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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태로운 포만 "배부른 상태에서는 고독을 느끼지 못합니다."라고, 이해인 수녀님께 보낸 편지에서 법정 스님께서 그러하셨다는데. 배가 부르면서 고독한 나는 무엔가? 곰곰 생각하니, 헛배가 부른 거였어. 그려, 올챙이처럼 배만 톡 튀어나와 있는 것을 보면 살로도 피로도 가지 못하는 헛바람이 내 지금에 가득 차서 감각을 스스로 속이고 있는 것이여. 속이려거든 아니, 속으려거든 냄비 속 따신 물에 취해 익어가는 줄 모르고 태평인 개구리처럼 완벽하기라도 하던지. 깨진 유리 조각을 치우려고 엉성하게 둘둘 만 종이처럼 이 위태로운 포만감은 당최 뭐냔 말이다. 날은 밝았고, 영양가 없이 밤을 꼬박 새웠고, 새로 뜯은 담배 한 갑을 깨깟하게 조졌고, 석 잔째의 커피. 머리는 피이잉핑 돌고. 배는 포대화상이 된 듯 빵빵하.. 2025. 4. 15.
회색의 날. 광 슬레이트 지붕에 덧댄 플라스틱 슬레이트가 떨어져 날아가고 붙어 있는 놈도 펄럭거린다.  비는 우박 떨어지듯 후다닥 쏟다 멈추기를 거듭한다.  바람종은 요란하게 운다.  떨어져 나간 바람추 하나를 만들어 다시 달았다.  방안에 화분을 모두 내놓으려 생각했던 날.  아무래도 오늘은 아닌 듯싶다.  라면을 하나 삶는다.  봉지에 남은 부스러기를 물끄러미 바라보며,  대식구 국수 끓이는데에 어쩌다 한 봉 넣던 귀한 라면.  그 라면 부스러기라도 얻어 먹을까...  장마마다 물이 한강이던 깊은 부엌, 어머니 월남치마를 붙잡고 턱을 빼던 코찔찔이 나를 생각한다.  202504131350일  -by, ⓒ 성봉수 2025. 4. 13.
콧구녕에 바람(성북근현대문학관/심우장/길상사/탑골공원막걸리집) 지역 문학단체의 봄나들이 겸 문학기행에 다녀왔습니다.  한양 나들이하면, 열에 열은 지하철을 이동 수단으로 선택하다 보니, 굴 밖의 세상을 온전하게 본 것이 얼마만인지 모르겠습니다.  그 시끄럽던 헌재 앞도, 광화문 거리에도 개미새끼 한 마리 보이지 않으니 지난 몇 개월이 꿈이었나 싶고... 탑골 공원 앞을 지나치며 신호 대기 중인 창 밖.  늘어선 작은 탁주집을 보면서,  "저기서 먹으면 참 맛나겠다. 언제 한번 올라와서 들려야겠다"생각했습니다. 구불구불 대사관로 고개를 지나 길상사에 도착했습니다. 일주문은 요정 대원각시절 길상화 보살께서 세웠던 대문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는군요. 해설사와 약속한 시간보다 30분 남짓 일찍 도착한 덕분에 혼자 한 바퀴 둘러보고, 해설을 들으며 또 한 바퀴 둘러봤습니다... 2025. 4. 13.
사슴을 만나러 기행(夔行)에게로의 기행(紀行)202504120848 2025. 4. 12.
싱거운 넘 점심 지나 오후로 접어든 무렵.  컴을 열고 버부적 거리는 내게 걸려 온 전화.  그저, "예" "예" "예" 세 번 대답했을 뿐인데 매칼 없이 전화를 끊는다.    참 싱거운 분이다.  내 코가 석 자라도 어쩌랴!  내 모지(母紙)가 70주년 기념호를 준비하는 데는...  부탁받은 자료를 찾느라 이짝 방 저짝 방 들락거리며 훑어가다보니,  별의별 사진이 다 있다.?년. 靑年文化 야유회-비암사에서?년  천북항 근처...?년. 거제 청마 유치환 묘소에서 청춘의 내가 지켜본 그들은 참으로 치열하게 창작했고, 어느 동안은 일가도 이루며 비중 있는 문인으로 대접받기도 하였는데.  오늘 와 바라보니, 내 기억 안에서나 살아 있다.  문인으로 살다가 작품 하나라도 독자의 것으로 남겨진다는 것이, 낙타가 바늘구멍을 .. 2025. 4. 11.
