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그/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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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공 스승과 로또 비법 잡부 다녀와 컴 앞에 앉았는데, "이번 주 당첨금 30억"을 알리는 화면.  근래에 보기 힘든 고액 당첨금이다.  불연,  지난주 선배님께서 주신 로또가 생각났다.  "이거, 우리 셋이 조합한 번호로 산 건데. 다음에는 너까지 넷이 조합해서 한 장씩 나눠 갖자구!"라던 그 로또.  "이거 당첨되면 우리 넷이서 해외여행이나 다녀오자구"라고 하시며 건네주신 그 로또.  그 로또 추첨일이 지난주였는데, 지난주 당첨금이 대박이었다니!  혹시나? 하며 맞춰 본 로또. 역시나!의 실망도 잠시,  다섯 구좌 모두에 쓰인 이라는 문구와 딱 한자리만 맞춘 번호 앞에 모처럼 낄낄거리며 포복절도했다.  인간적으로, 셋이 조합했으면 연번으로 5.000원 당첨은 안 되어도 서른 개 중에 어딘가에 세 개는 있어야 하는 거 아녀?.. 2024. 5. 3.
환갑 잔칫상 술밥 먹고 돌아와 탄 커피가 기똥차게 맛있다.  이 맛난 커피의 찰나를 남기려는데 때맞춰 울린 SNS 도착 알림음. 확인하느라 폰 집어 들다 쏟았다.  자판으로 서재 바닥으로 난리다.  휴지로 둘둘 말아 대충 훔쳐 놓고 핑계 김에 방에 들어가 그대로 쪽 뻗었다. _20240426금 쪽 뻗었다가 일어나 바깥채 식구들과 동선 겹치지 않기를 기다리며 뉴스 보며 담배만 잡고 있다가, 시간 돼 건너가 씻고 문단속하고 잡부를 나서는데 대문이 잠겼다.   '어! 이 시간까지 대문이 잠겼으면 아무도 출입이 없었다는 건데, 뭐여!'  순간적으로 머릿속이 하얘진다. 서둘러 다시 들어가 쇳대로 바깥채를 따고 방문을 연다.  "왜 이라는 겨! 왜 이랴!"  요 위에 자벌레처럼 엎드린 삼월이 언니의 거두절미한 가시 돋친 단말마.. 2024. 5. 1.
봄날이 갑니다. 잡부 다녀오는 길.  날이 여름 날씨처럼 덥더라니, 대문 골목에 붓꽃 꽃망울 앞다퉈 벌기 시작했습니다. 내처 조루 들고 옥상 올라가 고추와 토마토 모종에 물 주고 내려왔고요, 여린 잎이 난장이처럼 달린 토란과 꽃들에도 간지럽지 않을 만큼 물을 줬습니다. 그리고 올해 들어 처음으로 샘에 가서 좍좍 물 뿌리고 들어왔고요. 들어와서는 실험하느라 바꿔 달아 놓았던 "천년의 종" 바람 추를 떼어내고 그 자리에 서류 홀더(셋째가 시험 마치고 집어 던진 것을 삼월이 언니께서 다시 내 방에 들여놓은 것)로 큼지막하게 새로 붕어를 만들어 달았습니다. 일주일 만에 감 잡았다는 얘기지요. 예상대로 점잖게 자알 웁니다. 잡부 나간 길.  산마다 보랏빛 등나무꽃이 한창입니다.  조만간 아카시아꽃도 기별 없이 화르르 폈다가 흔적.. 2024. 4. 28.
맥박. 운동 부족? 직전 담배? 혈압이 낮아 기분 좋아했더니만...  ■빈맥:심계항진(가슴 두근거림)이 나타난다.  경우에 따라서는 혈압이 떨어지면서 전신 무력감이나 어지럼증, 현기증이 동반될 수 있다. 심장병이 있는 환자에서 발생한 심실성 부정맥의 경우 돌연사할 수 있다. 2024. 4. 26.
