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서/┗(2007.07.03~2023.12.30)' 카테고리의 글 목록 (7 P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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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서/┗(2007.07.03~2023.12.30)476

시절인연. 밤새 신경통처럼 내리던 비가 멎은 오래된 집 마당. 담벼락에 진보라 나팔꽃 하나가 반갑게 맞습니다. 오각의 구분이 모호하게 두루뭉술 말려 있는 것을 보니, 재작년 '웰마트' 앞 전봇대에서 채종해 심었던 놈입니다. 어머님께서 서울 큰 누님 댁 울에서 받아 심은 후 오랫동안 오래된 집 마당을 지켜주던 진보라 왕나팔. 어머님 돌아가신 후 해가 갈수록 꽃송이가 적게 벌어 영영 사라질까 조바심 태우다가, 시장 마트 앞 전봇대를 휘감고 있는 닮은 이 꽃을 발견하고 채종해 심었습니다. 올해는 계속되고 있는 이웃집 공사 비산물로 먼저 개화한 다른 나팔꽃도 잎이 찢어지고 구멍 나고 형편이 말이 아닌데요, 이 왕나팔꽃은 여름이 절기의 마루에 닿도록 여태 소식이 없어 마음 내려놓던 중이었습니다. '그 시절과 공간을 차지한 .. 2022. 7. 24.
고물상. 꼬불꼬불 가파른 산길을 오르락내리락해 도착한 잡부 현장. 이라 불러도 무색하지 않을 만큼 산에 둘러싸여 하늘만 뻥 뚫린 마을. 지대가 높고 나무가 많아 시원해서 좋긴 하였다만, 우선 든 생각 '하, 이런 곳에서 학교는 어찌 다녔을까?' 부속 건물 뒤편에 쌓여 있는 세월의 흔적. 감나무 벤 것, 땔감으로도 쓸모없을 썩은 나무토막들, 해를 두고 켜켜이 쌓인 콩깍지, 그 위를 타고 오르는 한삼덩굴... 거동도 불편한 노파 혼자 지키고 있는 집. '소를 먹이는 것도 아니면서 버리지 못하고 해를 보태 콩깍지를 쌓아 놓으셨을까...' 문득, 고물상 같은 우리 집이 오버랩된다. ★~詩와 音樂~★ [시집 『바람 그리기』] 늙은 호박 / 성봉수 늙은 호박/ 성봉수 정월 천변의 호박 한 덩이 햇살과 바람을 꾀어 웅크리었다.. 2022. 7. 23.
무지개. 선생님의 원고가 보이지 않아 이상하다. 취합 과정에 누락되었는지, 겸사겸사 전화를 넣는다. 부군께서 반갑게 받아 전달된 통화. "내가 온몸으로 번져서 지금 상태가 좋지 않아요. 그래서 못 내었어요. 함께하는 동안, 정말 신나고 재밌고 행복했어요" 마치 유언처럼 지난 시간을 회고하는 말씀. 그 어투가 어찌나 상냥하고 맑고 경쾌하던지 삶의 끝에 닿았다는 말씀이 믿기지 않는다. 누구나 가야 하는 길이긴 해도 어찌 이리도 당당하실 수 있는지, 선생님의 그 웃음기 젖은 말씀이 나흘 동안 귓전을 맴돈다. 20200715 최민자 선생님 통화. 벌떡 일어나고 오 분 후 텔레비전이 시작된다. 뒤늦게 모기약 훈증제의 전원 코드를 꽂고 담배를 물고 첫 커피를 탄다. 그러는 동안 날은 밝았고, "로또가 되지 않아 하지 못하고.. 2022. 7. 19.
오밤중에. 무엇이 그리 공사다망한지, 이쪽으로 저쪽으로 들락거리던 삼월이도 잠든, 어떤 이에게는 늦은 밤. 어떤 이에게는 이른 새벽. 대부분의 사람에겐 한참 단잠에 잠겼을 오밤중, 세 시. 부탁받은 원고 초안을 살피다 커피 타러 들어간 부엌에서 이틀 묵힌 설거지 하고... 어제부터 밤과 낮을 거꾸로 사는 평상으로의 회기. "집을 떠나야 하나, 눌러앉아 있어야 하나...." 선인장 털가시의 통증처럼 문득문득 떠오르는 생각에 종일 심란했던 날. 어머님 곁에 계실 제 업로드했던 음원. 지금 예순다섯인 가수가 마흔둘에 부른 노래이니 목소리가 참 젊은 건 당연하겠지만, 이 시를 쓰던 무렵엔 나도 그만큼 젊었거니와 불과 몇 해 전의 내 목소리도 젊었네. ★~ 詩와 音樂 ~★ [너의 끈 ] 잠 못 드는 밤 / 성봉수 잠 못 드.. 2022. 7. 18.
