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초, 금붕어 기억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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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서/┗(2007.07.03~2023.12.30)

30초, 금붕어 기억력.

by 바람 그리기 2022. 4.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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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항 쪽에 머리를 디밀자 사료 얻어먹으러 변함없이 몰려드는 붕어들.
 일요일,
 영양제 주는 날이다.

 

 언제부터인지 가늠할 수 없지만 마치 "토굴"이 되어버린 안채. 안채의 거실.
 부모님 살아실제만 해도 분명 이 정도는 아니었는데, 언제부터인지 낮에도 전등을 켜 놓아야 일상이 가능할 정도다. 생각하니 정말 그렇다. 생각하니, 나 혼자 안채를 쓴 언제부터인지 야금야금 빛이 떠나갔다. 왜 그렇지???


 전등을 끈 한낮의 거실.
 물갈이한 어항 불빛이 너무 밝다.
 혼자 토해내는 빛의 밝음이 심각하다.
 드라큘라처럼 녹아들 것 같다.


 예전에 쓴 시가 떠올랐다.

 

★~詩와 音樂~★ [시집 『바람 그리기』] 자존심 / 성봉수

 자존심 / 성봉수  삭풍 된 세월에 발라지고도  지키고선 뼈다귀 하나  아리도록 싫은 사랑이거든  창자 끝까지 비워 침을 뱉어라  먼지 같은 뼈다귀의 직립  커튼 활짝 열면,  속 썩이지 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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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왜 토굴이 되어버렸지?
 심각하게 고민해 봐야겠다.

 영양제부터 줄 생각으로 액상 한 캡을 따라 어항 뚜껑을 여니 금세 어디론가 싹 사라졌다.
 어항 뚜껑을 다시 씌우고나서, 사료를 덜어 평소처럼 "톡톡톡" 뚜껑을 두드려도 어디 숨었는지 좀처럼 나타나지 않는다.
 아마, 어제 물갈이하며 밖으로 옮기느라 옥신각신한 트라우마가 큰가 보다.
 그런데 이상하다?
 물고기 기억력은 3초라고 했는데?
 우리 집 붕어들은 천재인가? 지적 호기심이 발동한다.

 

금붕어 기억력이 3초? 운전도 가능한 지능 갖췄다

금붕어 기억력이 3초 운전도 가능한 지능 갖췄다 사이언스샷 바퀴 달린 어항 특정 지점으로 운전해 먹이 얻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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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티타임 전화받고 나갔다가 돌아오는 길.
 벚꽃잎이 행길 위에 눈처럼 쌓여 날린다.
 마트 앞을 지나며 생각한다.
 '담배는 있고... 라면도 하나 남았고...'
 돌아와 옷을 갈아입고 벌렁 자빠지며 불연 떠오른 생각.
 '아, 된장국 끓일 건디기...'
 두부 한 모, 호박 한 개, 청양고추 한 팩...
 어제저녁에 끓여 놓으려다가 아무리 기웃거려도 건디기가 없어 오늘로 미뤄 두었는데 깜빡했다.
 어쩐지, 마트 앞을 지나치며 뭔가 찜찜했다.

 붕어가 천재이니 동거인은 천지.
 이래서 요철이 맞물려 돌아가는 공평한 세상인가 보다.
 (예라이, 별 걸 다 끌어다 붙인다. ㅋㅋㅋㅋ)

 오래된 집 마당,
 이따금 들려오는 바람종 소리가 평화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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