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경소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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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서/┗(2007.07.03~2023.12.30)

풍경소회.

by 바람 그리기 2021. 3.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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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잡부 일당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
 역 광장을 가로지르다가 습관처럼 흡연 구역 돌의자에 앉는다.

 



 형형색색 바쁜 걸음의 사람들.
 광장 저편 청과물 시장 입구에 경광등을 비추고 있는 119 자동차.
 광장 바닥에 주저앉아 쓰레기통을 사이에 두고 내 뒤통수로 쏟아지는,
 멈춰진 사이렌을 대신하는 육두문자의 실랑이.
 하나 같이 이가 빠진 사람들.
 예전 같으면 교통정리를 했을 텐데...



 "답다"
 "옳다"
 그들의 빠진 이도, 주취의 실랑이도, 저만치 딴 세상 같은 119의 절박함도, 모든 것을 아랑곳하지 않고 목적지를 향해 스쳐 지나가는 사람도...
 그저, 지금 안에 함께 하는 각자의 자리.
 그 자리에 있다는 것.






 저녁상을 발로 밀어 놓고 또 그 자리에서...
 "물 먹어야지"
 몇 번을 웅얼거리다, '아구구구...'정체 모르게 터져 나오는 신음을 추임새로 뒤척이다 일어서니 새로 다섯 시 반.
 모닝 담배를 물고 거울 앞에 서니 얼굴이 호빵 같이 부었다.
 '염병...'


 춘분이다.
 새벽, 제법 쏟아지던 비가 시름 해졌다.
 선영, 부실한 잔디 생각을 하다 잠이 들어서일까?
 꿈에 할아버님과 할머님을 뵈었다
 여전히 소곤소곤 말씀하시던 할머님과 벼락같이 호통치시는 할아버님.
 뭔지는 기억이 없지만, 할아버님 말씀이 수긍이 더 갔다.

 조만간 잔디 보식도 해야 하는데, 토질이 원체 안 좋으니….

 

 
 202003200615비나리는춘분날아침에
 블로그 포스팅을 하면서 문득 떠오른 생각.
 예전 서정주 선생 생전에, 기억력을 놓지 않으려고 "일어나자마자 전국의 산 높이를 암송한다"라고 하셨는데, 그때는 이해되지 않았던 말이 지금은 절실하게 와 닿는다.

 이 블로그.
 한 달만 멈춰서면, 로그인 비번도 포스팅 방법도 모두 잊게 될 거라는.
 희한하지... 밤새 잠잔 것밖엔 없는데, 공복감과 함께 배에서 꼬르륵 소리가 진동하니.

 

꿀 같은 술, 젖 같은 해장국.

 볼일을 마치고 귀가하며 받은 오랜 친구들의 술청.  행선지가  같은 방향이니 기다리던 친구들을 태워 함께 이동 하는데...  "햐, 이 차가 굴러가네? 스틱, 진짜 오랜만에 본다."  '

sbs210115.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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