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서/┖ 끽연' 카테고리의 글 목록 (31 P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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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서/┖ 끽연1183

빈자리. 비그친 오래된 마당에 앉아 커피를 마십니다. 물기를 머금은 앵두 가지가 처억처억 휘었습니다. 난이 꽃을 피운지 오래지만, 이제야 코를 박아 향을 맡어봅니다. 비에 젖어 녹아들었음에도, 달콤한 향기가 부족함이 없습니다. 떨어진 씨앗이 다시 새 계절을 열고 있는 떡잎과, 지.. 2018. 5. 6.
동이 트는 새벽에 비움에 대해 생각했다. 비우지 못해 힘든 이의 오늘을 마주 잡고 내 비움의 오늘을 견줘봤다. 혹시 관념의 허상에 빠져 전철을 되밟지 않을까…. 내 오늘이 소설 속의 누구라 치면, 내 삶은 소설을 읽는 누구여야 할 텐데…. 살만한가보다. 한 손으로 낑낑거리고 있는 걸 보면. 2018. 4. 30.
지나고 보니 후회뿐이네. 어둠에 잠긴 빈집. 오래된 집 마당에 모처럼 앉아, 깊어가는 어둠에 몸을 맡겼습니다. 배를 뒤집고 누워 아양을 떠는 삼월이. 슬리퍼를 벗은 한쪽 발을 올려 쓰다듬어 줍니다. 커피를 마시며 그렇게 오래 앉았다, 샘에 가서 뿌득뿌득 세수하고 들어왔습니다. 주인 잃은 요강. 칫솔. .. 2018. 4. 26.
무식이여, 승리하라! "28kg이면 많이 센 건데? 아프면 꼭 말씀하세요!" 어차피 도긴개긴이다. 닫힌 커튼 안에서, 창새기가 다 빨려 올라가건 말건 '찌직' 빠진 목을 매달고 좌우로 돌렸다. 어제의 무식이 승리한 건가? 거짓말처럼 통증이 옅어졌다. 자리에 누우며 뒤척이지 않았다. 누님이 보내준 .. 2018. 4. 26.
똥파리. 배코 친 후 탈색했던 머리가 삼부쯤 길고 보니 마치 가을 탈곡을 마친 후에 탑시기가 앉은 꼴 같다. '하고 남거든 아빠도 해주라!' 막내 놈은 앉고 큰놈은 바르고....어제 마당에서 두 자매가 염색을 했다. 오늘 개최될 행사 진행을 위해 참석해야 하니, 떡 본 김에 제사 지내자는 야.. 2018. 4. 22.
먹방 대왕과 주먹밥 달인. 낼은 낼이라 살았지만... 지금은 누구도 채우지 않는 술배. 2018. 4. 20.
사람이야 오죽하랴! 정상의 패턴으론 잠들지 못할 것이 뻔한 일. 꼭 그래서 의도한 것은 아니지만, 밤을 꼬박 새워 수면의 본능이 포화한 아침에야 자리에 누웠다. 이리 디척, 저리 디척. 베개를 겹쳤다 뺐다, 다리 아래에 받쳐 허리를 들뜨게 했다 말았다…. 어찌해볼 수 없는 통증에, 천정을 바라보며.. 2018. 4. 20.
미각은 각자의 몫인 게지요. 집을 나서기 전까지, 두 시간 남짓 시간이 빕니다. 잠깐 눈을 붙이면 되겠습니다. 욕심이었습니다. 이리로 젖히고 저리로 젖히고, 베개를 베었다 뺐다, 바로 누웠다 엎어졌다…. 어찌해도 통증이 성가시게 쫓아옵니다. 결국, 잠은 고사하고 이 저리 뒤척이며 눈물만 찔끔거리다 일.. 2018. 4. 12.
종이 우니 나도 운다. 밤새껏 바람 종이 울더라니 서늘한 마당 한켠, 매화가 벌었구료 바람이 부니 종이 울리고 봄이 되어 꽃이 피었네만 그리운 마음 깊은 것이 어디, 그러하여서만 이겠는가…. 삼월이가 기척을 미리 알고 문밖을 나서기 전부터 앓는 소립니다. 며칠의 비에, 오래된 집 마당이 서늘합.. 2018. 4. 7.
아들, 홧팅이다. 건투를 빈다! 목을 지지고 빼고…. 처방받은 약을 타 들고 편의점에 들려 떨어진 점심거리, 라면 덕용 포장을 사서 휘진 몸을 터벅터벅 끌며 뒷골목을 걸어 집으로 돌아옵니다. 일신인쇄 담벼락에, 소담 지게 핀 개나리. 비가 그치고 얼마 있어 모두 떨어질 듯 싶어 오던 길을 잠시 멈췄습니다. .. 2018. 4. 4.
동백꽃의 연 누군가는, 기억해 주고 기억되는 것만으로도 감사의 눈물을 흘립니다. 제주 4.3, 70주기. 동백 배지를 달고 기억하는 이가 되어, 기억하고자 하는 이들을 맞고 있습니다. 동백꽃…. 그 또 다른 기억의 연, 어머니. 2018. 4. 3.
