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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靜紙) / 성봉수
-이명(耳鳴)이 멎고
지금은 낮이오
거친 안개를 방아 찧던 어둠이 잠든
지금은 낮이오
달의 망토를 벗고 절구질이 멈췄으니
지금은 고요하고 평화로운 한낮이외다
하짓날 정오의 대낮
지금은 그림자도 없는 알몸이오만
말라붙은 밤이 쌓은 붉은 성곽,
빈 밭에는 창백한 정적뿐이니
풀 한 포기 돋지 않는 하얀 땅
피의 비가 가사(假死)한 지금은
눈부신 어둠이 잠자는 깊은 낮이오
20220928쓰고10월1일깁다.
▣季刊 『白樹文學』 100集 (2022.가을호)▣에서
▣月刊 『月刊文學』 647集 (2023년 01월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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