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서/┖ 끽연' 카테고리의 글 목록 (10 P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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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서/┖ 끽연1182

보이스피싱 외출에서 돌아오는데 아버지께서 급하게 골목을 나오고 계신다. 상아색 면바지 위에 면도날처럼 반듯하게 잡힌 주름이 눈에 들어온다. 젊은 아버지께서는 퇴근하시면 씻고 양복을 갈아입고 머리칼에 포마드를 발라 빗어 넘기고 향수를 뿌리고 집을 나서셨단다. 무도장으로 향하는 그런 아버님께 "어디 가셔유?"란 한 마디조차 건네 본 적이 없다고. 왜 그땐 그리 등신 같았는지 모르겠다고. 양 젖에 아이들을 물리던 배고프고 고단하던 젊은 시절을 회상하실 때마다 어머님께서 가끔 푸념하곤 하셨다. 아버지께서 새로 장만한 옷은 석고 본을 뜨듯 품이 꼭 맞아야 했으니 옷소매 역시 팔목 언저리를 조금이라도 벗어나거나 모자라지 않도록 언제나 수선의 가위질이 거쳐야 했다. 그러니 대문 밖으로 단 한 발짝을 딛더라도 외출복으로 갈아입는.. 2022. 2. 20.
아이효... 몸은 졸린데 맘은 같이 놀자 하고. 두 시간이라도 죽은 듯 자려니 했더니... 뒤척이는 것도 힘드네. 잡부 나가려면 그냥 일어나자. 2022. 2. 18.
잡[雜] ... 오늘도 나에게 주어진 길을 걸어가야겠다고 ... 도대체, 어디서 어디까지가 예술이고 예술가일까? 에휴, 어쩌다가 시정잡배 날뛰는 투전판이 되어버렸으니... 선비 체면에 아사리판 조연 노릇 하느라 애썼네. 재구 성이 계셨으면, "예라이, 이거나 처묵어라! 잡것아!"라며 바지춤 풀으셨을까? ☆~ 詩와 音樂 ~☆ 성봉수 詩人의 방입니다 sbs150127.tistory.com 202202153147화 꼬박스물일곱시간째네 날이 춰지는 모냥이다. 행복한 하루 보내시고요... 잡[雜] 일부 명사 앞에 붙어, ‘뒤섞인’, ‘자질구레한’의 뜻을 더함. (잡것. 잡귀신) 사람을 낮추어 부르는 일부 명사 앞에 붙어, ‘막돼먹은’의 뜻을 더함. (잡놈. 잡년) 2022. 2. 16.
바람이 머무는 곳. 첫 끼니이자 마지막 끼니로 술밥 먹고 돌아와 TV 앞에 앉아 자다 깨다... 비몽사몽 들려오는 바람종 소리. 새로 네시에 벌떡 일어나 방으로 들어가는 대신 서재에 앉아 코니 프란시스의 테네시스 왈츠를 나지막이 틀어 놓고 밤을 났습니다. 음악에 얹히는 바람 종소리가 너무 조화롭고 아름답습니다. 행복합니다. 지금 내 마음은, 잔잔한 호숫가 풀섭에 일렁이는 바람입니다. 고요하고 평화롭습니다. 행복한 하루 되시길 빕니다. 2022. 2. 15.
시간의 뜰. 인파 북적이며 함성 지르는 곳에 잠시 머물기도 했고, 어차피 처방 약 타러 들린 김에 혹시 몰라 함께 챙겨 온 코로나 자택격리 상비약. 위장약은 병원 약 처방받아 먹고 있는 것 있으니 빼고. 종합 감기약은 나머지 약 다 먹으면 똑같은 효과일 테니 빼고. 그러고도 5개나 된다. 종류별로 한꺼번에 다 섞어 먹어도 이상 없다고 확인 받았지만, 보기만 해도 간에 미안하다. 볕이 너무 좋아, 역 광장 쪽으로 돌아 담배 한 대 먹고 귀가. 대문을 밀치고 오래된 집 마당에 들어서는 순간, 조금 전의 세상과는 유리되는 현실. 그 좋은 볕을 온전히 담아내지 못하는 웅덩이 속 같은... 내 어린 기억의 마당 끝 화단엔 온갖 꽃 위로 따사로운 햇살이 늘 부서지던 눈부신 남향집. 방향도 집도 그대로인데, 더는 남향집이라 말하.. 2022. 2. 12.
