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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린 꼬리가 곪아가고 있을 때야 통증을 자각한 디플로도쿠스처럼, 거기 어디서부터 슬금슬금 다가와 오늘 안에 닿는 뒤늦은 통증.
하늘은 어두웠고 맘은 공벌레처럼 말려 떠오르는 기억마다 갈피 없이 굴러다닌 날.
점점 야위어가는 은행나무를 보며, 울컥울컥 서운하던 날. 서럽던 날.
잡부 마치고 돌아와 채 여섯 시가 되기 전에 저녁상을 차려 꾸역꾸역 먹은 날.
돼지라도 되지 않고서는 휘몰아치는 감정이 너무 버거웠던 날.
종일 괴롭혔던 우울이 심하기는 했나 보다.
아차 하면 개 될 것 같은 예감에, 돼지처럼 밥을 먹고 그 포만을 빌어 의식적으로 술을 밀쳐냈으니...
내일은 어쩌면 조증에 푼수 바가지가 될지언정,
겨울의 첫날. 어쨌건 오늘은 갔다.
202211072638월입동.
이선희-겨울 애상
시간이 언제 이리되었나?
이불 폭 뒤집어쓰고 누워보자.
아이, 계산서 또 안 왔네.
-by, ⓒ 詩人 성봉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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