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낙서/┖ 끽연1188 봄 맞이. 화단 울을 벌리고 들어가 묻어놓았던 포도 줄기-열매는 안 맺는, 먹고 버린 씨앗에서 자라나 잎만 무성한 관상용입니다-를 꺼내고 장미와 수국과 불두화 아래에 보온용으로 덮어준 덩굴을 걷어낸 후 흙을 뒤집어 골라주고 삽을 든 김에 작년 가을 화단에 심고 겨우내 창고에 들여.. 2017. 3. 19. 천 근의 추. 술자릴 일찍 파하고 자정이 되기 전에 작정하고 잠자리에 들었는데, 아침 8시가 되도 눈이 떨어지지 않는다. 떨어지기는 고사하고 천 근의 추가 매달린 것처럼 자꾸 주저앉는다. 의식은 일어나려 애를 쓰는데 몸이 말을 듣지 않는다. 두 놈의 다툼에 빠져 뭉그적거리다 간신히 일.. 2017. 3. 19. 애꾸 어머니 모시고 돌아와 옷 갈아입고 벌렁 누웠다. 아니, 쪽 뻗었다는 말이 맞겠네. '아고코고….' 집으로 돌아와 이리 내 몸을 던져 놓긴 처음이네. 무릎에 열감을 동반한 기분 나쁜 통증. 한 달도 더 지났는데, 나아질 기미가 안 보인다. 아이, 이로 저로 찝찝해 죽겠다. 천정에 형광.. 2017. 3. 15. 알람. ...이 울린다. 일어나라는데. 어쩌나. 아직 어제를 보내지 않았으니. 머리도 아프고. 전생에 밤고양이였나... -나 보다 더한 인간도 있네. 이 시간에 노래부르며 가는 놈은 밤새 어디서 쩔은 겨? 불쌍한 인간 같으니라고. 2017. 3. 15. 추위를 견디고. 볕 좋은 날. 아직은 더 지켜봐야 알 일이지만, 작년 봄에 심었던 장미가 추위를 잘 견디고 새순을 틔운다. 심적으로 여유가 없어 챙기지 못했던 수국은 작년 내내 꽃을 피우지 못했는데, 올핸 꽃을 틔우려나 모르겠다. 장미와 함께 심었던 불두화는 아직 봄을 맞은 기별이 안 보이.. 2017. 3. 14. 자자 모처럼 밀린 숙제를 하느라 밤을 꼬박 세웠다. 뒷골이 약간 땡기며 허기. 무릅시려... 자자. 부담 없이... 2017. 3. 12. 범사에 감사. 새벽 세 시가 넘어 담배를 사러 나가는 이가 몇이나 될까? 집 앞에 편의점이 있으면 좋으렸만…. 담배를 사러 가는 길에 달이 밝다. 보름이 얼마나 남았나? 달 본 김에 보름달을 함께 사 들고 와 매실주 한 잔을 따라 앉았다. 정목 스님의 '바람 부는 산사'를 잡고 있던 저녁. 편안함 .. 2017. 3. 10. 오류. 한 발짝 빠른 것. 내가 늘 반복하는 오류. 아침에 집을 나설 때는 몰랐더니, 병원 건물의 길게 드리운 그늘서 담배를 빨자니 바람이 맵다. 귀때기가 떨어져 나갈 것 같다. 얼굴은 왜 이렇게 호빵같이 너부데데해지는지……. 흘끔거리며 웃는 사람들. 타인의 꼴에 시선을 나누고 관.. 2017. 3. 6. 조천변에서. 어머니 마치실 시간이 한 시간쯤 남았을 무렵 병원을 나섰습니다. 어머니께서는 아기고양이처럼 곤한 잠에 빠져계십니다. 왠지, 어깨가 무겁고 답답해서 무작정 나와 걷다 보니 천변 육교 위에 올라서 있습니다. 참으로 오랜만입니다. 차들은 바쁘게 오가고, 멀리 ktx 오송역이 보.. 2017. 3. 1. 볕 좋은 날, 삼월이와 앉아. 볕이 좋은 날. 막내딸이 기숙사에 들어가는 날. 엄마와 함께 가고 싶어 해서, 응달의 빨래를 햇살을 따라 빨랫줄에 널어놓고 삼월이 언니 퇴근을 기다리며 뜰팡 한쪽에 삼월이와 함께 쪼그려 앉아 담배를 빱니다. 발정 난 것을 그냥 건너뛰어서인지, 심드렁한 삼월은 먹이를 먹는 .. 2017. 2. 28. 속에 천불. 속에서 이는 천불. 메밀의 성질이 차다하니, 커피 포트를 잡았던 손을 내려놓고 메밀 티백 두봉을 종이컵에 넣고 물을 따르는데 예고도 없이 폰에 전원이 나가버린다. 아...속에 천불! 병원에서 귀가. 한주 첫날을 잘 열고 닫았다. 속에 천불인 누구를 위해, 밥 먹기 전에 노래를 한 .. 2017. 2. 27. 급변. 갑자기 걸려온 '반 백 년 묵은 산삼 친구'의 전화. 