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갑다, 고맙다 나팔꽃. 아직은 지울 수 없는 기억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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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서/┗(2007.07.03~2023.12.30)

반갑다, 고맙다 나팔꽃. 아직은 지울 수 없는 기억아...

by 바람 그리기 2020. 8.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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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혈압약을 타서 돌아오며 이따금씩 혼자 앉아 있다 오곤 하는 역 광장 한 편의 커피숍에 들렸다.

 주문한 에스프레소를 쟁반에 받쳐 이층으로 올라 늘 가던 객석 끝의 흡연구역을 찾는다.

 어라?

 

 흡연 공간이었던 곳이 사라지고 미팅룸으로 변해있다.

 

 '흠... 별수 없지'

 의자 하나를 빼 창쪽으로 거꾸로 돌려 앉는다.

 

 잠시 비가 멈춘 광장.

 한산하지만, 어쩐지 평화롭게 다가서진 않는다.

 

 마감일 다가온 청탁 시.

 어떤 시가 어울릴지, 살 붙여 떠나보낼 놈 고르려고 찾았던 곳.

 정작 뒷 봉창에 찔러 넣고 나선 수첩은 꺼내지도 않고,

 멀리 남쪽 하늘을 바라보며 음악을 듣는다.

 

 천천히 마시는 커피, 오늘따라 많이 쓰다.(담배가 없어 미각이 기울어진 모양이다)

 

 기차가 멈추고  쏟아져 나오는 사람들.

 어차피 계획은 틀어졌고, 비 쏟아지기 전에 일어서자...

 


 

 보훈회관을 가로질러 나오는데, 올해도 어김없이 핀 무궁화.

 

 마주친 오늘이 입추이니,

  "세 번 피고 지면 첫서리가 내린다"라던 어머니 말씀이 떠오르며 새롭다.

 

 대문 밖, 작년에 떨어진 씨앗이 울을 넘어 덩굴이 뻗는데.

 <메꽃>이려니 생각하고 있었더니, <유홍초> 꽃잎이 보인다.

 

 

 울 안에는 아직 어디도 소식이 없어,

 "너도 어머니 나팔꽃과 함께 창포의 뒤를 쫓아 인연의 매듭을 끊어 내는구나..." 생각하고 있었는데.

 

 아, 반갑다. 고맙다.

 반갑고 고마운 마음으로 대문을 밀치고 들어서니,

 이제 다시는 못 볼 줄 알았던 어머니 나팔꽃이 모르게 피어나 비에 젖은 속살을 감추고 있다.

 

 '애를 태웠다고 미안할 것 없다. 수줍을 것도 없다. 그저 반갑다, 그저 고맙다...'

 

 

명현현상

결국, 내 이름을 불러준 사람은 어머님이셨다. 못난 자식을 둔 업보리라. 퇴근 무렵, 집 나선지 나흘만에 집에서 온 첫 통화. "어디에서 잘 지내고 있는거니? 내 걱정은 말고 몸조심 하거라..." 안�

blog.daum.net

 적어도 내게 있어 다시 볼 수 없는 나팔꽃이란,

 '멈춤, 소멸로 향하는 역산의 출발점.'

 


 

 하...

 지뢰!

 

 삼월이 년은 도대체 왜 꼭 현관 앞에 와서 볼일을 보는 건지, 도대체 알 수가 없네!

 지린내가 진동해서 문을 열어 놓을 수 없을 정도이니...

 똥구멍을 꽤매 놓을 수도 없고 원...

 

 

 

 

 202008072900금입추

 정말 오랜만에 듣는 음악.

 내 20대, 귀에 딱지가 앉도록 들었던 노래.

 나였던 노래, 나였던 노래, 나였던 노래...

 친구는 잘 살고 있을까...

 

 비가 또 많이 쏟아지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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