명복을 비노라~! 한국 축구가 1984년 이후 40년 만에 올림픽 본선 진출이 좌절되는 것을 목도한 밤.  어제 같던 쌍팔년 시절의 기억이 40년이라는 시간의 구획으로 함축되니 꽤 먼 세월을 흘러왔음이 실감 난다. 지금과 별반 다를 것 없이 술에 절어 보낸 시절이었지만,  지금의 아들보다 젊었던 그때...  그렇게 대입하면, 곁다리 없이 제 길 가는 아들이 착하고 대견하고. 담배 물고 뜰팡으로 내려서 한 바퀴 도는데, 또 찢어발겨진 서생원 사체. '아이고, 깜짝이야!' 순간, 이 연약한 가슴이 벌렁거리고 숨이 가빠온다. 삼월이 언니 납시기 전에 못 본 척, 모른 척 잽싸게 되돌아 들아왔다. ㅋㅋㅋ 들어오며 우리 안의 삼월이를 살피니, 눈만 꿈먹거리고 마주 본다. 볼 것 없이 또 달마시안으로변신할 텐데, 우얄꼬! 모닝커피가.. 2024. 4. 26.
萬壽無疆 아, 25일이네.우체국 댕겨와야것네. 2024. 4. 25.
고추 보다 화초. 장날.  아침에 달력을 보고도, 보며 셈을 하고도 몰랐다. 몰랐다가, 차가 로터리 근처에 다다라 행길에 펼쳐진 노점 천막을 보고야 알았다.  왜 이러지?  요즘 번복되는 인지의 부조화, 왜 이러지?.   집에 돌아와 얼추 파장 무렵이 다 되어 장구루마에 박스 싣고 나가 화초전이 서는 조랑말 사거리부터 거꾸로...  6만 팔천 원에 에누리 4천 원. 거금 들였다.  삼월이 언니는, "돈 많은가베?" 했지만, 얼마인지 먼저 계산하고 시작했다면 끽해야 다섯 포기나 사 왔을 까? 그러려면 애초에 장구루마를 끌고 가지도 않았지.  그렇게 고추 묘목 보다 화초를 선택하며 생각했던, "짐승과 화초 좋아하면 손이 귀하다"라시던  어른들 말씀.  지금 내가 늦둥이 볼 일도 없다만...   202404242628수  들무.. 2024. 4. 25.
이밥 앞에서. 2년 묵은쌀에 혼곡 해 먹으니 IH 아니라 울트라 IH AI 솥으로 밥을 지은들 푸석하고 거칠한 그 식감이야 어쩔 수 없는 노릇이다. 그래도 대부분의 먹는 행위에 대한 관점이 생명 유지의 기본적 목적 외에 별다른 함의를 품지 않다 보니 딱히 불편한 줄 모른다. 그렇다고 이따금 달거리 여인의 도벽처럼 찾아오는 금테 두른 혓바닥의 욕구까지 없는 것은 아니지만 말이다.  마침 자루에서 덜어 혼곡 해 놓은 쌀이 동났다. 이참에 폭신한 이밥이 먹고 싶어졌다. 달거리 여인의 도벽처럼 찾아온 욕구만큼은 아니었지만, 이리 가나 저리 가나 일생의 총량을 따지자면 별반 큰 차이가 없을 종착역을 두고, 건강이라는 구실로 외양간의 소로 살게 한 혓바닥이 측은해졌기 때문이다. 정성 들여 쌀을 씻어 불려 밥을 짓고 상.. 2024. 4. 24.
답다. 모두 잠든 사이 끈끈이 맛집에 서생원이 또 납작 달라붙은 모양이니, 참견하는 이 없는 적막강산 같은 마당에서 푼수 삼월이가 이리저리 끌고 다니며, 얼마나 신나고 재미있었을 일인가! 그렇게 끈끈이 범벅일 줄 가늠 못 한 몸종 셋째가 씩씩하게 산책을 모시고 다녀왔는데... 끈끈이에 흙이 달라붙어 족보 없는 천족이 달마시안으로 변신했으니 장관이로세. 휘발유나 아세톤으로 목욕시켜야 한다는 내 의견과 달리, 셋째가 식용유로 목욕시키는 묘수를 부렸것다. 그러고 양다리에 끼고 앉아 털을 말리며, "이게 모두 아빠 때문이여요!"라고, 일인칭 관찰자 시점으루다 볼멘소리하는 셋째. "삼월이 답다"라고, 삼인칭 작가 관찰자 시점으루다 중얼거리는 나. 그리고 가족 단톡방에 삼월이 언니가 올린 사진을 보며, "은정아! 너부터 .. 2024. 4. 23.
