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분류 전체보기2505 선생님, 선생님, 오늘도 볕이 좋습니다. 떨어진 혈압약을 처방받고, 툭하면 빨래할 일이 많아질 계절이 돌아오니 나간 김에 시장 마트에 들러 가루비누도 챙겨 왔습니다. 그리고 어제 개봉하고 거실에 벌려 놓았던 커피머신 자리를 찾아주기로 했습니다. 우선은 서재에 놓고 쓰던 선생님께서 보내주셨던 머신을 치우기로 했습니다. 광에 가서 챙겨두었던 박스를 들고 들어왔습니다. 먼지를 털고 안으로 들여 확인하니, 선생님께서 처음 보내셨던 원두 봉지를 버리지 않고 박스 안에 넣어두었더군요. 쓰인 글귀를 천천히 읽는 동안, 지나온 기억들이 와르르 몰려들었습니다. 콩을 가시라 어머님께 핸드밀을 건네고, 마주 앉아 도란도란 얘기하던 어느 날의 풍경이 스쳐 갔습니다. 조용하고 한가한 날, 창을 넘어 방바닥에 비껴 늘어진 .. 2025. 5. 9. 횡재 날이 참 좋습니다. 빨아 거실 한쪽에 수북하게 쌓아 놓았던 겨울옷들. 작정하고 개켜 치웠습니다. 정장이나 패딩은 세탁 없이 햇볕을 잠깐 쐬어서 넣어두었습니다. (어! 하면 또 추워질 텐데 그냥 이대로 던져두었다가 입으면 좋을 텐데….) 생각했지만, "종래는 죽을 일을 뭐 하러 밥은 먹누?"라는 물음으로 행위에 대한 정당화의 구실을 찾고 "깨진 유리창의 법칙"을 목숨 달린 제게 경각시키며 꼼지락거렸습니다. 작년인가? 재 작년인가? 둘째가 귀국길에 사다 준 여름옷을 그대로 농 서랍에 밀쳐두었는데. 정리하는 차에, 그 박스도 꺼내놓았습니다. 그대로 두어야 요즘 세상에 보공으로 쓰일 일도 없으니 귀찮음을 감수하기로 했습니다. 이렇게 꼼지락거릴 때마다, 정리하거나 고를 필요 없이 동거인이 챙겨주는 데.. 2025. 5. 9. 마당. 불두화 -약속/ 믿음/ 천진난만함/ 가정의 행복/ 흰제비꽃 - 순수함/ 겸손/ 조용한 사랑/ 신중한 사랑/ 붓꽃 - 좋은 소식/ 기쁜 소식/ 희망/ 지혜/ 보라색 붓꽃 - 지혜와 존엄/ 2025. 5. 6. 오이 탈을 쓴 양파 에너자이저 똘똘이는 그녀들의 공식 장난감이 되었다. 물고 빨고 난리다. 삼월이는 한 번도 한 적이 없는 터그 놀이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면서, "똑똑하다"고 칭찬 일색이다. 그 칭찬에 나는 주석을 붙여 되돌려 준다. "개가 다 이렇지, 안 그런 개가 어딨어? 그러니까 삼월이가 2% 부족한 개라고 늘 얘기했잖어" 폰에 올라온 그녀들의 물고 빠는 사진 한 장. 첫째는 아기 곰 같은 똘똘이의 파란 눈이고 둘째는 그녀의 갈퀴처럼 기인 손가락이다. "쯔쯔쯔... 아무리 세상이 바뀌어 체형이 달라졌다고는 하지만, 손이 저리 찌들 하니 손재주는 언감생신이것네! 나처럼 동글 납작해야 바지런하고 재주 좋은 손인디..." 어려서는 땡그라니 다마네기 같아 보기 좋더니만, 잡종견 털 삐지듯 클수록 모계 유전자가 활성.. 2025. 5. 6. 2025 초파일 하룻밤이 지났어도 정로환으로는 해결되지 않는 복부 이상. 전날 먹은 것을 적어 가며 살펴보아도 특별한 것이 없다. 초파일 법회에 참석하러 가기가 겁난다. 찾아보니, 예전에 먹다 남긴 정장제가 있다. 일단 그것이라도 챙겨 먹고 일부러 빈속에 출발. 잘생긴 젊은 스님은 서둘러 입적(두런거리는 사연은 심장마비란다)하셨고, 목탁 두드릴 스님을 다급히 모셔(입적한 젊은 스님의 속세 모친) 우찌우찌 법회를 모셨다. 