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분만 예정일 / 바람 그리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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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서/┗(2007.07.03~2023.12.30)

☆~ 분만 예정일 / 바람 그리기 ~☆

by 바람 그리기 2020. 12.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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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달력 유감 / 바람 그리기 ~☆

 이틀 남은 올해.  이젠 정말 한 해가 다 갔다.  지긋지긋하던 코로나와 결별하는 변곡점이 되면 좋으련만, 유감스럽게 새해에도 떠안고 건너야 하는 짐인 데다가 그 불편한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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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기까지 쓰고 술 먹고 들어왔다.


 '글자 큰 거로 하나 챙겨 오소'
 삼월이 언니께서 직장 생활을 하니 나보다야 나을듯싶어 부탁하고, 챙겨다 놓은 달력.
 뜀박질 출발선에 서서 한껏 탄성계수를 끌어 올리고 있는 것 같은, 비닐 커버 속의 두루마리를 풀어헤친다.

 

 달력 하단에 그달에 맞춰 자리하고 있는 영농 표준 지침서.
 쓰윽 지나가는 눈으로 살피다가 <축산> 항목에 이르러 "빵" 터지고 말았다.

 

 '돼지 일본 뇌염 접종 시기'
 삼월이 언니답다.




 미친놈처럼 혼자 한바탕 키득거리고 나서 나머지 다른 달력을 살핀다.

 

 '아이구!'

 

 다른 것은 그냥 그러려니 해도, '분만예정일'
 불규칙하게 칸 칸을 차지한 '등록우 경매일' '경매 가축시장' '구제역백신 소분 판매'의 문구는 양념에 불과하고,
 1년 52주에 하나도 빼놓지 않고 쓰여 있는 '분만 예정일'에서 뒤로 자빠졌다.
 역시, 삼월이 언니답다.


 

 내가 원했던 것은 <분기별로 납부해야할 세금>이 안내된 달력이었는데, 이 달력은 그 요구 조건을 충족하고도 한참을 넘친다.
 물론, 영농업이나 축산업에 종사하시는 분들이라면야 참 좋은 달력일 수도 있겠으나 '분만예정일' '등록우 경매일' '경매 가축시장' 등등이 거의 빼곡하게 쓰인 달력을 걸어놓고 한 해를 보내다가는  "소가 되거나" "신물이 올라오도록 소고기만 먹거나" "소똥에서 뒹굴거나, 뒷발에 차이거나…." 등등의 꿈만 꿀 것 같은 생각이 들며 꺼림칙하다.

 하,
 참으로 난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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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 배로 뛴 건강보험 부과금을 조정하느라 어제오늘 이틀을 매달렸다.
 사적 이익을 추구하는 시장경제의  이유불문하는 속성을 따라잡지 못한 현 정권의 부동산 정책. 그 한 꼭짓점으로 나타난 보유세 조정의 아우성은 익히 알고 있었어도, 그 여파가 가난한 시인에게까지 닿으리라고는 상상치 못했는데...
 정확하게 곱이 뛰어 부과된 요금. 말이 되지 않는 어처구니없는 상황이다.
 추이와 추세의 정보까지 꼼꼼하게 살펴도 이해되지 않는다.
 국세청과 건강보험공단을 오가며 확인한 결과는 예년엔 적용되지 않았던 항목이 고정수입으로 계산되어 있다는 것.
 몇 년째 아무렇지 않게 받던 인세에 작년 강사로 참여한 것 일부까지.

 '아니, 그러면 다 적용되었어야 옳지. 왜 나머지는 아니고 세 군데만 콕 찍어 적용하냐?'는 물음에, "국세청에서 넘어온 자료는 이 세 군데요?"라는 건보 담당자의 말. 더 기가 막힌 것은, "고정수입"이 아니라 "일시소득"이라는 증빙을 위해 제출해야 할 서류에 특별히 정해진 양식이 없단다.
 -지금 생각하면, 좋은 말로 <투명한 회계> 속 이야기로는 <재정확보>를 위해 어지간히 쪼는 모양이지 싶다.