달을 찾다. 술밥 먹다가 끽연하러 나선 행길. 달이 밝다. (내일이 보름이군) 밝은 달 아래 서면 어김없이 펼쳐지는 먼 기억 속의 풍경과 그 풍경 속에 흐르던 음악. -철책 추진 작업을 위해 DMZ 능선 너머에서 야영하던 상병 때. 모두가 잠든 밤, 야영지 입구 구릉의 맨땅에 구덩이 판 초소에 들어가 경계서던 그날 그 하늘에 걸렸던 차가운 달. 그 달빛 아래 메아리치던 대북 방송 스피커의 음악, '알고 싶어요' 그 달을 바라보고, 그 음악을 들으며 내가 누구를 생각했었는지 지금은 희미해졌지만...- 이런 달 아래에 서면 아련하게 떠오르는 젊은 날의 풍경 하나. 잔 것도 아니고 안 잔 것도 아니고, 상황이 참 고약하다. 세상의 빛이 잦아들었으니 지금은 어떤 빛일까 궁금하다. 슬그머니 마당에 내려서고, 슬그머니 대문 밖.. 2024. 4. 23.
천만년에 한 번 울리는 종 산소 보식하고 돌아온 현관 앞. 놓여 있는 택배 박스 크기가 어마무시하다. 이중 박스로 포장된 바람종 "아침의 고요" 5개월 할부로 일 저지른 주문 과정에서도, 배달 문자 받은 산 중에서도, 이 정도로 크리라고는 상상하지 못했다. 원래 계획대로 마당 끝 땡감나무 가지에 걸었는데, 크기가 너무 커서 추가 끌린다. 어쩔 수 없이 끈 길이를 줄여 걸어두었는데, 커도 너무 크다. 그러니 웬만한 바람에는 미동도 없다. 가까이 가서 귀를 세우면 잔잔한 맥놀이가 속삭이듯 들리기는 하는데, 그 아래에 좌정하고 지내는 일상이 아닌 다음에야... "바람 많은 선영 나무에 걸을까?" 잠시 생각했지만, 쓸만한 나무도 어느 틈에 캐가는 무주공산 형편인 그곳에 비싼 돈 들여 산 것을 위험부담 안고 그럴 수는 없는 일이고. 비가 .. 2024. 4. 21.
X뺑이쳤습니다. 선영 부모님 묘소에 떼 보식하고 왔습니다. 마대로 행낭 만들어 잔디 담아지고 숨이 턱에 차도록 기어 올라간 이틀. 그리고 흙도 아니고 돌도 아닌데다 온통 나무뿌리 범벅인 땅을, 아버님 쓰시던 야전삽으로 괭이질해서 없는 흙 골라 담아 낑낑거리고 날라가며 보식한 오늘. 내일 비가 온다니, 혼자 사흘 동안 X뺑이쳤습니다. 거의 사초하는 수준의 보식이라서 흙이 모자랄 것은 뻔한 일. 아래에서 퍼 올리는 것보다는 나을 듯싶어 묘소 위쪽에 물길을 추가로 낼 겸 겸사겸사 오전에는 내내 흙을 만들어 퍼 날았는데요. 오후에 보식 시작하고 떼 세 켜 깔고 나니 흙이 바닥났습니다. 그렇다고 기초로 통 떼 세 켜 쌓듯 하면(그래도 흙밥이 필요하지만...) 어림잡아 잔디 300장은 더 필요한 상황이니 대책 없는 상황입니다. 이.. 2024. 4. 20.
하이고, 디지것따! 헥헥헥... /4.18_1회_60장. 헥헥헥... /4.19_2회_100장. 2024. 4. 17.
향소부곡(鄕所部曲) 유감(有感) 일 마치고 외출에서 돌아오는 길. 모처럼 이 오래된 도시의 오래된 뒷길을 따라 걸었다. 고조부님께서 처음 정착하셨다는, 지금은 사라진 은행나무집 길을 따라 걷는다. 어쩌면 이 도시에 유일하게 남아 있을 수 있는 일본식 목조주택 앞에 멈춰 섰다. 뜰을 바라보며 화랑식 복도가 있는 전형적인 일본 집. 내 기억 속에만 생생한 예전 우리집과 똑같던 집. 뜰로 들어서는 문에 자물쇠가 걸려 있은 지 오래인 듯하다. 길 맞은편 주택 대문 앞에 앉아 한가롭게 햇볕을 쐬고 있는 아저씨께 여쭌다. "여기, 사람 안 사나 보죠? 어르신들은 모두 작고 하셨나요?" 아주머님께서는 5~6년 전쯤 돌아가셨고, 아저씨는 자제분들이 서울로 모시고 올라갔는데 그 후로 자식들도 왕래가 도통 없으니 생사 안부도 모르고 있단다. 어머님과 동.. 2024. 4. 17.