그 무렵 우리는... 그 무렵 우리는 마치 다투기라도 하는 것처럼, 서로의 삶에서 인연의 궤도를 함께 공전하던 별의 소멸을 마주하고 있었다. 그 무렵 어느 해의 봄. 내 오래된 집 마당에는, "애끓던 절정을 지나 내리막을 긋고 있는 완만한 사무침의 곡선 어디쯤을..." 흩날리는 앵두 꽃잎을 바라보며 내가 서 있었다. 2025. 4. 9.
위로 하루쯤 쉬고 싶은데, 일 년 300일은 무위도식하는 인간이 미리 잡혔던 잡부 일정을 데마찌 놓기는 거시기하다.  잡부 나간 C시,  꽃마다 다투어 봄 안에 있다. 무거운 몸으로 일당 챙겨 돌아오는 트럭 창밖 가로수길.  다투어 봄 안에 있는 꽃들과 달리 아직 새순도 틔우지 않은 마른 가지가 휙휙 스쳐 간다. 꽃의 화사함을 마주하며 느끼던 이유 모를 소외감이 일순간 사라지고 새순 없는 마른 가지가 위로로 다가온다.  나의 지금은 아직 봄으로 동행하지 않은 까닭인가 보다.  무너지지 않으려고 우직하게 평생을 애썼던 외로웠던 남자.  그 남자와 함께했던 "애증의 세월"에 대한 만감이 쓸쓸하게 일렁인다.   202504072236일  나훈아-남자의 눈물 사업비통장개설-농협_문협/  -by, ⓒ 성봉수 2025. 4. 8.
4월 4일 05:59(음 3,07) 상식의 강물을 막아서 역사를 왜곡시키던 지루했던 돌멩이 한 쌍을 일단 걷어낸 날. 대부분의 사람이 그간의 답답한 체기에서 벗어나 숨을 돌린 날. 누님은 눈물을 흘렸다고 했고 친구 석(奭)이는 측은하고 불쌍해서 티브이를 꺼버렸단다. 그런 날 나는, 맘껏 기뻐하지 못했고 축하주를 먹자는 친구의 연락에도 답신을 보내지 못했다. 사흘간의 외출에서 돌아와 간단하게 세면하고 자리에 누웠다가 자정을 넘기며 가쁜 숨을 내쉬다 부스스 일어나 콩나물국을 데워 밥 한술을 말았다. 다행하게도 쉬지 않았다.  단잠에서 내 숨을 가쁘게 해 눈을 뜨게 한 것,  아버님과 어머님이 오셨다. 정확하지는 않지만, 누님들도 몇 분 계셨던 거 같다. 거기의 나는 결혼하기 전의 시간에 있었고 부모님도 그만큼 젊으셨다. 아버지는 나를 신뢰하지.. 2025. 4. 8.
봄볕 앞에서의 자소(自疏) "본만큼 알고 안만큼 느끼고 그 느낌대로 보고..." 사람이 제 발 디딘 곳이 어딘가에 따라 사고의 폭이 빛이 되기도 하고 어둠이 되기도 하기 마련이다.  사철 따순 햇볕으로 가득했던 우리 집 마당. 그리하여 철마다 꽃들이 다투어 피고 강아지가 오수의 누울 곳을 찾아 햇볕을 쫓지 않아도 되던 곳.  삼 대가 덕을 쌓아야 남향집에 살 수 있다는 어머님의 말씀은 오래된 집을 에워 신축된 건물들로 전설이 되고, 그 건물들 사이 조각난 하늘로 뜨거나 지는 짧은 볕이 전부가 된 지 오래인 마당. 그러니 영광의 계절은 늘 짧고 조락의 시간은 앞다투어 오기 마련이다.  그래서 사람이건 건물이건 점점 더 높은 곳을 향하는 걸까?  수선화, 상사화가 이제야 겨우 잎을 버는 마당.  그 마당에서 벗어나 문밖의 세상에 서니.. 2025. 4. 2.
잘가세욧~! 참... 금수저 물고 나와 싹수 노랗던 막무가내 버럭대장 장 뭐시기가 성폭력 부인하다가 빼박 못 할 증거 나오자 감당 못 하고 골로 가셨다는데, 일단 여기서 심심한 조의를 표하고( 여기서 심심은 그냥 '심심' '甚深한'이 절대 아님, 네버!).  이에 관해 ㅎ ㅏㅌ ㅐ경이란 위인이 하는 말이,  "재능 있고 의리 있는 정치인, 몇 번의 정치적 위기에서도 물러서지 않고 정면 돌파하는 결단력 있는 정치인이었다"며,  "죽음으로 업보를 감당했기에 누군가는 정당한 평가와 추모를 해주어야 한다"란다.  "이누마, 오지랖 떨지말고 니 앞가림이나 잘 햐!"라고 하려고 했더니,  으로 가있넷?  어쩐지... 조용허니 요즘 안 보인다고 했더니만,  경선 탈락하고서 빌빌한 낙하산이라도 얻어 탔지, 윤또라이 탄핵 불참 명단.. 2025. 4. 1.