 목마른 사람이 셈 파야 하니 임의 양식을 만들어 사정 이야기와 함께 해당 단체에 전송했는데, 남에 도장 받기가 어디 그리 쉬운 이야기인가? 예상대로 한 군데에서 삐딱선을 탄다.
 "외부로 나가는 서류는 원천징수 영수증 외엔 발급해드릴 수 없습니다"라는 회신.
 '다른 출판사는 물론이고 정부 산하단체도 날인해서 보내줬는데 무슨 대단함이라고 이게 무슨 똥배짱이오? 그러면, 그거라도 <인세>라는 항목 표기해서 보내줘야 정상이지!' 울화가 치밀어 바로 보낸 답신에 오늘 아침에야 회신이 왔는데, 이번 자료와는 상관없는 <2020> 년 자료를 보내왔다. 건보 담당자와 통화 중에 해당 출판사는 금액이 미미해 제출 여부가 금액조정에 거의 영향이 없다는 말을 듣고 내 화도 자료도 그냥 덮어두었다.

 취합한 자료를 (처리 후 결과 통보)라는 양식으로 만들어 팩스 발송한 후 피드백된 상황을 확인하니 딱 4 만원 줄었다.
 '뭐여?'
 다시 전화를 열고 '경감률….' 조목조목 따지니 그제야 다시 확인 조정 후 연락준단다.



 십만 원이 넘도록 인상되어 고지되었다가 가웃한 돈이 더 되게 줄었어도, 예년보다 삼 만 원 늘어난 금액으로 재 고지받았다. 내가 애당초 이것저것 따져서 예상한 바로는 적게는 8,000원~16,000원 인상 정도였는데, 최종적으로는 줄어든 금액이 늘어난 금액보다 많으니 이쯤에서 만족하고 그만 후벼파기로 했다.

 





 싸락눈이 날리는 길을 터벅터벅 걸어 대문을 밀치는데 삼월이가 기척이 없다.
 궁금증에 우리로 다가서니 꼬리로 우리 벽을 두드리는 소리가 난다.
 (아무리 봄 개값이 개값이라도, 누가 드는지 나는지 내 몰라라 아랫목 차지한 어른이 되어 주제 파악 못 하는 너를 내년 봄엔 장에 낼란다) 웅얼거리며 현관을 밀치는데...
 또르르 돌아가는 셈. "60,000x12=700,000원"

 '그래, 이틀 투자해, 한 달 육만 원씩은 아꼈으니 유난히 추울 거라는 올겨울은 그 돈만큼 전기 팍팍 돌려도 되겠다.' 

 옷을 갈아입고 서재로 건너오기 전,  북풍한설 몰아치는 안방에다 서재에서 틀던 할로겐램프 전열기를 옮겨 틀어뒀다.


 우는 애 떡 하나 더 주고, 무식한 건 자랑이 아니라는 만고진리의 법칙을 새삼 확인한 날.

 통화.
 보편적 상식에 맞지 않으면 소리부터 벅벅 지르던 내가, 두 배나 뛴 보험료를 잡고 조곤조곤 이야기한 것을 생각하니, 결국 세월이 찍어누르는 무게를 감당할 수 있는 모가지는 없지 싶다.




 입 안이 텁텁한 것이 따뜻한 차가 먹고 싶어 기웃거리다가 잡은 굴러다니는 정체불명의 티백.


 뜨신 물을 리필하느라 부엌으로 돌아가 찢은 봉지를 살피니 "옥수수수염 차"다.
 염병,
 그렇지 않아도 오줌이 질질 새는디 하필이면, 쩝.

 

 

 

 202012292625화

 빨래한 날. 펑펑 내리는 눈 맞으며 그 빨래 널은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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