감사한 일이지. 산림조합 묘목시장에서 가지가 제일 기괴하게 뻗고 못생긴 놈으로 골라다 심은 것이 삼 년쯤 되었나 보다. 첫해는 그냥 그대로 내버려 두었고, 두 해째인 작년 가을엔 도장지 중 가장 곧게 솟은 하나만 남기고 강전지를 했다. 그런 올해 기특하게도 빗속에 꽃망울이 초롱초롱 매달렸다. 작년 가을 강전지 한 것이, 해거리하는 감나무 밑동을 도끼로 찍은 것과 다를 것 없는 상황이라서. 그래서 생존 본능으로 서둘러 꽃을 피웠는지도 모를 일이지만, 오래된 집 마당 한편에서 조각 볕을 먹고살면서 꽃을 피워 주었으니, 감사한 일이다. 이력서 사 놓은 것 없는지 묻는 내게, 삼월이 언니께서 눈을 땡그랗게 뜨며 반문한다. "취직 하시게유?" (동무들도 평생 다니던 직장을 떠난 것이 얼추 인 마당에, 취직은 뭔 놈에게 취직. 말.. 2024. 4. 16.
안달나다. 볕 좋았던 날. 한 주걱 남은 밥 독독 긁어, 어제 삼월이 언니께 배급받은 상추와 오이를 강된장 쌈 싸서 아점 먹고. 어제 술밥 먹은 뒷정리 겸 설거지하며 쌀 씻어 놓고. 겨우내 굴 안에 거적때기였던 요와 이불과 베개를 옥상에 널고. 독 뚜껑 모두 열어 바람 쐬이고. 어제 마주 앉아 대작했던 곰돌이 푸도 술 깨라고 일광욕시키고. 해 떨어지기 전에, 독 뚜껑 닫고 널었던 침구 내려 원위치시키고. 어제 빨아 널었던 겨울옷 기타 등등 모두 걷어다 거실 한쪽으로 던져두고. 불쿤 쌀로 저녁 새 밥 지었고. 삼월이는 오며 가며 까까나 얻어먹을까? 기웃거리기에 변함없고. 삼월이 언니께서 언제 사다 놓았다가, 친정 보따리에 까먹고 챙기지 못한 꾸덕거리는 머위잎 던져 놓은 것, 밥 하는 동안 손질하고 씻어 건져 두었다가.. 2024. 4. 15.
한가로움. 빨래 다 해서 널었고. 삼월이 언니는 보따리 이고 지고 친정으로 변함없이 출근하셨고. 쑥쑥 올라오는 원추리 새잎과 바지랑대를 흔드는 간드러진 바람이 부는 오래된 집 마당. 삼월이는 오늘도 눈먼 서생원 얻어걸릴까, 대가리 땅에 쑤셔 박고 왔다리 갔다리 바쁘고. 서재 창밖, 살강거리는 바람종 소리를 들으며 두 잔째의 식모커피(총합, 넉 잔)를 한가롭게 마시고 있고. 밥통에 밥이 남았는지는 기억이 아삼삼하지만, 아직 시장하지 않고(김밥 한 줄 사 올까?). 담배 사러 나서는 김에 로또방에 들렀다 올까?는 나가 봐야 알 일이고. 202404131857토 Peppino Gagliardi-Che Vuole Questa Musica Stasera -by, ⓒ 霧刻窟 浪人 성봉수 2024. 4. 13.
AI 나이 맞히기 깜둥이가 흰둥이로 변신했으니 판독불가쥐! 뽀샾도 적당해야쥐! 2024. 4. 13.
개사람네. 점심 먹고 차 먹고 담배 먹으며 담소 나누다 보니 하루가 다 갔다. 돌아와 마무리할 생각으로 세탁기에 넣어 둔 겨울 옷 빨래거리가 오늘은 물구경 하기 글렀다. 대문을 밀치고 골목 끝을 빠져나오는데 광 벽 쪽에 뭐가 얼핏 보인다. 기척 없으신 삼월이 우리를 허리 숙여 바라 보니 부재중이시다. 손에 든 쇳대로 바깥채부터 열고 확인하니 식탁 아래에도 안 계신다. 빼꼼 열려 있는 방문을 향해 소리친다. "삼월아, 쥐잡어, 쥐!" 역시 꼬리가 다섯개 쯤 달린 사람개다. 쥐 잡으라는 말에 후다닥 튀어나와 앞뒤 가릴 것 없이 광쪽으로 내달린다. 방금 지나갔으니 그 체취가 생생할 터, 코를 벌렁거리며 좌불안석 이리저리 뜀박질인데, 딱 보니 삼천포로 내빼도 진작에 내뺐다. '사람개가 나은 지, 개사람이 나은 지 한번 겨.. 2024. 4. 13.
