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낙서/┖ 끽연1183 그 길의 유감. 종강한 막내 따님 짐 실어다 놓고, 어제 받아놓고도 술 먹느라 주머니에 쑤셔박혀 있는 처방전을 내밀고 약을 타서 터벅터벅 돌아오는 길. 역 광장을 가로지르는 데 햇살이 마빡 벗겨지도록 따갑다. 원래 생각은, 편의점서 담배 사고 그 옆 커피숍에서 시원한 냉커피 한 잔을 들고.. 2018. 6. 21. 하회 마을의 바람을 기억함은.... 폰에 기본으로 깔린 음악 재생 앱. 내려받은 노래가 많으니 별 관심이 없다가, 처음으로 라디오 기능을 열었다. 다이얼을 돌리다 맞춰진 주파수, 하회마을. 귀곡성 같던 바람. 지금도 그 강 언저리를 휘돌며 네 안에는 불고 있으련만, 발그레한 일상의 각시탈 안에 숨긴 얼굴. 누구.. 2018. 6. 17. 바람 風. 잔 것도 아니고 안 잔 것도 아니고, 열 막쯤은 올리고 내리며 지샌 밤. 게으른 햇살이 이제야 울 안 구석으로 번져간다. 약속이 있는 것 같은 날. 남도의 푸른 보리밭에 부서지던 햇살을 떠올리다, 떠돌던 소식이 닿일 것 처럼 멍하니 앉았다. 비둘기 울음은 먼 .. 2018. 6. 17. 보수의 몰락. http://mnews.joins.com/article/22721892 2018. 6. 17. 나신. 혼술을 하며, '홀딱 벗음'에 대해 생각한다. 그것은 어쩌면, "거래에 대한 전제"였을지 모르겠다. 시스루의 상상을 포기하라는, 내 선입의 탈의…. 그것이 내 그때였는지, 내 어제였는지…. 나도 모르는 일이다. 정말, 아무렇지 않은 일인데도, 벗어 놓은.. 2018. 6. 16. 무엇이 증거하겠느뇨? 바람이 불지 않았다면, 내가 화석이 아님을. 내가 살았던 한때가 여기 있음을…. 2018. 6. 15. 월라? 날이 훤하네? 뭐여....쩝. 2018. 6. 15. 마당에 번개 떨어졌다! 간발에 차이네! 2018. 6. 14. 세상에서 젤 귀찮은 일. 먼 곳에서 갑자기 찾아온 지인과 예정 없이 잡힌 식사 자리. 때문에, 서너 저를 뜨다 말고 냉장고에 들어가 있는 어제 점심밥. 콩나물국을 데워 놓는 김에, 꺼내서 챙기는 정체 모를 식사. 딱히 필요도 의욕도 없어 여태 치고 있던 목구멍의 거미줄을 걷는 일. 성.. 2018. 6. 7. 백수건달. 된장은 어차피 데워놓아야 하는 거고. 불을 켜 놓고 끓기를 기다리는 동안, 그릇에 밥을 대충 뜨고 뜨거운 물을 채워놓았다. 물을 따라내고, 데운 된장을 덜어 비빈다. 냉장고를 열어 첫 번째 눈에 띈 반찬 통을 꺼낸다. 밥알이 잘 불었다. 뚜껑을 연 반.. 2018. 6. 5. 쓸모. 어느 경우엔, 쓰임을 받지 않아 그 존재의 의미가 더해지는 것도 있습니다. 쓸모 없어 쓸모가 되는 것.... 잡을 수 없는 손이라서, 기억이 되는 얼굴도 있음입니다. 2018. 6. 4. 싸리 제초. 희한한 냉면으로 늦은 점심 먹고, 선영에. 무더기 진 싸리를 뽑고 제초제를 뿌리고. …. 잔디가 벌 올 한해만이라도 쓸리는 일이 없도록, 일부는 물골 잡힌 곳에 일단 이식하고. 비탈 쪽 뒤쪽에 골을 더 파서 봉분 쪽으로 물이 넘지 않게 손보고…. 계획데로 마무리 했으.. 2018. 6. 3. 빛의 무게. 오래된 집 마당. 모든 것이 차고 넘친다. 부서지는 햇살의 영광! 죽은 줄 알았던 장미가 어찌어찌 꽃 한 송이를 벌었는데, 벌거지란 놈이 귀함을 앞서 알고 죄다 갈아먹었다. 분갈이를 모르는 화분, 넘치도록 만개한 난이 외려 두렵기까지 하다. 과노출의 부담... 2018. 6. 1. 자주 달개비. 이제서 잠 잘 수도 없는 노릇이고. 몸이 무겁긴 한데…. 어머니 잡수신 떡으로 일단 아침부터 때우고. 