아닌 밤중에 산삼. 술밥 귀가. 그리고 두 시 반. 눈을 뜨고 까끌까끌한 입을 뻐끔거리다가... 삼월이 언니가 몇 년 전 어디서 얻어다 챙겨 놓은 산삼 배양근액. 명색이 산삼이라니, 한 십여 년 더 묵혀두었다가, 수저 들 힘 모자라는 날 비방으로 쓸 생각이었는데. 번뜩 든 생각, '아끼다 똥 된다' '독거 노인 떠난 자리, 장판 아래 감춰 둔 돈 된다' 그래서, 그 두 병 중 한 병을 미련 없이 잡았다. 진짜 산삼 뿌리인지는 모르겠지만, 옥수수수염 같은 것 몇 올 들어 있는 것도 이쑤시개로 싹싹 흝어먹고. 약효가 있는 건지, 정신이 똘망 거려 더 잘 생각에 불 넣어 둔 방안으로 기어 들어가지 않고 또 꼬박 밤을 새웠다. 오늘도 돌침대 전기만 아깝게 달퀐다. 모두에게 영광 있는 하루 되시라. 202202110528금 SANT.. 2022. 2. 11.
볕 좋은 날의 외식. "날짜"만 통보받은 불안정한 약속. 버벅거리는 내 폰 덕분에 설상가상인 미진한 소통. "시간과 누구와 어디서"를 급박하게 연락받고 부랴부랴 나선 집. 뒤늦게 합류해 종이컵에 담긴 식모커피를 잡고 사안에 대해 논의를 마치고 귀가하는 볕 좋은 길. 장날이다. 모처럼 '방앗간에 들릴까?' 생각했다가, "의식이 지배하는 행동은 어쩌면 도식된 습관일지 모르겠다"는 생각에 떨어진 라면과 담배 챙겨 그냥 집으로. 오미크론 염려도 있었고... 그래도, 굴속 같은 집으로 그냥 들어가기엔 볕이 너무 아깝다. 장터 막국수 대신 중국식당에 들러 자장면을 시킨다. 음식이 나오기 전에 양파와 단무지에 식초를 뿌리고, 빼갈 한 병을 곁들여 깔끔하게 먹어 치우고 집으로. 우편함에 도착한 책을 빼 들고 대문을 밀치는데, 삼월이가 코앞.. 2022. 2. 9.
진짜 끽연. 두 끼 먹었다. 식모커피도 담배도 맛나고 음악도 좋고 바람종 노니는 소리도 좋고. 이제 설거지허고, 저녁 쌀 씻고... 돌침대 전원은 고연히 넣어뒀네. 머리가 이따금 피잉~ 2022. 2. 4.
그런. 남들은 벤또 싸서 새벽차 탈 시간. 한 시간째 양을 센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생각들. 속상하고…. 쓰리고…. 아프고…. 후회되고... 한숨... 가두리 낚시터. 잡혔다 풀어주기를 거듭한 양식 물고기의 헐고 광채 잃은 비늘 같은. 더 나아질 것이 없는 그런…. 2022. 2. 3.
모를 일이네. 목요일에 한 솥 지어 금요일부터 먹기 시작했는데, 일요일 점심에 밥이 떨어졌으니 아무리 손꼽아봐도 희한한 일이네? 두 끼는 눌은밥 먹었고 많아야 하루 두 끼 이상은 안 먹었는데???? 지난번에 불리지 않고 일부러 된 듯 지었더니 양이 늘지 않아서 그런가? 얼추 한 달째 먹고 있는 위장약이 효과가 나타나 밥양이 는 건가? 밥 하기 귀찮아 죽지 않을 만큼 먹는데, 도무지 모를 일이네… 성봉수 詩人의 『바람종 우는 뜨락』 詩와 音樂이 함께 하는 詩人 성봉수의 시 낭독방, 『바람종 우는 뜨락』입니다. www.youtube.com 성봉수 시낭송 / 북향화 봄도 머지 않은 듯 싶네... #부가세신고, #압벽솥GIF, #북향화, 2022. 1. 25.
좌고우면 세 시 반. 눈을 뜨고 머리맡에 잡히는 책 하나를 펼쳐 뒤적이다 마당을 내려선다. 우리 앞을 지나며 무심코 굴린 혀에 삼월이가 쫓아 나와 온몸을 흔들며 앓는 소리를 낸다. '어, 오늘은 안에 들이지 않았나? 들였다가 내놓았나?' 칠흑 같은 어둠. 눈이 오시지 않았으니 어제와 별스럽지 않은 마당. 되짚어 돌아와 삼월이 까까 하나를 챙겨주며 머리를 쓰다듬는다. 눈곱을 매달고 무심코 펼친 책장을 넘기다가 생각이 삼천포로 빠졌다. 퍼뜩 정신을 다잡고 담배를 물며 읊조린다. '오늘은 내 어제의 열매이니 노여워하지 말자' '세상에 내 맘 같은 이가 어디 있나...' '당당하고 도도하게 물처럼 내 길을 가자' '좌고우면 절대 품격을 잃지 말자' 그리고 기도했다. '늘 비는 마음으로 겸손하게 살게 하소서….' [詩와 .. 2022. 1. 21.
