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종 우는 아침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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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서/┗(2007.07.03~2023.12.30)

바람종 우는 아침에.

by 바람 그리기 2020. 8.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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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맑은 하늘.

 얼마만인지...

 

 눈 쌓인 것을 안 쓸었던 겨울에나 습이 차는 것이려니 했는데,

 천정에서 물이 다 떨어지니 이게 어찌 된 일인지...

 정말 답 안 나온다.

 

 문 틀에, 책꽂이 선반에, 심지어 외출 후 풀어놓은 시계줄에까지 온통 곰팡이가 앉았다.

 그러니, 내 숨구멍으로 들어가는 공기가 어떨까?

 살다 살다 별 희한한 꼴을 다 본다.

 

 하도 짜증이 나서 어젯밤엔 에어컨을 제습으로 한동안 돌렸더니 한결 개운해졌다.

 기분 탓 만은 아닌 것이 분명한 것 같고,

 

 어머니 나팔꽃 한 송이가 또 활짝 벌었다.

 지들끼리 얽힌 모습이 안되었어, 이제야 줄을 새로 매주 었다.

 바깥 채 지붕 수리하며 혹시 쓸데 있을 것 같아-실제 여기저기 요긴하게 쓰고 있지만- 버리지 않고 두었던 철제 앵글.

 특별히 모양을 따질 것도 아니고 힘 받는 것도 아니니 일부러 시원치 않은 놈으로 골라 지주를 세우는데, 제 멋대로 휜 놈들을 한 손으로 잡아가며 억지로 피스 박느라 예상 밖의 땀 좀 흘렸다.

 

 다른 나팔꽃이나 메꽃 핀 것을 사진으로 담을까 살펴보다가,

 '어머니 나팔꽃은 해가 뜬 다음에도 한동안 꽃잎을 열고 있다"는 걸 오늘에야 알았다.

 

 단단하게 줄 매 줬고 한차례 비가 지나가면 장마도 끝이라 하니,

 예전처럼 넘치도록 만개해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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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제 셋째 생일.

 온양, 원탕 앞 공중전화 부스에서 다리에 맥이 픽- 풀리던 것이 어제 같은데 그게 20년도 더 지난 이야기라니.

 

 휴,

 그때 생각하면 끔찍함이 코 앞에 있는 것 같다.

 아무리 누가 시켜서 한 것은 아니었지만, 고생 고생 징그럽게 했다.

 IMF 핑계 삼아 매출에 전혀 연관도 없던 업장 마다 정리해고가 일상이 되고, 자리 붙잡고 있느라고 급여가 깎이고 넷이 할 일을 둘이 하게 돼도 찍 소리 못하고...

 

 참, 그렇게 존심 굽혀가며 지랄했어도 결론은 도로아미타불 등신 부르스 춘 꼴이 되어버렸지만.

 

 


 202008133117목

 벌써 금요일.

 정말 비가 오려는지, 밤새 조용하던 바람종이 울기 시작하네. 어차피 올 비면 얼른 후딱 쏟아지고 제발 그만 좀 오거라.

 어째 왼쪽 눈깔이 안개 낀 것처럼 흐리멍덩하게 보이는 겨!  기분 나쁘네...

 

 

나는 내가 지닌 몫의 크기만큼 쓰임을 받나니,

 지긋지긋하던 비가 멎고  모처럼 화창한 하늘이 왔습니다.  어머니 나팔꽃 한 송이가  활짝 폈습니다  몇 해 전에 매 주었던 줄이 삭아 거의 떨어져 나갔습니다  길을 잃은 덩굴들이 서로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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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겹살을 먹으며 / 성봉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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