약 먹고.... 2018. 5. 29. 도도하고 담담한 물결. 바람이 쉼 없이 어디론가 가고, 가는 바람에 얹힌 꽃도 풀도 시간을 타고 가고, 그러한 요동의 뒤로 사람을 얹은 자동차도 풍경이 되어 간다. 내 것이나 남의 것이나, 멈춤 없이 흔들리며 흐르고 유영하지만, 그것 또한 시간이란 물결 안에서의 일이다. 흐르고, 흔들리는 .. 2018. 5. 27. 예지몽 같던 꽃, 흰 달개비. 작년, 처음 본 흰 달개비가 예뻐 한 포기를 얻어다 심었는데요. 죽지 않고 잘 살아 자주 달개비에 앞서 피었습니다. 작년 어버이날에, 흰 영산홍 앞에서 사진을 찍을 때 그랬고, 이 흰 달개비를 얻어오면서도 그랬습니다. "찜찜함…." 그 찜찜함은 어.. 2018. 5. 18. 닭병 걸리다. 희한한 일이다. 병원 다녀와 저녁 먹고 9시 뉴스보다 그냥 쓰러져 다섯 시 반에야 눈을 떴다. 며칠 밤을 새웠던 사람 같기도 하고, 닭병 걸린 것 같기도 하고…. 기억도 나지 않는 꿈속에서 밤새 헤맸어 선지, 그렇게 자고도 몸은 피곤하다. 요즘 들어 계속 .. 2018. 5. 17. 난의 계절. 한 번도 피지 않았던 새 난이 꽃을 벌었습니다. 꽃 한 송이의 크기가 어린아이 주먹만 한 것이 탐스럽게 보기 좋습니다. 분갈이가 뭔지도 모르는 집이니, 과밀하게 자랐다가 일부가 죽어버린 화분인데요. 그곳에서 여태 한 번도 피지 않았던 꽃이 핀 거죠. 막 .. 2018. 5. 15. 엉망. 우체국 떡볶이가 문을 닫아 왕성 극장 까지 올라가 사 왔던 어묵. 뭘 먹어야겠는데, 마침 잘 되었다. 냄비에 국물을 덜어 밥 한술을 말고 쭈그리 한 줄을 가위로 잘라 넣고 불을 댕겼다. 혹시나…. 하고 맛을 보니, 엉망이다. 먹는 거로 장난하는 거 아닌데.. 2018. 5. 15. 각자도생. 우리에서 쫓아 나와 게으르게 기지개 켜는 삼월이. 사료를 챙겨주며 보니, 연우가 슬그머니 라면을 삶아 먹고 있다. 나는 한 종지쯤 남아 며칠째 굴러다니는 미역국에 밥 한 덩이를 말아 끓여 상을 차렸다. 이쯤이면 각자도생이지…. 지금이 아점인지 점저.. 2018. 5. 13. 삼월이 꼬리가 북을 두드리는 아침, 삼월이 언니는 샛밥 먹으러 나서고. 비 개인 마당. 물기를 머금고 축축 휘어진 가지들. 어찌어찌 한 송이 맺은, 불두화의 처진 고개가 안쓰럽다. 꽃비늘이 떨어질라, 조심스레 조심스레 물기를 털어줬다. 어찌 된 일인지, 사람이 먼저 안부를 물어야 할 판이다. 기척 없는 개우리로 다가서니 &qu.. 2018. 5. 13. 양귀비 앞에서. 목을 빼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 어머니께서, 병원 노정의 지친 허리를 내려놓던 역 사거리의 농협 앞 화단을 지납니다. 어머니께서 떠나신 후, 기다리기라도 했듯 화단을 뒤엎고 재정비를 했습니다. 사계절을 변함없이 쉬어 가시던 곳. 이만 때면, 만개한 영산.. 2018. 5. 11. 깔리다. 보험에 들었단 말을 믿었고. 그래도 "바보 같단" 뒷말을 들을까, X선을 조사하고…. 깔린 놈이, 깐 놈을 위로하는 희안한 오늘. 대문을 밀쳐 발을 디뎌도, 삼월이도 짖지 않는 무존재의 각인. 2018. 5. 9. 변비 약, 점심. 고추전, 정동방앗간 네거리 중앙소금집과 마주 보는 새마을전집에 앉아, 낮술ㆍ혼술이다. 아삭이 고추, 백오이, 여주, 방울토마토....각종 묘목들. 참외, 파프리카, 토마토…. 작은 소쿠리에 올망졸망 담겨 주인을 기다리는 과일과 푸성귀들. 평생 갈지 않는 .. 2018. 5. 9. 이전 1 ··· 27 28 29 30 31 32 33 ··· 50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