지상 쵝오의 안주. 삼월이 언니께서 시장표 족발을 덜어 저녁 찬 거리로 건네고 가셨다. 어쩌다 10시가 넘은 지 한참이니 밥통 열기도 거시기하다. '안주도 좋겠다...' 마침 비도 뻐끔하고, 길 건너 편의점으로 가 빨간 두꺼비 한 마리를 잡아왔다. 먹다 보니 이런 저런 생각... 2022. 7. 15.
세뇌(洗腦)의 잔을 들다. *남도여행-2018.1.16~20. 고창 선운사 목포항 유달산 보성 벌교(태백산맥문학관) 순천읍성 순천보훈병원 화개장터(옥화주막) 평사리 토지촬영장(최 참판댁) 여수 밤바다(케이블카) 오동도 동백꽃과 일출 창녕 맥산 대구 blog.daum.net 그때, 어머님 혼령을 모시고 떠났던 길. 그리고 4년. 광인이 되어 벼락같이 느낌대로 닿은 곳. 도떼기시장처럼 떠드는 사람들. 어쩌면 태풍의 눈에 앉아 있는 줄 모르는, 야속한 덤덤함... 누구의 무엇도, 의미도 위로도 되지 못하는. 필요치 않은... 그저 나와 내가 마주 앉은 오류의 복기. 고집스레 보물처럼 잡고 있던 오류의 군더더기를 비운 골. 구멍은 숭숭 뚫렸어도 가벼우니 좋다. [詩와 音樂] 이유 / 성봉수 이유 / 성봉수 만남이 우연이었겠어요 이별이라고.. 2022. 7. 6.
풍찬노숙 (風餐露宿) 여기도 있고, 여기도 있고, 여기도 있고, 하다못해 여기도 있는데... 하필이면 여기, 보따리를 주섬주섬 끌어안고 어프러진 여자 노숙인 옆에 어정쩡하게 자리 잡고 눈곱 달았다. 담배 한 대 먹고 플랫폼으로 들어간다는 게, 빈속에 부푼 취기로 깜빡 졸다가 막차를 놓쳤다. 이럴 줄 알았더라면 가던 길 마저 가야 했을걸, 괜스레 시간만 버린 꼴이다. 풍찬노숙. 누가 시켜서 하랴만, 술의 힘은 위대하다. 20220704화~05수. 각계역(覺溪驛)에서. 첫차에 오른다. 기차가 떠난다. 학창 시절, 통근차로 불렸던 완행열차 비둘기호가 떠오른다. 운영 또한 그러한 듯, 폐쇄된 일부 역을 제외하고는 거의 모든 역마다 정차하는 sbs150127.tistory.com 2022. 7. 5.
밥값. 아침. 샘에서 물 뿌리고 있는 사이, 언니는 쌀자루 만한 궁딩이 뒤뚱거리며 마주 서 뜨거운 물 뿌리고, 동생은 헐레벌떡 쫓아가서 물고. 그거 하나 잡으며 어찌 흥분했는지 한 시간은 혀를 빼고 가슴을 벌렁거리네. 지천명(知天命)이 넘어서니 밥값은 하네. 밤만 되면 왜 이쪽 현관 댓돌에 와서 좌정하는지, 사람 손 타는 게 서로에게 좋은 것만은 아닌데... 모기는 들어오는데 야멸차게 문 닫기도 그렇고 참 입장 곤란하네. 알면서도 그대로 두었던 냉장고 한 구석에 검은 비닐봉지. 지난 초파일 봉축 법회 마치고 받아왔으니 얼추 두 달이 돼가는 참외. 군데군데 색색의 곰팡이가 앉았는데 속을 가르니 잘 숙성됐다. 당분이 잘 숙성되었으니 꿀이나 마찬가지지? "꿀은 유통기한이 없다"는 최 선생님 말씀을 믿고 먹었다. 아직.. 2022. 7. 4.
하늘을 보다 의리. 죽고 사는 것이 하늘의 뜻이니 처음 부음을 접했을 때는 솔직히 "너무 빠른 운명에 그저 안타까운 마음" 뿐이었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갈수록 문득문득 그녀의 얼굴이 떠오르며 맘이 아련하게 blog.daum.net 그렇게 집으로 돌아오니 저녁이 다 되었습니다. 110km 구간 단속 구간의 평균 속도가 56km였으니 서둔다고 서둘렀어도 평일에 왜 그렇게 정체가 되었는지 모르겠습니다. 아점을 먹고 출발했으니 도착과 동시에 긴장이 풀리고 허기가 집니다. 집에 들어가 폰 배터리를 잠시 충전하고 되짚어 나와 술상을 좌우로 정열하고 앉았습니다. 탁주 두 되와 삐루 한 병으로 술밥을 먹고 비틀비틀 집으로 돌아옵니다. 돌아오는 길, 하늘의 구름을 보며 생각했습니다. 그 하늘의 구름은 어찌 되었을까? '비가 되어 땅.. 2022. 7. 2.
