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낙서/┖ 끽연1187 몽당빗자루라도.... 허겁지겁 왔다리갔다리…. 새 주를 탈 없이 열었다. 귀갓길, 농협사거리 공중전화부스가 은행잎을 안았다. 몽당빗자루 처럼 흉하게 잘린 몸 탓에 계절을 떠나보내는 동안 눈길을 주지 않았는데, 어느 사이 물이 들고 낙엽이 되어간다. 못났건 잘났건 사람 사는 모습도 매한가지겠.. 2016. 11. 14. 라면. 병원 용무를 마치고 비오는 거리를 음악과 함께 달려, 집. 아침에 집을 나설 때 모습 그대로, 동면 모드를 실행 중이신 어머니. 홀아비 독거노인의 방 냄새가 난다. 덮고 계신 카펫을 걷고 억지로 일으켜 앉게하고 현관 문을 활짝 열어재키고.... '변소 좀 다녀와요' "변소를 고연.. 2016. 11. 10. 단풍구경. 오전 강의 듣고, 나눠준 김밥 한 줄 챙겨서 대전으로 땡땡이. 어머니 외래 진료 예약일이라 할 수 없는 일이지만서두, 운전하며 졸려 죽는 줄 알았네. 병원 로비 정수기 옆에 앉아 허기 때우고, 달달한 자판기 커피 뽑아 들고 주차장 한켠 흡연실을 찾았는데, 단풍이 참 곱다. 궁색.. 2016. 11. 10. 보약인지 사약인지.. 45°의 매실주 한 곱부와 군 계란 한 알. 창자 끝을 흔드는 파동. 지금의 나인지 나의 지금인지.... 2016. 11. 10. 정형행동. 우리 안에 갇혀있지 않았으니 다행이다. 고맙고 반가운 감정의 습자지에 배어드는 반면의 침울한 자각. 정작 갇혀있던 것은 나…. 그 늙은 외눈박이 코끼리처럼, 시간의 축에서 한 발도 나서지 못하고 자폐의 무한궤도를 뱅뱅 돌리고 있었다는. 배고프다. 이불 안의 무릎에 닿는 .. 2016. 11. 9. 한 숟가락 식판에 덜어 점심을 먹다가 한 숟가락을 바닥에 떨어뜨렸다. 집으로 돌아와 하루를 접으며 옷을 갈아입는데, 배꼽 근처에서 개구리가 운다. 평상에서 딱 한 숟가락이 모자랐을 뿐인데, 개구리가 울다니……. 정직한 것인지 간사한 것인지 알 수 없는 노릇이다. 지난 시간의 나는 .. 2016. 11. 7. 공. 덜컥 휴학을 하고 영장이 나오지 않아 속을 끓이더니만…. 조카 민제 군이 군 복무를 마치고 외할머니께 인사를 다녀갔다. "우리 연우 좀 후배들에게 잘 봐주라고 말하렴. 친동생이라고…." 이제 고등학생인 손자의 군 생활을 염려하시는 어머니의 반복되는 부탁. "예, .. 2016. 11. 6. 잉여. 12월 25일. 할머니 제사가 남은 것을 깜빡하고 증조모님 기일을 올 모셔야 할 마지막 제사로 착각했다. 몸 상태가 안 좋았던 어머니를 지키고 있는 동안 연아가 제물을 준비해준 덕분에 잘 모셨다. 간밤에 흔적들을 정리하려 설거지를 한다. 내가 포기하고 외면하며 운명이고 팔자.. 2016. 11. 1. 추운날... 처음으로 긴 팔을 꺼내 입은 날. 춥다. 어머님께서 겨울을 어찌 나실지, 지레 걱정이다. 한 송이 매달린 장미. 벼락같이 찾아온 추위 앞에 생생한 그 모가지가 측은하다. 올, 마지막 제사. 증조모님 기일. 감기가 오려는지 약간의 두통…. 언제고 깊은 노래, 적 우의 기다리겠소를 듣.. 2016. 10. 31. 카레를 볶다가. 병원을 나서 편의점 밖 간이 의자에 앉아 전화를 받고, 내친김에 몇 군데 전화하고. 털래털래 걸어오는 동안 생각을 해도 저녁 거리가 시원치 않다. 냉장고를 열고 가채 이것저것을 꺼내 카레를 볶는데…. 아버님을 떠올리면 삼월 언니에게 드는 고마운 마음, ...며느리가 해 주는 .. 2016. 10. 26. 짬. 집으로 돌아와 어머니 씻겨 드리고 오래된 집 마당에 앉아 담배를 먹는 짬. Ann Breen의 Save the Last Dance를 듣는다. 용량을 초과한 몸이 늘어진다. 담배 한 대 더 먹고 저녁 먹거리 꼼지락거려야지. 새우젖으로 심심하게 간을 해 달걀국을 끓여 볼까... 날이 벼락같이 짧아졌다. 2016. 10. 24. 자야지... 4:50분. 오늘 할 일은 다 했고... 자자. 무릎이 썰렁하네. 2016. 