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종 아래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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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서/ㅁ사랑방

바람종 아래에서.

by 바람 그리기 2022. 9.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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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잡부 나선 곳의 옹벽 위.
 나무들의 바람 그리기가 장관입니다.



 높은 곳의 것들은 높은대로,
 하늘과 먼 곳의 것들은 낮은대로,
 어느 하나 모자라거나 작위적이지 않게
 있는 그대로 시간을 그리고 있습니다.



 잡부에서 돌아와 들어 선 오래된 집 마당.
 서재 창밖 처마 아래의 바람종에 닿아서는,
 바람 그리기가 가을의 절정에 닿아 있습니다.

 바람종 아래 의자에 앉아 담배를 물고, 귀를 한껏 뒤로 젖힌 삼월이 머리를 쓰다듬으며 생각했습니다.
 '태풍이 온다더니 요 며칠 쉼 없이 울리는 요란한 바람종 소리, 누군가에게는 심란하고 시끄러운 소음으로 들릴 수 있겠구나...'
 누님들의 재잘거리던 수다와 까르르 터지던 웃음과 노랫소리에,
 내가 틀어 놓은 라디오나 카세트테이프이나 전축의 음악이나 기타 소리에,
 "아이, 당췌 시끼러워 죽것네!"를 연발하시던 아버님처럼 말입니다.

 소리 발생에 대한 주체와 객체의 귀의 맘이 어느 쪽으로 열려 있느냐에 따라 음악이 소음도 되고 소음이 음악도 되고...
 그런 것처럼,
 마음의 귀가 어느 쪽을 바라보고 있느냐에 따라 건네는 이와 받는 이의 진심이 얼마든지 왜곡될 수 있는 거라고..

 

 
 20220919월2922
 가을을남기고떠난사랑-mix14m25s

-by, ⓒ 詩人 성봉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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