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낙서/┖ 끽연1183 토렴 국수 언제부터 있었는진 기억이 없지만, 냉장고 한쪽으로 위생팩에 담겨 있던 반 움큼의 소면 삶은 것이 생각났다. 밥 뜨러 건너가기도 귀찮은데 잘 되었다. 정수기 온수로 토렴하고, 어제 할아버지 제사 모신 탕국 국물에 말았다. 지단을 올리고 삼월이 언니가 동냥해 온 매운 고추 삭.. 2018. 8. 23. 방부제 넣은 얼음. 할아버지 기일. 기껏 출근해서 보낸 톡. '어쩌라고? 소도 여물을 먹이고 멍에를 얹는데! 부려먹으려면 물에 만 밥에 짠지라도 갖춰 맥이기라도 하던지. 완전 날로 잡수시겠단 얘기네….' 세무서 가서 일 마무리하고 그길로 시장에 가서 두부 담은 검은 비닐봉지를 덜렁덜렁 들고 오.. 2018. 8. 21. 돼지 우리에서 나를 보다. 한번 어긋난 컨디션이 회복되지 않는다. 아니 어쩌면 단순하게 컨디션으로 치부하기엔 일시적인 것이 아닌지도 모르겠다. 언제고 발현할 날을 기다려 몸 이곳저곳의 허술한 곳을 찾아 떠도는 대상포진류의 감춰진 종균같이, 그 예고 같이. 이미 오만의 쐐기로 틈을 만들고 그 틈.. 2018. 8. 20. 원한의 탄가. 유홍초, 작은 보라에 이어 덩쿨 안쪽을 살피니 자주 큰 나팔꽃도 피었다. 이제 한 놈만 피면 되겠는데…. 늦은 개화, 너희가 지난여름을 어찌 견뎠는지 알 것 같다. 밤새도록 "원한의 탄가(우라미 부시)"를 들었다. 담배 한 갑을 조졌다. 1시쯤에 한잔 내려 들고 들어갔던 커.. 2018. 8. 19. 보라 나팔꽃 이럴 수가 있나? 싶을 정도로 기온이 뚝 떨어졌습니다. 어제 낮에 그늘 안에서 맞던 바람에서는, 추석날 아침에 부는 그것 냄새가 나더이다. 선풍기를 틀지 않으면 모기가 달려들고, 선풍기를 틀면 등짝이 썰렁하고…. 겨울 나고 내내 옷걸이에 걸려 마른 북어 같은 란닝구를 챙겨 .. 2018. 8. 18. 유홍초가 피다. 담장 위로 올라선 나팔꽃이 아침 햇살의 스포트라이트를 맞으며 흔들리고 있습니다. 이쯤이면, 높은 곳에 올라선 보람이 있을듯싶군요. 화단에서 차양 위로 뒤엉켜 올라선 여러 나팔꽃 심줄들. 물을 뿌리다 보니, 유홍초 한 송이가 벌었습니다. 반갑고 고맙습니다. "연아 아빠,.. 2018. 8. 17. 말년 운 좋은 사람. 나 20대 때, 이책 저책 손에 잡고 신묘한 이치를 깨닫고자 하였지. 사주를 앞서 알아, 액막이로 타향객지 떠돌기도 하였다가. 어느 하루, 부질없음에 개안하고 잊고 산 세월이었네. "기춘 대왕"이 허연 머리칼보다 더 빛나는 은팔찌 차고 법정을 드나드는 모습을 보며, ".. 2018. 8. 16. 고추잠자리~~~ 에구구구.... 날 밝았으니 잠깐 눈좀 붙이자. 2018. 8. 15. 이 풀 이야기. 모든 암의 치유에 좋다는 이 풀. 항암에 즉효인 민간요법을 찾아 어느 외국까지 가서 구해왔더니, 어느 날 보니 우리나라 어디에고 널린 것을 알게 되었다는 이 풀. "구하면 얻으리라"더니, "궁하니 알게 된" 이 풀. 지금도 생사의 갈림길에 선 연에 매달린 이들이, 인.. 2018. 8. 13. 활기찬 한주 되시라고. 휴일 잘 보내셨나요? 길 건너 교복 집을 넘어선 햇살을 나팔꽃이 온몸으로 맞고 있습니다. 어쩌면, 휴가지에서 이 햇살과 함께하고 계실지도 모르겠습니다. 사실 전, 주말 동안 심드렁한 마음으로 "사는 것에 대한 의문"에 젖어 있었는데요. 뜻밖으로 오늘 아침에 올린 음악.. 2018. 8. 13. 공염불. 생각하니 나 어느 한때 여기 앉아 염불도 많이 들었네 …. 얘는 눈도 안부 신가? 2018. 8. 12. 