잔잔하고 정갈한 밤. 서재 창밖 플라스틱 차양을 두드리는 빗소리가 너무 좋은 밤입니다. 음악을 틀어 놓고 술상을 봐 앉았습니다. 번쩍 눈을 뜹니다. 새로 세시 십분. 열어 놓은 현관문. 댓돌에 웅크려 자고 있는 삼월이. 무지개가 뜬 텔레비전, 발치로 밀어 놓은 술상. 여전한 빗소리... 눈을 뜨며 맞은 그대로의 어수선, 내 평상. 그 평상 위로 쏟아지는 빗소리에 잔잔하게 정갈해지는 마음. 그 평화를 잡고 빗소리를 바라보는 짧은 순간에도 모기 아줌마는 본능에 충실하고 있습니다. 더듬적거려 벗어 놓은 안경을 찾아 쓰고 현관을 나섭니다. 우산을 쓰고 물 넘는 곳은 없는지 여기저기 기웃거리는데, 삼월이가 총총 걸어 바깥채 제집으로 쏙 들어갑니다. 근래에 기억 없는 많은 비. 부엌문을 닫고, 현관문을 닫고, 선풍기를 서재로 들이며 생.. 2022. 6. 30.
밤새, 저 달이 내 맘을 대신한다고... 별은 지고 날은 밝고... [詩가 된 音樂] 달빛이 내 마음을 대신합니다 / 등려군 달빛이 내 마음을 대신합니다 당신은 내게 얼마나 사랑하는지 물었죠 내 마음은 진실되고 내 사랑 역시 진실합니다 달빛이 내 마음을 말해줍니다 당신은 내게 얼마나 사랑하는지 물었죠 sbs150127.tistory.com 2022. 6. 28.
똬리 유감. 글을 쓰며 밤을 날 땐 본의 아니게 취침나팔 역할을 하는 06:30분 알람. 잡부 나가는 날을 제외하고 요즘엔 원래의 설정대로 기상나팔 역할을 하는 날이 대부분이다. 언제부터인지 생체 리듬, 생활 습관이 아침형 인간으로 바뀌게 되었는지 확실치는 않지만, 헛바퀴를 돌아 바뀐 낮과 밤. 다시 한 바퀴를 돌아 제 자리를 찾으려면, 체력적 부담을 감내해야 할 만큼 의도된 결단이 필요한 일인데. 그런 수고를 부를 만큼 목숨처럼 그리운 얼굴도 잊혀가거니와 내 지금에 대한 불만은 헛된 욕심의 투정일 뿐이고 그렇다고 자성과 관조의 깃발을 깁기엔 아직 어둠의 바닥에 어푸러지지 않은 설익은 얼치기이니. 문을 열어 놓고 마당을 한 바퀴 돌고 들어와 간밤의 뉴스를 보며 꼼지락거리다 보니 8시가 넘었다. 밥벌이로 한주 고군분투.. 2022. 6. 27.
공연히 힘들다. 202206242703목 선영바람-20220624금mix김필-다시사랑한다면 -태환'청춘발전소'출판회. -라면, 치약. 영화 한 편 볼까했는데...깐드레의 불꽃은 꺼져가고...피곤타. 자자. 2022. 6. 25.
내가 잡고 있는 똥 라면 삶아 밥 찌끄래기 처치하고 뉴스 보다가 깜빡 든 잠. 오후에 비 예보가 있으니 오전 중에 부모님 선영 물골 날 곳은 없는지 살피러 다녀오려고 간만에 챙긴 아침이었는데, '이슬이나 마르걸랑 가야지' 생각한 게 남들 일어날 시간에 그만 잠들어버렸다. 밤새 서재 책상에서 절구질하던 몸이 이끈 본능이었지만, 모처럼 꿀처럼 잤다. 세수하고 용변 보고 '집 비설거지 좀 대충 하고 나가야지...' 꼼지락거리는데, 앵두나무 가지에 바람종 소리가 얹히며 비가 쏟아지기 시작한다. '이런... 글렀네...' 어차피 허리 상태도 개운치 않고, 한식 이후 걱정할 만큼 이렇다 하게 큰비가 온 적 없으니 반반의 심정으로 그냥 주저앉는다. 가끔 들이치는 비를 맞으며 오래된 집 마당 한 편 처마 아래에 커피를 타고 앉아, 나는 .. 2022. 6. 24.