10. 24. 어리석은 이별. 부쩍 서늘해진 날씨. 어머님께 스카프를 둘러드렸다. 집으로 돌아오는 가로의 은행잎, 하늘 가까운 곳부터 물이 들기 시작하고…. 일주일 바쁘게 보냈다. 낮에 쇠고기 둬 근 끊어다 배추 죽죽 찢어 넣고 선짓국 한 들통 끓여놨으니 국이나 따뜻하게 데워 저녁 먹으면 되겠다. 슬슬 .. 2016. 10. 21. 지뢰밭. 대전도 생각보다 빨리 잘 다녀왔고. 날이 우중충해선지, 바둑이 놈만 아는 체를 하고 아이들이 모두 우리 안에서 자는 모양이네. 대문을 밀치고 들어선 마당, 애미 똥. 새끼 똥. 온통 지뢰밭일세. 2016. 10. 20. 비의 선물. 비 갠 가을 아침, 오래된 집 마당에서. 2016. 10. 17. 행복한 강아지들. 커피가 참 맛나다. 까치발로 화단에 매달려 소국 꽃잎을 뜯어먹고 발가락을 물어뜯고 죽자사자 매달리는 통에 걸음을 못 떼어놓겠다. 보이는 모든 것이 신비롭고 새로운 경험인 강아지들. 이대로 어미 품이 영원할 수 있다면 얼마나 행복할까? 오래된 집 마당에 가을의 은혜로운 .. 2016. 10. 15. 철도파업. 철도 파업. 특별한 영향은 없다더니 다 거짓말이다. 지난밤 부터 또 설사가 시작된 어머니. 아침을 잡수시고 변소 출입을 두 번 하시더니 방으로 들어가 자리보전을 하고 계신다. 대전으로 외래진료가 있는 날. 몸 상태가 좋지 않으시면 나 혼자 다녀오곤 했지만 2주 전에 투석용 .. 2016. 10. 13. 애매하고 너부데데 하다. 담배를 사러 터덜터덜 걷다가 왕성 극장 골목 편의점까지 왔다. 담배를 산 후 모처럼 나선 길에 뒷골목 어린이 놀이터 벤치에 와 앉았는데…. 담배 몇 개비를 피는 동안, 볕이 쬐는 벤치와 그늘막 안의 벤치 사이를 오락가락하도록 기온이 애매하다. 볕 아래에 나오면 얼마 못 가 .. 2016. 10. 12. 개전에 다녀오다. 비가 그치고 번뜩 쌀쌀해진 날씨. 강아지들을 상자에 담아 장 달구지에 싣고 오일장 한편의 난전으로. "개들이 예뻐서 옆에 애들이 안 팔리겠는데…." 가축장수 아줌마가 중얼거리며 새 우리를 만들어 강아지들을 담는다. '뭐요?' 네 마리 중 한 마리는 다른 수놈과 바꿔가.. 2016. 10. 9. 담배 유감. 저녁에 온다는 비 예보를 알고도 어머니를 걸어서 모셨다. 야간 투석이 없는 날이고 X선 촬영을 하고 처치실로 가야 하니 집을 일찍 나섰기 때문에 투석을 마치고 집에 도착할 무렵에야 비가 오려니 하고…. 병원을 나서는데 차들이 길을 가르는 소리가 요란하다. 길은 이미 질펀.. 2016. 10. 7. 볕 좋은날. 정오가 넘어서고야 오래된 집 마당 한구석에서 부터 햇살이 느리게 들기 시작합니다. 배부르게 먹은 강아지들은 서로를 의지하며 잠에 빠졌고 삼월이는 양지쪽에 자리를 잡고 앉았습니다. 꽃은 꽃대로 제시간 안에 살아 오늘을 만들고, 빨랫거리가 없는 것이 아쉽도록 가을볕이 .. 2016. 10. 6. 고가. 약국에 들러 종합감기약 한 갑을 사고, 우체국으로 가 주문하신 책을 보내드리고 마트에서 달걀 한 판을 사 들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꼼짝 말고 그 자리에 앉아계시라 당부한 어머님께선, 세수를 마치고 분단장을 하신 후 오래된 마당 처마 아래 의자에 앉아, 오늘에 풍경 안으.. 2016. 10. 4. 바람에 안겨... 배불리 먹은 강아지들이 오수에 빠졌습니다. 저 못난이는 여전히 사람처럼 큰 대자로 자고 있고요. 삼월이가 하도 도망 다녀 목줄을 해놓았어도 새끼들은 죽자사자 어미 품을 찾습니다. 오늘이 강아지가 태어난 지 한 달 이틀째 되는 장날. 암컷 두 놈이 다 예뻐 기왕이면 아는 이.. 2016. 9. 29. 사람처럼 자는 강아지. 이 아이는 왜 매일 이리 자는지 모르겠네. 입양가면 귀염은 받겠어. 휴일 다갔네. 2016. 9. 25. 이전 1 ··· 37 38 39 40 41 42 43 ··· 50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