그 스님, 인상이 얼마나 강한지 호랑이를 마주하는 것 같다. 법회를 주관하며 처음부터 목탁 대신 징을 두드리는 것이, 스님 되기 전에 이력이 눈에 어른거린다. 세속의 필부가 수도자의 법력을 평하는 것이 부적절하다만, 점사 신통력은 있게 생기셨다. 사연이 많으니 자식 낳고 출가를 했겠지만, 그 .. 2025. 5. 6. 똥 싸다 술밥 잘 먹고 점포에서 나왔습니다. 연휴라서 문 닫은 가게가 대부분이니 밤거리가 한적합니다. 만만한 어둠 속 그늘을 찾아 소변을 봤습니다. 소변을 보는데, 급작스레 물컹하고 똥이 나왔습니다. 전조도 없었고 징후도 없었습니다. 당황스러운 일이지만 분명 나온 거 같습니다. 그런데 그 순간부터 복통이 시작됐습니다. 아닙니다. 복통은 아니었고 괄약근에 묵직하게 압력이 가해지기 시작했습니다. 찻집을 포기하고 친구와 로터리에서 헤어져 집으로 향합니다. 똥구멍을 꼭 조이고 어그적어기적 가랑이를 벌리고 최대한 빨리 집으로 향했습니다. 아닙니다. 걸음의 속도에 비례해 괄약근에 가해지는 압력도 가중되었습니다. 그러니 그럴 때마다 보폭을 좁히고 속도를 줄이기도 하며 최선을 다했습니다. 대문을 밀칩니다... 2025. 5. 6. 꽃사지 모지(母紙) 문학회 창립 70주년 기념식. 70년 중 어느 시간을 함께했다가 사라져 간 많은 문인들... 발간용 자료로 선생들의 흔적을 정리해 편집국에 보내며 느끼던 만감을 안고, 행사장 단상에 선 연혁 보고를 가름한 말. "저를 포함해 이곳에 계신 선생님 중에 100주년 기념식에 함께 하실 분이 과연 몇 분이나 계실까요?" ★~ 파도는 / 성봉수 ~★파도는 / 성봉수 수평선이었지 단정한 평안의 정적이었다가 어쩌다 와르르 몰려와 마주 서서 가늠 없이 치솟고 무너지던 마그마 수평선에 있었지 사위지 않는 목마름의 신기루를 좇던 까막눈sbs150127.tistory.com▲詩「파도는」(季刊 『白樹文學』107에서)-아니, 광고 설정을 꺼 놓았는데도 왜 여기는 글 중간에 광고가 다닥다닥 붙는 겨? 짜증나넷! 이.. 2025. 5. 4. 에잇! 밥 떨어진 걸 깜빡했넹... 2025. 5. 3. 대응점 자정을 넘긴 무렵이었지? "배고푸다, 칼국수 한 국수 끓여 먹어야긋다..." 웅얼거리다가 또르르 그대로 잠들었다. 새로 여섯 시 반, 서재에 앉았으면 잠 잘 채비 할 시간. 의도하고 잠을 청했건, 개처럼 쓰러져 또 얼결에 잠이 들었건, 내게 허락된 삶의 총량은 변함없음을 증명하듯 일찍 자니 일찍 눈이 떠졌다. 재떨이를 둘러엎지 않았고 안경도 무사하니 쑤시는 어깨와 삭신은 대수롭지 않은 일이다. 모닝 담배를 문다. 마주한 부엌 열린 문 안에서 싸이키 조명이 요란하게 터진다. "쯔쯔... 밤새 이랬을 테니, 기억은 못 해도 꿈속이 얼마나 심란했을까? 삭신이 온전하면 이상한 일이지..." 칫솔을 물고 마당으로 내려선다. '와르르르' 비가 참 지랄 같게도 오신다. 서재 앞 처마 안에 쪼그려 앉.. 2025. 5. 3. 곰 같은 넘. 점심 먹은 것도 소화가 되지 않아 방귀만 뿡뿡 뀌어대면서, 또 밥을 말았으니... 삼월이 사료를 폭풍 흡입하고 맹꽁이배를 하고 있는 똘똘이에게 혀를 찼더니만, 배가 불러 여태 눕지도 못하고 있는 나나... 다를 것 하나도 없는 일이지 않냔 말이지.「진달래 꽃잎 위로 뿌리는 피 같은 비」 _시집 『너의 끈』 중? 이 시가 갑자기 왜 생각나는지는 나도 모를 일이고... 202505012544목 "흐름" 술밥 2025. 5. 