(글감) 비의 일생 우리는 중국이라는 나라의 값싸고 풍족한 물자의 덕을 보며 살고 있습니다. 하지만 풍족함의 댓가로 농산품에서 기초 원자재와 공산품에 이르기까지 중국이 우리나라에 미치는 영향력이 클 수밖엔 없습니다. 현실이 이러하니 미국이라는 두 강대국 간의 관계가 삐걱 일 때마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난처한 상황에 빠지곤 합니다. 플라스틱 제품에서 대나무 수수 등 다양한 재료로 제작된 여러 종류의 빗자루를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데요, 대부분이 중국산 수입품이거나 원재료를 수입해 제작한 것이 대부분입니다. 빗자루는 용도에 따라 실내용(방비)과 실외용(마당비)으로 크게 두 분류로 나눌 수 있을 겁니다. 물자나 공산품이 풍족하지 못했던 예전에는 비를 매는 것도 한해의 큰 농사나 마찬가지였습니다. 플라스틱 비가 나오기 이.. 2022. 1. 20.
네 덕에 산다 마당을 둘레거리다가 그냥 들어왔다. 감잎 낙엽 수북하게 쌓인 화단과 서리에 미역줄기처럼 늘어진 붓꽃 잎을 보니, 이 정적의 공간을 헤집고 수선 떠는 것이 왠지 마땅치 않아서... ★~詩와 音樂~★ [ 시집 『너의 끈』] 겨울 산 아래에 서서 / 성봉수 겨울 산 아래에 서서 / 성봉수 시린 바람이 기억을 후리는 겨울 산에서야 감춰 두었던 골짝을 보았습니다 골마다 버티고 선 나무를 보았습니다 나무마다 밟고 선 낙엽을 보았습니다 햇살과 비와 sbs150127.tistory.com 눈뜨면 번쩍 하루가 간다. 배는 고픈데 설거지는 귀찮고... 화단에다 마스크 버린 인간 도대체 누구여! 2022. 1. 5.
달의 뒤편. 전열기 할로겐램프의 불빛이 가득한 방. 따뜻한 커피와 담배. 밤을 지키고 앉았기에 모자란 것 없이 제법 그럴듯한데.... 빛이 닿지 않는 창 쪽의 왼쪽 팔뚝. 달의 뒤편과 다를 바 없으니, 시리다 못해 저리고 아프다. 인제 그만 이불속으로 지지러 들어가야겠다 202201022732일 임지훈-그댈잊었나mix회상 코도시리네... 2022. 1. 3.
이래도 걱정, 저래도 걱정. 식약처 회수명령으로 본의 아니게 바꿔 먹게 된 혈압약. 약발 기가 막히게 듣는다. 코로나 3차 접종을 마치고 대기석에 잠깐 앉았다가 혈압계가 눈에 띄어 측정했는데도, 극히 정상이다. 아니, 여태 혈압약을 먹으면서도 이렇게 낮게 나와 본 적이 없었으니 신기허다. 혈압이 140대로 상향 평준화되는 듯싶어 지난번 오래 먹던 동종 약의 +제품으로 변경했을 때는, 앉았다 일어서기만 하면 핑핑 돌더니. 그래서 다시 중간단계 약으로 바꿔 먹고 있었는데, 이번엔 특별한 각성도 없이 지대루다. 텔미라플러스정40/12.5mg 혈관확장 및 수분 재흡수 억제 작용으로 혈압을 낮추고, 신장을 보호하는 약 흰색 또는 거의 흰색의 양면이 볼록한 원형 정제 Hydrochlorothiazide 히드로클로로티아지드 100.daum.ne.. 2021. 12. 27.
담배를 먹으며. 벽시계 초침 소리. 찻잔 받침의 달그락 소리. 담배. 간간히 들리는 바람종. 맘을 울리지 못하는 책 속의 시시콜콜한 글귀들. 약간의 허기와 시린 손. 저무는 마당. 그리고 이런저런 생각, 생각 . . . 2021. 12. 23.