무슨 소린지 알아들을 수가 없다. (교통사고를 당했나?) (누구한테 뭇매를 맞고 있나?) 선친이 막 소천하셨단다. 어젯밤에 입원 수속을 했고, 오늘 아침에 뵙고 왔단다. 평생의 직업, 운수업을 그만둔 것이 불과 반 년도 되지 않을 .. 2017. 2. 24. 김정남 암살. 밤사이 비 예보가 있었는데, 내일 예보였나? 자자. *김정남, 말레이지아 공항에서 암살당함. 2017. 2. 16. 동기화 대기실에 앉았다가 소파 팔걸이에 고개를 쑤셔 박고 죽은 듯 잠에 빠졌다. 갈증…. 오랜만에 느껴보는 감각이다. 내 안에 무엇인가가 해소되지 못하고 혼탁해져 있나? 아침부터 몸이 무겁더니, 결국 고꾸라져 잠에 빠졌으니, 내 일상은 물론이고 컨디션까지도 어머님과 동기화되.. 2017. 2. 15. 판데 또 파고 또 파고 또 파라 지난 가을 끝부터 시작된 원도심의 전선 지중화 사업. 도로변에 미리 표시된 협조 안내 현수막을 보니 맘이 급하다. '이정도면 대규모 공사인데….' 뒷골목에는 모두 매설된 도시가스가 대로변을 따라 위치한 건물에는 누락 된 것이 맘에 걸리던 차에……. 도시가스 공사에 전화하.. 2017. 2. 14. 봄비. 정말 겨울이 가나 보다. 담배를 먹고 돌아선 잠깐 사이에 비가 오기 시작한 걸 몰랐다. 차를 가져오기는 늦었고, 그냥저냥 걸을 만 해 길을 나섰는데 빗줄기가 굵어진다. 때는 늦으리…. 농협 입구에 올라서 화단 턱에 앉아 지친 허리를 쉬시게 하는데, 하늘이 온통 물에 배어있다. .. 2017. 2. 13. 자자 아이고 이러다 죽지... 어여 자자. 2017. 2. 11. 임계점. 에휴... 졸피뎀을 드리는 게 아녔는데... 내일 졸업식에 모시기는 다 글렀나보다. 호랑이 고약을 어디다 얼마나 바르셔서 눈이 매워 잠을 못 잘 지경이니. 2017. 2. 9. 니콘, 아날로그의 유감. 남자들이 가정을 꾸리고 맨 처음 장만하는 살림살이가 카메라이던 시절이 있었죠. 결혼을 하고 2세가 태어나면서, 아이들이 자라나는 모습을 기록해 주고 싶은 마음에서가 대부분 일 겁니다. 지금에야 스마트폰이 워낙 잘 나오다 보니 마니아가 아닌 다음에야 고가의 카메라를 살.. 2017. 2. 8. 소녀와 인형. 주말 날씨가 궂을 거란 예보에 기숙사에 챙겨 갈 이불을 내 놓으라 했더니 인형을 함께 챙겨 놓은 연정이. 세탁기에 돌려 빨랫줄에 매달아 놓니 웃음이 난다. 목요일이면 졸업도 하고, 이젠 성인이 되었으니 '아가씨'로 불릴 텐데……. 모진 현실의 세파에 휘둘리더라도 고운 소녀.. 2017. 2. 7. 머리 꼴. 아침에 챙겨 나온 어머니 바지 두 벌. 지퍼 수선을 맡겨 놓고, 약국에 들러 떨어진 구강청정제와 탈지면과 소독용 알코올 사 들고 돌아오다 점포정리로 반값 에누리해 판매하는 재래시장 내 속옷 가게에서 난닝구 세 벌 사 들고 수선소에 들러 기다렸다 바지 건네받고, 병원 근처 .. 2017. 2. 6. 萬相立春大吉 地萬建陽多慶 만물의 봄이 시작되니 크게 길하고 땅에 가득하게 양기 들어 경사스러운 일이 많이 일어나거라 2017. 2. 4. 봄이 오는 소리. 샘 지붕에 쌓였던 눈이 녹아내린다. 주말엔 전국적으로 눈이 온다는데, 어쨌건 내일이 입춘. 겨울을 큰 어려움 없이 나는가 보다. 어머님께 감사하는 마음. 오래된 집 마당에 서둘러 어둠이 내린다. 한주 잘 마무리했다. 내일은 서울에 가야 하니 술은 건너뛰기로 하고. 아침 양치 .. 2017. 2. 3. 그 집 애들은. 지금. 어제, 알바를 마치고 온 연정이가 밥을 먹는 곁에 앉아 함께 본 영재를 찾는 티비 프로그램. 아이들을 잘 키운 '아빠'에게 듣는 교육법에서, "방임"이라는 말을 듣고 삼월이 언니와 셋이 웃었더라니.... 연정의 반론, "연우한테는 안 그러시잖아요" '그것도 안 하면 가.. 2017. 2. 2. 이전 1 ··· 34 35 36 37 38 39 40 ··· 50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