2. 오래된 사진 신도심에서 행사에 참여하고 사진 박고 밥 얻어먹고 차 마시고 돌아오는 길. [시화전] 시샘 솟는 세종 / 세종시인협회시인들이 / 건네는 / 따뜻한 / 위로"시샘 솟는 세종"기간:2025년 5월 1일~31까지 장소:세종시 금강 보행교 (이응 다리)주최:세종시인협회 후원:세종시. 세종시문화재단■ 시집 『검은 해』중 87쪽 「sbs090607.tistory.com 돌아오는 노정이니 친정 들린 삼월이 언니 모시러 가서 채비하는 동안 마주한, 오래된 사진. 얼마 전 장인 포함, 유명을 달리하신 분이 다섯이나 된다. 그때 나는 젊었으나 젊어 보이지 않고, 지금의 나보다 한 살이 적었던 장인은 지금의 나보다도 더 젊어 보인다. 이 세월이 얼떨결에 어찌 흘렀는지 알 수 없는 노릇인데, 내 발치에 선 큰 애와 삼.. 2025. 5. 2. [시화전] 시샘 솟는 세종 / 세종시인협회 시인들이 / 건네는 / 따뜻한 / 위로"시샘 솟는 세종"기간:2025년 5월 1일~31까지 장소:세종시 금강 보행교 (이응 다리)주최:세종시인협회 후원:세종시. 세종시문화재단■ 시집 『검은 해』중 87쪽 「내가 누구의 무엇이 될까」 ■ ★~ 詩와 音樂 ~★ 내가 누구의 무엇이 될까 / 성봉수내가 누구의 무엇이 될까 / 성봉수 그날이 그 사람이 내게로 와 詩가 되었네 나는 흐린 날의 구름 속에 머물다 낙조처럼 잊혀 가는데 나의 오늘아, 나의 사랑아, 누가 나를 기억하여 詩가 되겠나sbs150127.tistory.com 어둡고 무거운 시인데... 구성을 화사하게 해 놓으니 순정만화를 보는 것 같다. 변함 없이, 곰국 우리기를 했다. 체중은 그대로 인디, 얼굴이 왜케 너부데데 해 줬쥐?▷동영상 오류.. 2025. 5. 1. 에너자이저! 장날, 오래된 집 식구로 간택 받은 잡종 개 똘똘이. 처음 하는 목줄에 어찌나 깨갱거리는지... 서재 밖으로 나서 목줄을 풀어주고 지켜보니 팔짝거리고 뛰어다니는 모습이 에너자이저가 따로 없다. 첫날 간 보기는 마쳤고, 삼월이 우리에 깔개 하나를 가져다가 마당 맞은편 똘똘이 임시 우리인 박스 안에 넣어 체취를 입게 두고 하루가 지났으니, 정식으로 대면식을 가져야겠다. 똘똘이 목줄을 풀어 반짝 들고 가서 삼월이 우리 안에 들여놓으니, 삼월이 ㄴ! 화들짝 놀라 뛰어나온다. 그러기를 몇 번. 상황이 어찌 전개되는지 지켜보니, 에너자이저 똘똘이는 이유 불문하고 죽어라 쫓아가고 삼월이는 그런 상황이 무서워 귀를 뒤로 젖히고 죽어라 도망가더니 급기야, 위급 상황인 자기 판단마다 찾아드는 안채 댓돌 위에 올라.. 2025. 5. 1. 내가 봉수다. 술밥의 배도 적당하게 꺼졌고, 잠으로 들든 아니든 따질 것 없이 일단 누워야겠다. 편히... 피곤하다 한다. 내가, 202504292348화 2025. 4. 30. 똘똘이 장날. 계획했던 식구 하나를 들였다. 고급 사료에, 목욕에, 방에 들락날락에, 대문 밖 산책까지. 따뜻한 봄이니 얼추 발정이 날 무렵이라 살이 포동포동 쪄있는 게 정상일 텐데, 복에 겨운 삼월이 ㄴ이 요즘 주둥이에 금테를 둘렀다. 말 타니 종 부리고 싶다더니, 누리는 게 많으니 그날그날인 사는 게 멀짜나는가 보다. 겸사겸사, 일찍 장날 시장을 돌아 옥상 화분에 심을 푸성귀 대신 이불로 덮어 감춰(김건희 ㄴ 덕분이다) 놓은 강아지 한 마리를 데려왔다. 제일 똘똘한 놈을 골랐는데, 하필이면 수놈이다. 암놈은 발발이가 없어 고민하다 간택했다.△ 동영상 오류 시 새로 고침 △ 띨띨한 삼월이 ㄴ! 