웃짜~! 202112222957수동지 동요-활짝_웃어요(스마일)mix젊운태양x1.5 우리 어머님. 팥죽 쑤어 여기저기 많이도 뿌리시며 빌더니... 그 덕에 여태 목숨 부지하며 살고는 있지만, 성주신도 조왕신도 측간신도, 팥죽 얻어 잡수시던 그때가 그립것다. 요즘도 체 걸어놓고 신 들여놓는 사람이 있으려나? 머리 아프고 피곤하다... 2021. 12. 23.
졸려 죽것네. 네시부터 자야지 자야지 하고도... 돈이 나오나 밥이 나오나, 참 팔자소관이다. 입이 찢어져라 하품은 나오고! 품 팔러 가려면 꼼지락거려보자. 새주, 행복하소서, 202112192956월 2021. 12. 20.
하루 다 가셨다. 바깥 샘 수도에 이상은 없는지... 벌써 두 봉지째의 쥐약. 이쯤이면 그대로 있어야 정상인데, 약을 너무 조금씩 놓는 건지 동네 쥐들이 다 모이는 건지 원. 놓는 족족 잡수시니, 재밌기는 하다. 마당 샘 위에 쌓인 눈. 조금 열어 놓은 서재 안쪽 창. 마주 서는 한기의 명료한 자각이 좋다. 이 바랄 것 없는 지금의 무념을 안고, 식모커피와 깊은 담배 한 모금. 2021. 12. 19.
길 잃은 산타. 딱 한 번. 양말을 걸어 놓고 잠든 적이 있었다. 내 양말이 너무 작아, 산타 할아버지께서 선물을 어떻게 넣고 가실지 걱정하면서. 눈이 내렸는지 어쨌는지 기억 없는 그 성탄절 아침. 눈을 뜨자마자 일곱 형제가 묻어 자던 솜이불 속에서 내복 바람에 빠져나와 창가로 달려가 보았지만, 창문 아래 걸어둔 양말은 그대로였다. 그 후로 두 번 다시 선물을 비는 기도를 하지 않았고 양말을 걸어놓는 일도 없었다. 세월이 흘러, "산타 할아버지가 우리는 왜 해마다 과자만 주고 가시지?"라며 궁금해한 후, 우리 집 네 아이에게도 다시는 산타가 오시지 않았다. 20211214화2905 The_Ventures-Santa_Claus_Is_Coming_To_Town 내일 잡부 나가려면 한 시간이라도 눈 좀 붙여보자. 의사 선생님.. 2021. 12. 15.
禁酒令 1시 조금 지나 돌아와 남은 북엇국에 이밥 해 놓은 것 말아 죽 쒀 허기 때우고, 3시쯤 작정하고 들어갔다가 눈 뜨니 9시가 조금 넘었다. 뿌연 물이 먹고 싶다. 길 건너 편의점에서 우유 한 팩과 사리곰탕면을 사 왔다. 꼴이, 꼭 몸 푼 아낙네 같다. 202112120707화 약이 한주먹이네ㅉㅉㅉ... ★~詩와 音樂~★ [ 시집 『너의 끈』] 잠자는 공주 / 성봉수 잠자는 공주 / 성봉수 그녀의 유두는 꿈을 나서는 잠긴 문의 다이얼입니다 그리움은 내 혀를 뽑아 다이얼의 손잡이에 입을 맞추어 물고 사랑의 소원들을 조합합니다 꼭지는 말라 떨어질 sbs150127.tistory.com 2021. 12. 14.
무엇에 쓰는 물건인고? 내일은 시간이 없고, 이것저것 일 보러 나가려고 라면 반 봉 남겨 둔 것 삶아 먹으려는 차. 셋째가 슬그머니 디밀고 간 정체불명의 덩어리. 기척이 없어 깜짝 놀랐다. '군 고구마인가?' '아이스크림인가?' '풀빵인가?' 요리저리 살피는데, 여태 안 녹는 것을 보면 아이스크림은 아닌 듯 싶고. 덜거덕거리기 귀찮았는데 잘 되었다. 이 정체불명의 것, 레인지에 돌려보면 알겠지. 2021. 12. 9.
뭐시나 건빵. 이 놈에 창자 어디가 엉겨 붙었는지, 배고파서 건빵 딱 다섯 개 쩝쩝거렸다가 배 터져 뒤지는줄 알았네. 근디, 왜 건빵 앞에다 "X이나"를 붙였을까? 세상없이 편한 하루 되소서! The_Ventures-Walk_Dont_Run 2021. 12. 8.
좋은 하루 되소서~! 2021. 12.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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