내가 인식하지 못하는 내 안 어느 깊은 생채기의 치유를 위해 온 힘을 쥐어짜고 있는 본능의 발현이거나,
 기억하는 것과 잊혀가는 것이 상충하는 지독한 명현현상이거나...

 

[詩와 音樂] 섭식장애 / 성봉수

섭식장애 / 성봉수 편의점 햄버거를 꾸역꾸역 물고 집으로 돌아오는 늦은 밤길 불뚝성 같은 허기와 포만 그대의 거식증을 이해한다 그대의 폭식증을 이해한다 이해하라 이해하라 채워지지 않는

sbs150127.tistory.com



 어쨌건,
 겨울이 봄으로 바뀌는 요즘 내가 내가 아닌 것 같이 내게 벌어지고 있는 이 이상한 일들...


 내가 고꾸라져 있는 밤사이,
 내 안에서 나와 슬그머니 길 떠난 누구는 아직도 돌아오지 않았는지... 

 

 
검은 해
가난한 시인의 가슴속에 곱게 피어난, 그 찬란하고도 서러운 꽃의 기억들. 시인이 걸어온 길, 희망과 절망, 사랑과 이별 그리고 삶과 죽음, 그 모든 시간의 흔적들을 좀 더 깊게 좀 더 멀리 사색하며 쓴 시들을 담았다. 일상에서 느끼는 담담한 소회에서부터 존재의 근원을 고민하는 깊은 사색의 시까지 여러 형태의 다양한 깊이의 시들을 만날 수 있다.
저자
성봉수
출판
책과나무
출판일
2019.10.26

 

 



 202303040500토
 Jason Mraz-Bella Lu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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