폭싹 속았수다 📢 선고 지연 헌법재판소에 대한 윤석열 즉각 파면 촉구 전국 시민 서명 2025. 3. 31.
봄이여 오라! 참으로 길기도 한 겨울이라 했더니,  개나리도, 진달래도, 목련도... 필 꽃은 내 모르는 사이 피고 있더이다.  이 질긴 겨울의 옷자락에 우리 모두가 아직도 매달려 있는 동안에도 말입니다. 그렇습니다.  이러다가는 아카시아가 호로록 피고 지는 것도 모르고 지나치지 싶습니다.   202503303337일깁다  위일청-애모 취침이 너무 늦었네. 피곤타...📢 선고 지연 헌법재판소에 대한 윤석열 즉각 파면 촉구 전국 시민 서명 2025. 3. 31.
北北東으로 중부고속도로 서청주 IC비 또는 눈 202503291222토1250음성휴게소 2025. 3. 29.
획(劃) 침묵의 획(劃)으로 돌아가는 것이지-詩 「파도는」草稿에서-  202503282727금윤수일-타인 mix 파도-by, ⓒ 성봉수 詩人 2025. 3. 29.
ㆍㆍㆍ 2025. 3. 28.
뒷북 장군 선생님 화실이 일 년 남짓 운영하다가 문을 닫았네. 그 오래된 사연을 여태 모르고 있었으니.  기별 없이 비행기 탔다가 낭패 볼뻔했다.  건강 좋으신, 그 몇 해 전... 덕분에 겸사겸사 다녀왔어야 되었는데.  일전의 혜화에서도 그랬고,  선생과의 연도 또 한발 늦은 건 아닌지 모르겠다.  지금쯤, 남도의 동백은 모두 지고 없겠지...  마감일이 말일이려니...  몰아치기 숙제할 생각으로 작정하고 앉았더니,  닷새나 지났네.  김빠져서 그냥 손 놓고 말았다.  올 일 년, 얼른 후다닥 지나가야지 당췌 아무것도 못 하것네.  이 닦고 잠이나 자자.   202503242939월  이제하-동백  체외충격파(연세44,-)  갈치(장날13,-)  청소포, 쑤세미, 일회용 장갑(3,-)  한덕수 총리탄핵 헌재 기각.. 2025. 3. 25.
사실여? 착각여? 기름지고 풍족한 세상.  다슬기나 우렁 된장국에 밀려 요즘 상가에서는 마주하기 힘든 육개장. 지금 문득 생각하니,  대전 S병원.  진폐증으로 고생하시던 K군 아버님이 돌아가셨을 때,  병원 뒷동 건물 바로 앞마당에 가설한 천막 안에서 끓고 있던 육개장.  그 언저리 고무대야 앞에 앉아 우동그릇 설거지를 하던 젊은 나.  ???  하도 오래전 얘기다만, 지금 생각하니 이상하고 요상하다.  병원 마당에 천막을 치고 문상객 접대할 음식을 조리했던 것도 그렇고,  내가 거기 쪼그려 앉아 설거지를 했던 것도 그렇고...  이게 사실여? 착각여?  발바닥이 화끈 거리는 것이, 피곤한 모양이다.  낼은 병원도 다녀와야겠고...  이만 자자.   20253232828일  美空ひばり-人生一路  관용이 형 (75)-은하수 2025. 3. 24.
경외(敬畏) 부스스 일어나 발치에 홀딱 뒤집힌 재떨이를 치우며 시작하는 하루. 잎망울이 고마리 꽃망울처럼 뽀로롱 돋은 앵두, 불두화, 보리수... 더러는 고사리순처럼 망울을 터친 놈도 보이고.  이 모든 게 지난 밤사이 벌어진 일이니,  그저 범접할 수 없는 대자연의 숭고한 운행을 마주하는 경외(敬畏) 삼월이 언니께서 화단에 쌓아 놓은 지난 계절의 감잎을 긁어내고 꽃대가 서지 않은 민들레를 모두 뽑아내고(오늘 데쳐서 무쳐 먹을 맘이다) 지난해 잘라내 여기저기 쌓아 놓았던 마른 가지와 잎들 긁어 정리한 어제.  그러고 나가서 담배와 라면 사서 들어왔는데,  지금 생각하니 식모커피 사러 나가서 뜬금없이 라면을 들고 들어왔다. 원뇽이 큰형님 부고.  양친 떠나신 지도 오래고, 그 양친이 올인했던 기둥도 병들어 쓰러진 몇 .. 2025. 3. 23.