설사. 어제 집에 돌아오면서부터 시작한 설사. 시도 없이 괄약근이 벌어지고 밑이 빠질 지경이다. 정로환을 세 번은 먹은 것 같은데 차도가 없다. 이정도면, 섭생의 불균형에서 오는 단순한 설사가 아니라 세균 감염 때문에 장 밸런스가 완전히 무너진듯싶다. 어머님이 잡수시던 약을 뒤.. 2018. 8. 11. 젖 껍데기를 들고 '아이, 깜짝이야! 쌍년!' 빨래를 너는데 발치에서 어정거리던 삼월이가 갑자기 후닥닥 대문 쪽으로 뛰어가며 짖는다. 대문 아래로 뭐가 어른거리기는 하는데…. '지나가는 사람이겠지. 옆 문방구 손님이거나….' 생각하는 순간, 문이 빼꼼 열린다. '아이고!' 얼른 방으로 들어와 손.. 2018. 8. 10. 찢어진 나팔꽃. 다닥다닥 핀 나팔꽃. 호수가 짧아 멀리에서 굵게 뿌렸더니, 꽃잎이 찢어지고 때가 되기도 전에 송이를 닫고 주저앉았다. 미안하다. 서로 뒤엉켜 지붕 채양위까지 올라선 화단의 놈들은, 아직도 꽃을 보일 기미가 없다. 오늘 소나기 소식이 있으니, 그 단비를 먹으면 좋은 소식을 보.. 2018. 8. 10. 매미가 맴맴. 해 들기 전에 화단에 듬뿍 준 물. 입추가 지났는데, 화단에 심은 나팔꽃. 메꽃. 유홍초는 넝쿨만 무성했지 꽃을 안 보여준다. 이러다 씨도 못 받게 생겼다. 삼월이가 어쩐 일인지 우리 밖으로 나서지 않고 게슴츠레하게 바라본다. 사람 흉내를 내는 것이, 늙은 게지. 오래간만에 .. 2018. 8. 8. 룸펜. #저혈당. #팔이덜덜. #지나가다. #막걸리. #냉막걸리. #얼음동동막걸리. #번데기. #혼술. #술밥. 2018. 8. 6. 대갈장군, 도라이몽. 폰이 버벅 거려, 쌓인 것들을 싸악 밀다가. 아차, 하나씩 살펴 볼 것을... 별수 없지. 살아 남겨진 것이, 내 흔적이 되고 연이 되는 것이지. 2018. 7. 12. 원통하고 원통하다 밤새 멈췄던 비가 쏟아지기 시작하네. 월요일. 출근하는 사람들 어깨가 더 무겁겠다. 빈속에 넘긴 술이, 창자 끝까지 불을 지르다가 거꾸로 타올라 속을 훑는다. 비가 점점 굵어진다…. 생각할수록 억울하고 원통하고 가슴 저민다. 2018. 7. 9. 뭐여? ??? 밖이 훤하네? 슬슬 졸리다 했더니.... 2018. 7. 8. 못할 일. 맹물에 말아 장아찌랑 먹은 한 끼로는 대간하네. 2018. 7. 7. 조반 중. 밥은 약. 국은 커피. 반찬은 담배. 비가 얼마나 오려나, 물을 잔뜩 머금은 하늘이 낮게 내려앉았다. 11시 50분 차. 잠깐 눈을 붙일까? 혀는 깔깔하고 등은 활처럼 휜 것 같네. 2018. 7. 6. 엄마가 오셨다. 말소시킨 어머니께서 톡에 들어오셨다. 의지하지 않아도, 이렇게 밀려가겠지. 그런 거지. 누구 할 것 없이…. 2018. 7. 2. 비둘기는 잘도 운다. PDF가 늦게 넘어온 바람에 밤을 꼬박 새웠다. 아니지, 종안이 형 소설 교정한다는 것이 다시 쓴 거랑 다름이 없다 보니.... 컴을 닫다, 모처럼 방을 열고 뒤적거리다가…. '엄마' 생생한 순간순간의 기억들. 너무 잔인하고 가혹하다. 속상하다. 속상하고 아프다. 아프고 우울하다. 오.. 2018. 6. 25. 연우 생일. 어머니 떠나시고 처음 맞는, 금쪽같던 손자의 생일. 단오가 지났어도 눈여겨보는 이 없는 창포. 풀밭이 되어버린 엉망진창인 화단. …. 앉아계시던 의자. …. 쓰시던 모종삽. 비둘기 구구거리는 오래된 집 마당, 커피. 종일 더울 거라지만, 밤을 새운 등짝에 닿는 서늘함. 2018. 6. 24. 이전 1 ··· 26 27 28 29 30 31 32 ··· 50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