"쯔쯔...못났다, 못났어!" 티브이 앞에 앉았다가 스르르 고꾸라져 등받이 쿠션에 또 고개를 쑤셔 박고 잠들었다 깼습니다. 티브이는 혼자 떠들고 형광등은 환히 켜져 있습니다. 맨정신이었건 취중이었건, 지난 다섯 달 동안 계속된 일입니다. 그렇게, 아무렇게나 던져버린 일상은 몸에 탈을 불렀습니다. 십.. 2018. 3. 30.
아침에 우유. *눈을 뜬 두 시부터 몸이 우유를 찾는데, 진짠지 가짠지 확인할 겸 참았다. 혹, 갈증은 아닌지. 아침 뉴스가 시작되도록 사라지지 않으니 진짜다. 왜 불렀을까? '아, 정말 이러다 쓰러질 수도 있는 거구나!' 어제 처음으로 경험한 심각한 정도의 어지럼이 떠오른다. 당장 죽을 것이 .. 2018. 3. 12.
생물학적인... * "겨울나고, 내년에 날 풀리거든 삽으로 한 번씩 때려주세요. 잘 입혔으니 바람만 안 들어가면 100% 살 겁니다. 그러니, 내년 봄에 꼭 한번 밟아 주세요" 내 어머니의 간택지를 만들어 주신 고마운 분들의 당부였습니다. *열 번 두드리면, 별 백 개가 뜨며 세상이 뱅뱅 돌았습.. 2018. 3. 11.
아귀의 곡성. 11시 반. 형광등 아래서 담배만 죽이는데 속이 헛헛하다. 배가 고픈 것도 아닌데 속에서 갈바람이 구르는 것 같다. 28시 반. 뭘 좀 먹을까? 형광등 아래서 담배만 죽이는데도 속이 헛헛하다. 담배 연기에 데인 혓바닥이 까끌까끌하고, 강둑 언저리에 부는 겨울바람이 속에서 휘돈다. .. 2018. 3. 11.
우성 유전의 법칙. *이 결과가 참임을 가정하고 미뤄보면, 내 유전자는 아이들에게 열성으로 발현되었음을 알게 된다. …귀염받을 얼굴인데, 아쉽네. 2018. 3. 10.
그후. 밤새 쉼 없던 빗소리. …. 클랐다. 담이 단디 들어버렸다. 배도 실실 고프고, 커필 한잔 허까? 오늘은 재떨인지 쓰레기통인지도 벼야겠고. 울집 아가씬 출근 안 허나? 우찌 기척이 음찌? 2018. 3. 8.
동창이 밝았느니, 커피 마셔라. 아, 선잠서 번뜩 깨니 두 시 반. 네 시 반이었던 어젠 딱 좋았는데…. 진즉에 알람은 울리고, 지금 잠을 청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배도 실실 고프고 머리도 조곤조곤 아프고…. 펜도 안 잡았는데, 담배만 한 갑 다 조졌네. ㅠㅠ 커필 한잔해야 하나 어쩌나? 천둥 번개에 호우 예보가 .. 2018. 2. 28.
데자뷰 시원한 북엇국 한 대접 먹고 싶은데, 달그락거리기 청승맞아 관두고…. 김치 지진 게 보여, 한 그릇 덜어 레인지에 돌려 뜬금없이 늦은 아침을 챙긴다. 내 밥그릇은 어디로 갔나 보이지 않고. 관절염으로 말년 고생하신 섭골 작은할머니. 잡수시고 난 수저를 빈 그릇에 던 물로 헹.. 2018. 2. 27.
☆~ 무풍지대 / 성봉수 ~☆ 네 시 반 간섭받지 않고 이대로 멈춘다면 더 바랄 것 없이 행복은 평등이렷다 *보호 학생이 방학 동안 타다 놓은 우유 한 팩을 가져다, 빨대를 꼽고 반을 시원하게 넘기고 반은 커피에 섞어 들었다. 2018. 2. 27.
이만하면 되었지. 빨라야 4시간은 지나야 목마름이 해결될 일이니, "따끈한 커피와 가래떡 한 줄에 얹은 김치 그리고 담배" 이만하면 잘 판 샘인걸. 이만하면 되었지…. 2018. 2. 18.
밥줘! j와 술을 나누고 들어와 라면으로 첫 끼를 해결하고 티브이 앞에서 깜빡 잠이 들었다가, 새로 1시가 되기 전에 눈이 번쩍 뜨여 여태 뒹굴꿈먹 거리며 담배만 죽이다 맞은 설 연휴 첫날. 9시가 다 되도록 집안엔 기척이 없고…. 2018. 2. 15.
감잡기. *청탁받은 원고를 보내줘야 하는데…. 토씨 하나 잡을 수 없다. 컴이라도 잡고 앉았어야 정지된 리듬이 돌아오지 싶어 또 날밤을 새웠다. 핑곗김에, 여행기록을 마무리해 치웠다. 귀찮아 대충 매듭짓고 말았지만, 묵은 숙제를 해치운 듯 후련하다. *어젠, 뜬금없이 국에 만 밥으로 .. 2018. 2. 14.
그리고 아무 말도 하지 않음. -진영. 유자차. 빈속. 술. 커피. 술. 오버. 속 뒤집힘. 불면. -최영미, 뜬금없음. -고추장. 고춧가루. 간장. 소금. 다시다. 요리당. 설탕. 캡사이신. 후추. 김칫국물. -무릎. 담배. 한심…. 2018. 2.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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