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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로의 귀소(歸巢) / 성봉수
기러기 돌아가는 건
거기 둥지가 있어서겠지
우리가 온 것도 떠난 것도
둥우리였거나 아니었거나
새큼하고 간드러진 열매로부터
묵언의 검푸른 울혈, 뿌리로부터
손가락 끝에 마주 앉던 짧은 달빛
마침내 오늘은 어이없이 쉽게 밝아
가지 끝에 매달린 얼굴,
우수수 서럽게 지고 있는데
떠나간다는 것
혹은 돌아간다는 것
거기는 여기가 없기 때문이겠지
202207072228수쓰고
202210231721일깁고옮김
▣ 반년 간 『시에티카』 2022·하반기 통권 27호 에서 ▣
▣ 季刊 『白樹文學』 2022·겨울 통권 101호 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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