미간에 주름을 잔뜩 지고 코를 벌렁거리며 숨을 콩닥거리면서 쭈뼜거리다가 쪼르르 도망가 안채 .. 2025. 4. 29. 한 손으로 손뼉 치기. "부당당당당~" 요란한 소리를 내며 라이딩 복장을 제대로 갖춰 입은 부부를 태운 오토바이가 휘익 앞서 나간다. 고등학교 때 나와 뒤에서 첫째를 다퉜던 친구 석 씨. 그때부터 석씨가 꿈꿔온 것, "멋진 오토바이를 사서 뒤에 아내를 태우고 텐트를 싣고 전국 일주를 하고 말테야~" 대학을 졸업하고 임원을 거쳐 얼마 전 퇴임할 때까지, 내내 꿈을 변치 않고 가슴에 담고 살았다. 그리고 어느 하루, 말장화를 신고 비싼 오토바이를 부당당~ 끌고 내 앞에 나타났다. "그래, 와이프가 네 꿈꾸던 소원대로 허리춤 끌어안고 매달리던?" 친구는 얼굴이 벌겋게 되도록 웃으며 눈물까지 찍어내며 말했다. "말도 마라! 매달리는 건 고사하고 질색을 한다. 질색을!" 친구의 비싼 오토바이는 혹시나의 경우를 기대하며 .. 2025. 4. 28. 길은 C시 혼례에 참석하는 길. 잡부 출장길에 종종 지나다니는 외곽도로의 원활한 교통 상황을 잘 알고 있으니, 식전 10분여를 남기고 도착할 생각으로 출발했다. 주말이니 차가 꼬리를 물기는 했어도 예정대로 잘 가고 있었는데. 아... 하필이면 토요일 낮에 절개지 옹벽 보강공사를 하느라 한 개 차선을 통제하고 있다. 나들목까지 겹쳐 있는 구간이라 정체가 한동안 계속된다. 끼어들려는 차와 틈을 주지 않으려는 차 간의 치열한 눈치 싸움. 이럴 줄 알았으면 조금 더 일찍 출발했던지 이 도로에 진입하기 전까지 빠른 속도로 올 것을, 창밖 봄 풍경을 여유 있게 두리번거리며 느긋하게 운전한 게 화근이다. 어쩌랴, 정체 구간을 벗어나자마자 까먹은 시간을 따라잡느라 풀 악셀! 돌아오는 길. 동승자도 없는 데다 .. 2025. 4. 28. 해운대 엘레지 잘 꾸민 묘지가 군데군데 눈에 띈 곳. "산이 높아야 골이 깊고 골이 깊어야 물이 많이 흐른다"는 진리를 체감. 잡부 내내 입에 흥얼흥얼 흘러나온 틱 같은 음악, "해운대 엘레지"언제까지나 언제까지나 헤어지지 말자고 맹세하고 다짐하던 너와 내가 아니냐 세월이 가고 너도 또 가고 나만 혼자 외로이 그때 그 시절 그리운 시절 못잊어 내가 운다 이 좋은 봄날에, 내 곁에 없는 이들에 대한 그리움의 파스텔화 같은 나비 날갯짓처럼 가냘픈 파장. 잡부에서 돌아와 환복 전에 어제 옥상에 널은 빨래 걷으러 올라가려는데, 열쇠 달그락거리는 소리를 기가 막히게 듣고 바깥채 문을 박박박 긁는 소리가 들린다. 삼월이, 종일 바깥채 안에 있었나 보다. 미친 ㄴ이다. 202504242212목 손인수-해운대 엘레지 2025. 4. 25. 봄날은 간다~♬ 고장 난 것이 언제인지도 모르는 바깥채 싱크대 수도. 자바라에 노즐 끝의 토출구를 일부러 깨트리기도 힘들뿐더러 그 상태로 쓰고 있는 것도 신비스러운 일. 이것저것 가리지 않고 고장 내키는 마법의 손에 무감해진 지 오래이니 그러하려니... "수도꼭지 사다 놓으면 고쳐주마" 말하고 대답한 것이, 툭하면 빠트려 놓은 화장실 온수기에 감압밸브 달아줄 때니 얼추 1년 반 전일. 겨울옷 빨래하러 건너갔다가 무심코 살펴보니, 빠진 이빨 치료 안 하고 그대로 내버려 두었다가 남은 이빨 전체가 무너져 내리는 것처럼 까딱하다가는 인입 엑셀 배관에까지 이상이 생길 꼴이다. 어차피 일 벌이는 놈과 뒤처리하는 놈은 따로 있으니, 감당 못 할 상황 오기 전에 목마른 놈이 샘 파야 할 일. 