반쯤 미친 날. 걷어낸 보도블록 대신 깐 잔디. 한 해 겨울을 나고 단 한 줌도 활착 하지 못한 맨땅에 잡부 나가 캐다 심은 골드매리. 그 크기가 너무 크니 다니기 불편해 그 자리를 대신하려 심은 미국 제비꽃. 심고 나니 번식력이 너무 좋아 모두 뽑아버리려 했는데... 손길을 피한 몇 포기가 조각볕 드는 마당에 살아 봄을 맞았다. 하늘거리는 꽃잎을 보니, '일부러 뽑아버릴 일이던가...' 측은한 맘이 동해 한동안 꽃 앞에 쪼그려 앉았다. 쪼르르 우리에서 나온 삼월이가 변온 동물이라도 된 듯 일광욕을 하는데, 무심한 듯한 그 모습이 그럴듯하다. ★~ 詩와 音樂 ~★ [詩集 바람 그리기] 개층 / 성봉수 개층˚ / 성봉수 레이스가 눈부신 양산을 쓰고 여인이 지나간다 여인을 앞서 사뿐사뿐한 중세 귀부인 흰 드레스가 도도하다 .. 2024. 4. 10.
늙은 말, 당근 먹기. 하루 사이에 움쑥움쑥 곁 잎이 벌기 시작한 화단의 옥잠화(실은 비비추이지만, 늘 그리 불러왔으니...). 그 기운이 워낙 성하니 이대로 하루만 더 가면 아직 꽃대도 서지 않은 상상화가 묻히지 싶다. 겸사겸사 벌지 않은 속잎 하나만 남겨 두고 모두 솎았다. 지금 생각하니, 어머님께서 심으신 후 별다른 손길 없이도 해마다 알아서 솟는 옥잠화. 그 해가 몇 해인데, 고맙다 감사하기는커녕 편애가 심하다. 씻고 소금 푼 물에 데쳐, 양념(고추장½Ts 된장½Ts 고춧가루2Sp 액젓1Sp 간장1Sp 설탕1Sp 마늘1Sp 송하1Sp 식초3Sp) 만들어 들기름(1Sp)으로 조물조물 무쳐서 참기름 한 방울 떨어트려 건너채 한 접시 건네주고 그대로 밥 한 주걱 덜어 살살 비벼 동치미 국물에 저녁밥 맛나게 먹었다. 첫 탄수화.. 2024. 4. 9.
꽃잎 지다. / 그렇게 꽃 소식이 닿았던 나는 천형 같은 유랑에 잡고 있던 그의 마지막 의자였는지도 모를 일이다 / 202404082525월 B'evinda - O Jardim (庭園 ) - by, ⓒ 성봉수 詩人 2024. 4. 9.
촌띠기들. 주말 휴일을 하루 앞둔 한식. "보식할 떼 한 무더기 먼저 이고 올라가고, 주말에 식구 중 가용 인원 모두 동원해 떼 들려 다시 올라갈" 생각였는데, 일기예보를 살피니 다음 주까지도 비 예보가 없다. 가파른 산정에 물 길어 올 곳도 없고, 그렇다고 한 두어 주 가문다고 보식한 잔디가 쉽사리 죽기야 하겠냐만 효과적이지 못한 일이다. 설 성묘 때 봉분 상태를 보고 해동 후 예견되는 것이 있어 결정한 판단이었지만 상황이 여의찮다. 그러니 "끙끙대고 올라갔다 오느니 비 예보가 든 주까지 기다릴까?" 하는 귀찮은 마음이 든다. 그렇게 점심이 지나도록 귀찮은 마음을 잡고 엉덩짝을 붙이고 있는데 마음이 영 불편하다. "삼월아, 혼자 집에 있느니 함께 할머니 할아버지 뵈러 가자! 여차하면 다녀와서 벚꽃 산책도 좀 하고.. 2024. 4. 7.
먹고 잡시다. 아고, 배구푸닷! 야식, 아니고요... #추어탕 #반주 #청하 #정구지 #저녁밥 2024. 4.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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