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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현달 아래에서 / 성봉수
깨어 있는 누구 있거들랑,
이 간절한 그리움의 야윈 얼굴을 기억하라
아니 어쩌면 잠든 머리 위거나 뜨락에 숨죽여 내려앉은
내 측은한 통정(通情)의 가난한 침묵을 기억하라
그러나 서문(署門) 하늘에 초롱은 잔잔(孱孱)하여
행여 걸음 디뎌도 앞서지 못할 일이니
닿을 것처럼 떠돌던 건공(乾空)의 인연
이제 담담한 외면으로 고개를 접고
울 안의 고요로 정지하라
정지하여,
어둠으로 사윈 나는 까부르고
안부도 모르도록 그냥 거기
생사도 모르도록 그냥 거기
그 땅에서 부디 명랑하라
202403030723일쓰고
202403310805일깁다/
▣ 계간 『白樹文學』 2024년 봄호(104) ▣에서
▣ 격월간 『현대문예』 132호(2024.6.20) ▣에서
/
어둠으로 사윈 나는 까부르고
그 땅에서
부디
명랑(明朗)하라
/
-by, ⓒ 성봉수 詩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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