언제고 몸 단 놈은 따로 있.. 2025. 4. 25. 고물 2025. 4. 22. 구접스럽다. A형 남자와 B형 여자의 유전자를 반씩 물려받고 세상에 나온 나. 어떤 때는 지나치게 즉흥적이라서 마음이 향한 대상이나 상황에 물불 가릴 것 없이 반응하거나 행동하지만 어떤 때는 상황이나 대상과 연결된 사돈에 팔촌의 입장까지 고려하며 샌님처럼 고루하게 머뭇거리기도 한다. 법사이신 서울 큰 이모께서 일전 통화 중에 "조카, 사람은 두 눈을 똑바로 마주 보고 대화해야지, 그렇지 못하고 눈알을 굴리는 사람은 마음이 음해서 못 쓰는 거야. 그런 사람은 상대하지 않는 게 좋아!"라고 말씀하셨는데, 친척 OO를 나무라느라 건네시는 그 말씀을 듣는 내내 머릿속에 공명하던 "때는 늦었으니 우얄꼬..."의 자문. 내가, 상대가 민망해하는 것을 느낄 수 있는 나이가 되었으니 어느 때부터인가 누군가와 대화 중 일부.. 2025. 4. 22. 식어가다. 어제 부모님 뵙고 와 부엌 구석에 던져두었던 오징어를 구워 쪽쪽 찢어 용기에 담아 냉동실에 넣어두었습니다. 아주 가끔, 입이 구진하고 건건찝찔한 것이 먹고 싶어지면 두어 쪽씩 꺼내 먹고는 합니다. 어릴 적 마른오징어는 구경하기 힘든 참 귀한 음식이었습니다. 빡빡머리 시절 하숙집 뒷방의 술안주는 열에 여섯은 부순 라면에 스프를 뿌려 대신했습니다. 그러다가 내 번 돈으로 술을 마실 나이가 되어서야 비로소 오징어가 열에 여섯은 안주가 되었지요. 기차 안, 홍익회의 이동 판매 구루마에 실려있던 물렁한 조미 오징어는 또 얼마나 별미였게요. 구우면 감칠맛이 배가 되지만 씹기가 나빴고요, 그렇지 않으면 씹는 맛이 부드럽고 본래의 향취를 느낄 수 있어 좋았습니다. 커피가 뜨거워도 식어도, 그마다 고유의 풍미를 느.. 2025. 4. 21. 염치 없는 날. 고라니가 봉분 전면의 떼를 홀딱 벗겨 놓았으니, 잦은 비에 허물지나 않았는지... 한식 인사를 놓쳐 늘 찜찜한 마음을 안고 점심 먹고 장화 신고 삽 챙겨 출발. 툭하면 눈비가 와서 전혀 예상하지 못했는데, 오르는 산길은 밤껍질이 바싹 말라 푸석거리고 시내도 고양이 오줌만큼 물이 흐른다. 물가로 내려왔던 고라니가 산 위로 후다닥 도망간다. 염병, 다 올라갔는데 차에 폰을 놓고 왔다. 다시 빠꾸 오라이~ 묘 마당 잔디도 겨우 푸른 촉이 비추니, 봉분은 흙무더기와 다를 것이 없다. 봄 가뭄이 심한 모양이다. 떼가 홀딱 벗겨진 전면 외엔, 걱정했던 것만큼 허물어지거나 흘러내리지 않고 그냥 계신다. 다행이다. 지난 설에 성묘하며 고라니가 벗겨 놓은 떼를 대충 모두어 놓았는데, 고라니 놈이 그마저도.. 2025. 4. 21. [공모] '세종을 노래하다' 「세종詩」 (사) 한국문인협회 세종특별자치시 지회에서 시인을 대상으로「세종詩」를 공모합니다 주제:세종시 관강명소 10선 또는 세종대왕(한글)과 세종시를 연계한 내용으로 세종시 문화관광 활성화에 마중물 역할이 가능한 작품.공모 작품:각 지회당 10편.마감일:2025년 5월 10일.접수처:해당지역 한국문인협회 지회특전: 반년간 정기간행물 『세종문단』에 수록하고 소정의 원고료 지급 세종호수공원, 이응다리 등 세종 관광명소 10선 선정 ::::: 기사세종호수공원, 이응다리 등 세종 관광명소 10선 선정tjmbc.co.kr 2025. 4. 18. 이전 1 2 3 4 5 ··· 105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