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낙서/┖ 끽연1189 천연 사이다. 어머니 잡수실 생채 새로 만들고 발효유도 만들고 빨래해서 널고 화단과 마당에 물 뿌리고. 씨를 뿌린 곳곳에 나팔이가 한창이다. 호박잎이 벌써 시들 거린다. 화단을 점령한 그림자 탓에 어느 줄기인가를 잘린 것 같다. 아마도 어머님의 작품일 듯하고. 여전히 가시지 않는 더위. .. 2016. 8. 18. 매한가지. 기름질과 설거지를 마치고 어머니 저녁 진지 솥에 안쳐놓고 오늘 처음으로 나와 앉은 마당. 그리고 첫 커피. 세월에 정화되지 못하고 갑자기 나를 뒤 흔드는 가슴 깊은 곳에 흙탕물. 시간이 아무리 흘러도 이해되거나 용서할 수 없는 것들……. 얼마가 더 흘러야하나. 돌쇠의 유복.. 2016. 8. 16. 김탁구. 광복절. 어머니 열 네해 되시던 때 맞이했던. 연휴라지? 변함없이 병원 나들이를 하고 돌아와 겉옷을 훌러덩 벗어 던지고 오래된 집 마당에 앉아 삼월이와 함께 만나는 김탁구. 2016. 8. 15. 세종시 박스협회장 소 불알이 땅에 끌릴 만큼 뜨거웠던 하루. 더위가 엄청나다. 한 주간도 힘든 투석 잘 마치신 어머님을 모시고 집에 닿으니 천지가 개털이다. 그렇게 개를 많이 키워봤지만, 일 년 내내 털갈이를 하는 이런 희한한 년은 처음 봤다. 잘 봐두고, 이런 종자는 키우지 말 것을 충고한다. .. 2016. 8. 12. 2G 중력이 2G쯤 작용하는 어느 다른 행성에 와 있는 듯, 종일 무거운 몸. 두통……. '내가 건강해야 어머님 병원 모시고 다니고 아이들 결혼식장에 손잡아주고 연우 마누라가 차려준 밥상에 앉아보고 손자 손녀들 까까도 사주는데….'-오늘 아침 샤워하며 든 생각. 어머니 마치시려면 3.. 2016. 8. 12. 삼천포로 빠지다. 어머니 외래진료 대타. 엄청 덥고 배도 고프고. 해서, 역 광장에 두고 갔던 자전거에 올라 삼천포로. 마침, 삼월 언니가 퇴근했다 하니……. 잘 익은 김치를 두부에 얹어 벌컥벌컥 들이키는 아이스 막꼴리. 빈속이 짜르르하다. 좋다. 2016. 8. 11. 한국: 맥시코 후반전 시작. 오늘 대전 외래에 다녀와야하는데. . . 요 며칠 잠을 못 잤더니 몸 컨디션이 별론데. . . 2016. 8. 11. 첫 꽃. 더위는 아직도 꼭짓점을 넘어서지 않았습니다. 어머니를 모시고 돌아와 마당 의자에 널브러져 앉아 매가리 없이 담배를 꺼내 무는데 바람이 건듯 불어옵니다. 호박잎의 푸른 출렁임을 봅니다. '넌 참 좋은 때다' 하늘 끝까지 올려 황금알을 낳는 거위를 훔쳐 오려 했던 나팔이. 오.. 2016. 8. 10. 시켜서 하랴만... 어머니 안정되시는 것 기다렸다 부리나케 집으로 와 자전거 끌고 나와 병원 앞에 챙겨뒀던 빈 상자 싣고 출판사로 가서 74, 25권. 75, 32권 반출해서 은행으로 우체국으로 읍사무소로 송암 선생과 김제영 여사 댁까지 배포하고 집으로. 살갗이 따끔거릴 정도로 어마어마한 불볕더위. .. 2016. 8. 8. 입추 육수가 줄줄 흐르는 날. 해가 기울기를 기다렸다. 이제야 방방에 쓰레기통 정리해서 대문 쪽에 옮겨 놓고 화장실 청소하고. 반바지가 척척 허벅지에 달라붙는다. 아, 찝찝하고 불쾌하다. 길 건너 마트에 달걀 사러 나갔다 온 걸 빼곤 종일 집 안에서 꼼짝을 안 했는데도 더위 먹은 .. 2016. 8. 7. 자자 잠 그릇의 용량초과. 깨지기 전에 얼른 자자. 피곤타... 2016. 8. 7. 여름이 가는 소리. 거칠 것 없이 정수리로 쏟아지는 햇살. 불볕더위가 연일 극성입니다. 투석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다 손바닥 크기의 그늘이라도 찾아 농협 화단의 복쌍 나무 아래에 잠시 쉬시게 했습니다. 돌아오는 일요일이면 벌써 입추인데요, 가을 곡식을 익힐 따가운 햇볕 아래의 날들이 얼.. 2016. 8. 5. 멀미 졸보기 안경 위에 돋보기 안경을 겹쳐 쓰고, 모니터 앞에 앉은 후유증. 오늘은 유독 심하다. 머리 아픈 것은 둘째라 치고, 속 까지 울렁거리는 것이 꼭 멀미하는 것 같아. 어고...