볕도 좋고 바람도 좋고... 조각 볕이 잠깐 드는 오래된 집 마당.  우리에 웅크려 있는 삼월이를 불러낸다.  "삼월아! 이렇게 따땃한데 왜 거기 들어가 있어? 얼렁 나와서 햇볕 쬐!" 내일도 날이 좋다니,  날 좋은 내일은 화단 정리를 한번 해야것다.    원뇽이는 번개를 하는 겨? 안 하는 겨?  냘 모레가 막내 환갑인디...   202503211541금  Bert Kaempfert-Orchestra-That Happy Feeling  본부회원 확인 요청 공문 재발송  식모커피가 떨어졌는뎅 나가기는 싫고... 라면이라도 하나 삶아 볼까낭... 바람종 소리 좋은 무각제의 오후 2025. 3. 21.
뺀찌 맞은 밤. 잡부 다녀와 회의 참석했다 앉은 늦은 저녁상.  아주 아주 아주 오랜만에 찾은 그 집, 정육식당.  그 아주 아주 아주 오랜 그때에는 연령층이 지긋한 분들의 단골집이었던 이 정육식당의 손님이 젊은 층으로 바뀌어 있다.  좌식 바닥이 변함없이 미끈덩 거리는 이 집의 손님층이 이렇게 물갈이가 된 것은, "SNS를 통해 맛집으로 소문난 까닭"이란다.  딱, 보아도 생괴기 첨이 두툼허니 맛나 보이기는 헌디.  나란 사람은 호로록 구워서 우걱우걱 먹고 담배 한 대 쪼~옥 빠는 게 적성에 맞다 보니,  지지근허니 젖히고 또 뒤집으며 익기를 기다리느라 턱 빠지는 줄 알았다.  볶음밥은 비법이 있는지 맛났다.    파장하고 무용협회장과 12시 가까이 2차하고(많이도 꺾었다) 돌아오니 앓는 소리를 내며 따라오는 삼월이... 2025. 3. 21.
바람 불어 좋은 날 잡부 마친 귀갓길.  역 광장 흡연 부스 옆에 앉아 담배를 꼬나무는데,  "따땃한 햇볕과 달콤한 바람"  '지금의 양탄자야, 나를 싣고 훠얼훨 날아가다오~~'2025년 춘분 2025. 3. 20.
익숙함 혹은 무감감 한동안 연락 불가더니만 병환 중이셨을까? 지난 연말 우죽(又竹) 선생이 운명하셨다네. 한분 두분…. 이별에 익숙해진 내가 유감인 밤. 이렇게 별 하나가 졌고, 어디선가는 새 별이 뜨고…. 날이 추운지 코가 맵네. 벽시계의 초침 소리, 그 변함없음에 대한 감사함. 미화원 아저씨 구루마 소리 들린다. 염치없지만 얼렁 자자. 2025. 3. 19.
봄눈 아래에서. 봄눈이 펑펑 쏟아지는 날. 진품명품에 나온 어느 시대 아낙네의 분갑(粉匣)이거나, 어느 사대부 주검의 머리맡에 묻혔던 명기(明器)같이 앙증맞은 밥그릇. 한 손에 꼭 쥐고 바라보니 구엽기가 참으로 한량없다가...  "작고 크건 상관없이, 뚜껑 덮인 주발 안의 따순 밥은 무위도식 식충이에게는 과분한 호사지"  참, 길기도 한 겨울이로다. ★~詩와 音樂~★ [시집 『바람 그리기』] 봄눈/ 성봉수봄눈 / 성봉수 또다시 삼생을 돌다 또다시 누구와 마주 서 본들 또다시 이토록 쓸쓸할까만, 냉정도 따뜻해져 쌓이지 못하고 밤사이 혼자만 먼 길 나섰다   20100309화화개장터쓰고옮기다  ■sbs150127.tistory.com  202503181755화  Bert Kaempfert Orchestra-Happy Tru.. 2025. 3. 18.
엇! 눈 뜬 소경이 여기있었네! 어쩐지, 낯이 익는다고 했더니만. ..ㅋ ㅋ 암중 면벽에 매화 봉우리는 안 벙글었어도, 참으로 반갑고 기쁜 일이네. 2025. 3.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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