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한식 / 대주 제대, 복직.
본문 바로가기
낙서/┗(2007.07.03~2023.12.30)

2022 한식 / 대주 제대, 복직.

by 바람 그리기 2022. 4. 7.
반응형

 

 

 한식.
 아드님과 함께 선영에 가기로 한 날.
 9시를 넘겼어도 기척 없어 "오후에 가야 하나 어쩌나?" 자는 듯싶어 의사를 물을 겸 방문을 여니 없다.
 <지금은 회의 중이라 전화를 받을 수 없습니다>
 ?
 이제나저제나 전화 오기를 기다리다 12를 훌쩍 넘겨서야 닿은 기별.
 "어제 오후 늦게 총무과에서 복직 연락이 와서요. 출근했습니다. 산에는 주말에 가시죠!"
 '어제 제대한 놈이 바로 복직을 했어?'

 한식이기도 하지만 내일 비 예보가 있으니 미룰 일이 아니다.
 누더기로 갈아입고 연장 챙겨 시장 상엿집에서 잔디 사서 산으로.
 맘 같아서는 두어 무더기 더 사 갔으면 좋으련만, 아무래도 노인네 체력에는 욕심 같아 도로 내려놓고.
 산 아래 도착해 지난번과 같이 잔디 담긴 마대에 어깨끈 만들어 지고 터벅터벅...

 바람을 많이 맞는 곳이라선지, 진달래 개나리는 활짝 피었는데 영산홍은 저번과 다름없이 망울인 채 멈춰 있다.
 잔디 네 다발(스무 장) 지고 올라갔어야 표도 안 난다.
 도배하면 헌 장판이 보이고 장판 갈면 낡은 세간살이가 눈에 들어오는 꼴이다.
 여기 보식하면 저기가 보이고 저기 보식하면 또 저기가 보이고...
 5년 된 영산홍도 4년 된 목련(남에 묘소 앞에는 활짝 번 모습을 보니 부아가 치민다)도 장 처음 그대로이니 문제는 흙인데... 전체를 다 새로 입히기 전에는 방법이 없을듯싶다.

 보식한 떼를 삽으로 두드리는 동안, 엉덩이에 뿔 돋은 송아지 때 내 팔뚝의 담배빵을 보고 눈물 흘리시던 어머님을 떠올렸다.
 "귀하게 얻은 자식이라 어디 몸 한 군데 흉 생길라 애지중지 정성을 다해 길렀더니... 그래, 너도 부모 되면 내 맘을 알리라"

 '어머니 아버지, 소자 이만 하산합니다. 이제 추석 무렵에나 뵙겠네요. 기회 되면 또 다니러 오겠나이다. 어머니 아버지, 집 나간 두 딸년 돌부리에 자빠지지 않게 잘 좀 살펴주세요...'
 똥구녕을 하늘로 향하고 넙죽 엎드려 절을 올리고 집으로 돌아왔다.

 아드님은 퇴근해 운동하고 계신다.
 삼월이 언니가 쫓아오면 따발총을 쏜다.
 "아니 세상에, 일 많고 힘들기로 소문난 곳인데! 그래서 서로 안 가려고 하고 못 버티면 그만두는 곳인데! 경험 있고 나이 좀 든 사람을 보내야지, 어린애가 뭘 안다고 이제 막 제대한 애를 그런 데다 발령을 냈데요!"
 나는 아무 말도 못 하고 눈만 꿈먹 거리고 있다가,
 '인사과장한테 전화라도 넣어 보시죠...'
 "전화는 무슨! 정말 나쁜 놈들여!"

 되돌아서며 혼자 중얼거렸다.
 개똥밭에서 굴러보면 아빠가 꽁무니 쫓아다니며 "업그레드"를 왜 주문하는지 알게 되겠지….

 

★~詩와 音樂~★ [시집 『검은 해』] 엄마의 춘분 / 성봉수

 엄마의 춘분(春分) / 성봉수  장독 턱에 달래 순을 뽑아 된장국을 끓인 봄날  엄니는 털조끼를 걸치고도 등이 시려하시는데  쏘아붙이는 며느리의 타박이  장국에 썰어 넣은 청양고추만큼 독

sbs150127.tistory.com

 
 202204063048수
 졸리다. 핑핑 돈다.
 인시 지나 몇 방울 떨어지더니 아무래도 비 오기는 그른듯싶네.
 거리에 초파일 봉축 연등이 걸렸다.

 

 

 

 

반응형

'낙서 > ┗(2007.07.03~2023.12.30)' 카테고리의 다른 글

몹쓸 눈  (0) 2022.04.12
30초, 금붕어 기억력.  (0) 2022.04.11
30km/s  (0) 2022.04.06
축복의 아침에  (0) 2022.04.05
슬픈 미소  (0) 2022.04.03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