까딱하면 토 하게 생겼다. 그러기 전에 얼른 자야겠다. 2016. 8. 4. 격세지감. 재활용품 내어놓고 담배 사러 편의점에 들린 참에 캔맥주 사 들고 앉은 역 광장. 노숙자들도 피서를 갔는지, 늘 휘청이던 정자가 한가하네. 불과 삼십여 년 전의 이맘때엔 기타를 둘러맨 청춘남녀가 부산행 보통열차를 기다리며 역 광장에 가득 자리를 잡고 노숙을 자처했었는데. .. 2016. 8. 4. 길. 집으로 돌아와 어머니 씻겨드리고 바람 한 점 없는 마당에 앉아 담배를 꼬부린다. 투석하시는 내내 잠에 빠지신 어머니. 물끄러미 바라보자니 가엽다. 조건 없이 꼬리를 흔드는 삼월이, 배가 제법 태가난다. 나는 내 앞에 보이는 길로 걷고 너는 네 앞에 보이는 길로 걷는다. 모든 .. 2016. 8. 3. 틈에. 삼월이 언니가 출근하고 내가 일어나기 전의 그 틈에 어머니께선 2층에 올라 고추장을 통으로 하나 퍼다가 얼마나 잡수셨는지 눈가가 빨갛다. 그러고는 아들 밥을 고봉으로 담아놓고야 기척을 하신다. 연우는 세상모르고 잠에 빠져있다. 서둘러 아이를 깨워 혈압과 혈당을 재게 .. 2016. 8. 2. 자자. 사랑하는 딸 연아의 생일. 그때, 분만실 출입문의 흠집난 선팅치 틈에 눈을 박고 서서 '지금껏 살아오며 잘못한 것. 그 벌들, 모두 내가 받겠노라'고 기도하며 입술이 타들어 가던……. 시간 참 빠르네. 이쁘게 잘 커줘서 고맙다. 피곤하다. 자자. 2016. 8. 2. 자자. 남도에는 벌써 매미 소리가 요란하댔는데 이 아침에야 처음으로 매미 울음을 들었다. 도심이라서 인가? 해가 중천인데 인제야 방바닥에 등 붙인 희한한 인사. 논밭 갈아 호구하는 시절이었다면 동네에서 멍석말이 당했을 희한한 종자. 발바닥이 화끈거리네. 얼마간이라도 자자. 2016. 7. 31. 꼴등 아빠, 일등 아들. 병원으로 모시고 모셔오는 길이, 비가 멈춘 사이와 기가 막히게 맞췄어요. 집에 도착하니 연우군. 성적표가 도착해 있네요. 담임께서 격려의 메모와 상품권을 함께 보내셨어요. '자기 마음먹은 데로 되지 않는 가장 큰 것' 자식 일이라죠? <방임>이라고 손가락질받을 정도로 학.. 2016. 7. 29. 쎌카는 조명이지. 글 하나 잡고 꼼지락거리다 그냥 묻어두고. 냉장고에 연아 먹던 시바스 한 컵에 치킨 무 두 개. 뱃속이 짜르르. 안방 에어컨 냉매 5만. 처 자전거 수리. 내 자전거 안장교체 3만. 테잎. 본드2천. 담배 7천. 합 9만. 아…. 담밸 안 피고 누웠네. 한 대 꼬시르고 일찍 자자. 2016. 7. 29. 병. 글 하나 정리해 올린다는 것이 에러 난 컴퓨터 복구에 끙끙거리다 또 오늘을 보내지 못했다. 소 뒷걸음질로 간신히 복구하고 잡문 두 개 올리고 샤워하고 커피 타들고 마당에 앉아 질겅질겅 씹는 담배. 생각하니 병이 단단히 들었다. 컴퓨터를 열어야 글을 쓴다니. 하긴, 어차피 파.. 2016. 7. 28. 대프리카. 지난주 내내 편집 교정에 매달렸더니 용량 이상의 일정에 몸에 부하가 걸렸던 모양이에요. 어젠 마지막 편집 교정을 보고 작업을 마무리했습니다. 저녁을 먹고 연정이 생일케이크에 불 댕겨주고 쿠션에 기대 TV 앞에 기웃하게 누웠다가, 잠이 들었다 깨기를 반복했습니다. 현관문.. 2016. 7. 27. 고물천국. 어머니 요와 이불을 볕에 내어 널고.... 몇 개 있는 빨랫감 뚝딱 빨아 치울랬더니 빨랫비누가 떨어졌다. 어쩔 수 없이 세탁기에 불림으로 넣어놓고 늦은 첫 커피. 친구 J 사장이 골프 여행에서 돌아오며 챙겨준 담배를 빤다. 값이 오르기 전엔 종종 피웠던 담배였는데 이젠 한 갑에 7.. 2016. 7. 26. 멍~ 출판사에서 pdf가 자정이 다 되어서야 넘어오는 바람에 또 꼬박 밤을 새웠다. 마당에 앉아 맞는 공기에서 어제의 청량감이 덜 한 것을 보니 오늘은 더 더울 모양이다. 큰일이네. 문을 열고 마당을 가로질러 처마 아래 의자에 앉는 동안 기척이 없던 삼월이가 커피믹스 봉지 뜯는 소.. 2016. 7. 26. 이전 1 ··· 39 40 41 42 43 44 45 ··· 50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