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가다' 태그의 글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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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가다8

눈 내리던 날, 눈 같은 탑시기를 쓰고. 잡부 가는 길. 눈이 펑펑 쏟아졌습니다. 가끔, 땀 식히며 바라본 일상의 밖. 눈발은 오다 멈추기를 번복하며 쏟아집니다. 어쨌건, 첫눈(다운)은 좋습니다. 잡부 하며 처음으로 참도 얻어먹었습니다. 애플파이 한 쪽에 방울토마토와 사과. 그리고 사이다. 물론, 시공주 아주머니께서 챙겨주셨습니다. 일 마치고 들린 사무실. 안경에 앉은 석고 가루를 보고야, 모자로 마스크로 누더기 위로 다 이렇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어떤 이는 말전주만으로, 어떤 이는 자판 몇 개 두드리며 내 일당의 몇 곱절은 벌 텐데... 머리가 나쁘면 손발이 고생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니 쑤시는 어깨를 남 탓할 일이 아닙니다. 오야와 함께 퇴근하는 길. 여전히 눈이 내렸습니다. "먼지 많이 먹었으니 씻어 내야지?" 많이 먹은 먼지 씻어내려면 삼.. 2022. 12. 14.
왜? 점심 먹고 커피 마시러 왔습니다. 담배 사러 들어간 편의점, 사장님이 멈칫 놀랍니다. 왜??? 깡통 보내준다던 목사님, 우크라이나서 공수하는지 여태 소식 없고... 2022. 12. 12.
너와 나의 몫. 며칠 전부터 빨갱이가 잘 보이지 않습니다. 그놈은 이곳에서 제 어미의 몸을 빌려 태어났으니, 이곳이 제가 아는 세상의 전부입니다. 지 어미도, 정체가 누구인지 모를 애비도, 그리고 그들과 먹이를 다투며 지느러미를 비비던 색색의 무리도 차례차례 떠난 지 오래입니다. 그러니 내겐 더 각별한 빨갱이. 그런 빨갱이가 시원치 않습니다. 먹이를 줄 때마다 어항 뚜껑을 두드렸더니, 두드리는 소리가 나면 숨어 있던 놈들도 앞다퉈 물 위로 올라오곤 하는데요, 그제 아침에는 두드리지 않고 먹이를 줘서 그랬던지 빨갱이가 보이지 않습니다. 움직임이 굼떠지고 자꾸 어딘가에 숨어드는 모습이 불길했지만, 두드림에 어디선가 다시 나타났습니다. 다행입니다. 그래도 징조가 불길해 먹이 먹는 모습을 꼼꼼하게 살펴봤습니다. 지느러미가 활짝.. 2022. 11. 12.
집으로. 주왕산 지나 안동 근처 어디, 범 나올 것 같은 곳에서 지금. 2022. 10. 12.
이거슨, 아니라고 봐! 연일 계속되는 비 예보. 비가 멈춘 아침나절 이리저리 간밤 형세를 둘러보고 들어와 아점 라면 물 올려놓고 확인한 부재중 전화. 비 멈춘 사이를 쪼개 쓰려는 오야의 일정에 없던 호출. "말복이니 닭 머그야쥐!" 일 마치고 그렇게 술밥으로 저녁 때우고 돌아와 가장님께 올린 귀가 인사, '아이고, 라면 반 개 삶아 먹고 나가서 배구퍼 뒤지는 줄 알았네요!' "개잡부 뛰러 가는 인간이 무슨 라면을 먹고 나가?" ('암 사마귀 가장님, 밥이 있으야 밥을 먹고 가쥐요!') [詩와 音樂] 이유 / 성봉수 이유 / 성봉수 만남이 우연이었겠어요 이별이라고 운명이었겠어요 그때 마주 설 수 있던 것처럼 이렇게 된 지금도 그렇습니다 그래서 사랑했고 이별도 그래서 왔습니다 201904071845일쓰고 20190504 sbs15.. 2022. 8. 17.
질질질... 언제부터인지, 날이 추워지면 주물주물 눈물이 질척이고 콧물은 시도 때도 없이 불식간에 질질 흐르고. 식사중에는 떠 넣은 멀국이 입가로 주르르 흐르고 씹던 밥알은 또 왜 그렇게 밥상아래 떨어뜨리는지... 팍팍 찐 날. '으쌰~!' 자재를 옮기려고 쓴 힘이 엉뚱한데서 발현되었다. "삐직" 지렸다. '하...' 하다하다 이젠 지리기까지 한다. 문제는, 그러거나 말거나 이 비정상적인 신체 변화를 그러려니 개의치 않는다는 것. 젊었을때는 "나보다 밥 한 그릇 더 먹은 시간의 힘"을 로 앞세웠는데, 이제는 "나보다 밥 한그릇이라도 덜 먹은 모자람"을 로 가늠한다. 관조건 자조건, 밥 한그릇 더 먹은 이가 덜 먹은 이와 마주 선다면, 미남미녀 추남추녀 있는 이 없는 이를 떠나, 설령 "젊음"이란 수식어가 붙는 이가 .. 2022. 7. 28.
호랑이가 나올 것 같은 금강송의 춘양면 여섯 시 반. 세면 후 모텔 창밖으로 바라본 경북 봉화군 춘양면 공용버스정류장 인근의 전경. 현장 한쪽의 계장에서 첫 닭이 홰를 친지도 오래. 새벽 두 시 반을 넘어서 "금방이라도 호랑이가 나올 것 같은" 춘양면 서벽리에서 집으로 출발. 영주 울진 간 고속화 도로를 이용해 봉화를 지나 풍기 TC로 진입. 평택~제천 고속도로를 타고 중부 고속도로와 연계해 서청주 TC로 진출, 제2 가로수길을 지나 청주역 쪽 길을 이용해 집 길 건너 편의점 앞에 도착한 시간이 아침 5시 사십 분쯤. 대문을 밀치니 서재 창 아래 마당 의자에 올라가 잠을 자던 삼월이가 때꾼한 눈으로 게으르게 내려서더니 현관 앞에 납작 엎드려 귀를 한껏 뒤로 젖히고 꼬리를 흔든다. 아마도 제 집을 놔두고 의자에 올라가 잠잔 것을 들켰는데도 내게.. 2020. 7. 25.
춘향인지 향단인지 *우비 속에 가득 차는 노동의 기분 나쁜 땀. 얼마 만에 느끼는 불쾌함이던가. 의도치 않게 정강이를 찧을 때. 그 예상치 못한 통증이 부르는 허탈한 웃음과 같은 반전의 쾌감. 오늘 내가 흘린 땀은, 그 예상치 못한 통증 끝에 느끼던 쾌감이 되지 못했다. *경북 봉화군 춘향면. 여관방 욕실의 뜨거운 물에 하루를 지지고 누웠다. 아, 돈이 좋다. 남의 돈은 역시 달곰하다. 건너 이불 옆의 사장님은 코나팔을 분지 오래. 나도 이제 자야겠다. 오늘이 가기 전, 작정하고 누운 것이 언제였나? 돈의 힘은 역시 위대하다. 202007232356목. 춘향공용버스터미날이내려다보이는창으로웅성이는빗소리를들으며. 2020. 7.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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