古家遺憾 반나절 잡부 다녀와 아침에 잊고 간 물고기 밥부터 챙기고 화단과 화분에 물 주고 샘에 들어가 샤워 꼭지 아래 한참을 앉아 몸에 밴 화기를 식히고 속옷과 양말 빨아 널고. 요 며칠 술밥만 먹었으니, 설거지통에 몇 개 있는 접시 부담 없이 씻어 치우고 저녁 지을 쌀 씻어 놓고. 갑자기 잡힌 모임 참석하러 부랴부랴 집을 나섰습니다. 모임에 참석하고 돌아오는 길. 갈 때는 늦지 않으려 서두르느라 몰랐더니, 오늘 잡부 하다 삐끗한 허리가 시원치 않습니다. 자연스럽게 뒤로 빠지는 엉치와 끌리는 다리를 표내지 않으려 뒷짐 지고 로버트처럼 살살 걸어 돌아왔습니다. 씻어 놓고 간 쌀이 있긴 해도 밥솥 씻으며 덜어 놓은 바짝 마른 반 그릇쯤 되는 묵은 밥을 생각하니 꼴도 안 나고 귀찮아, 이차저차 중국음식점에 들려 짬뽕 .. 2022. 6. 23.
가혹하다 참으로 더웠던 날. 그래서 점심으로 냉면을 먹은 날. 그랬더니 오후 세 시 지나며 갑자기 손이 덜덜 떨리고 맥이 쪽 빠진 날. 그래서 음료수 한 병과 밀커피 한 병을 급하게 들이켠 날. 참으로 더웠던 날. 그래서 잡부 마치고 생맥주로 술밥 먹고 돌아 온날. 돌아와서 그냥 널브러져 누리호 발사 성공 소식을 알리는 뉴스를 턱을 빼고 바라본 날. 바라보며 "정치만 빼고 다 잘하는 나라"라고 자조한 날. 자조하다가 늦게야 샘에서 좍좍 물 뿌리고 들어온 날. 태양이 정수리에 걸리는 "하지"라고 불리는 날. 그러니 내 그림자도 없이 참으로 더웠던 날. 그래서 그림자 속의 유추에 대한 타협 없이 알몸인 나를 냉정하게 바라본 날. 그 초라한 모습을 담아두려 서재 컴 앞에 앉았다가 깜빡 졸은 날. 졸다가 목에 사례 들려.. 2022. 6. 22.
불알 수난기 오래된 집 마당. 나팔꽃이 차례로 펴 늘 그 모습이 되돌아오고 있습니다. 큰 놈, 중간 놈, 아기 손톱만 한 놈. 차례로 피고 이제 진홍의 왕나팔과 유홍초만 남았습니다. 참, 딱하게 세상 밖으로 나온 봉숭아도 꽃을 달았고요. 왠지 모르지만, 올핸 너무 나팔꽃다운 나팔꽃의 모습에 맘이 편치 않습니다. 동쪽만 바라보는 일편단심. 늘 그러했겠으나, 아무렇지 않다가 새삼 맘을 흔든 이유야 내 맘 어디 분명 있을 겁니다. 아마, 내가 꽃을 바라보며 서 있던 자리를 인식하지 못하고 꽃이 내가 서 있는 곳으로 피어난 것 같은 착각에 빠져있었던 것도 같고요. "지향성" 누구의 무엇으로 바뀌거나 바뀔 수 없는 본질. 무엇으로도, 누구도 대신 할 수 없는... 결국, 내가 해가 아니었다는 냉정한 아침. 서울 다녀올 생각에.. 2022. 6. 21.
흔적에 대한... 잡부 나간 아침. 저만치 둔 폰에서 자꾸 알림이 온다. '떵폰 배터리 닳으라고 누가 수작 부리는 겨?' 중얼거리며 확인한 SNS. 독자와 소통한다는 구실로 개설해 놓은 오픈 채팅방. "시"나 "창작"에 대한 입구나 출구에서 혼란스러워하는 젊은 열정들이 딱, 잊지 않을 만큼 노크하곤 하는데... 삐질삐질 땀을 흘리다 알림을 확인하고 나니 조금 부담스럽다. (...이미 검증된 교과서 유명 작가나 시인을 선택하면 쉬운 일인데...) '오늘 중으로 연락드리겠다.' 답신을 남겼는데, 잡부 마치고 술 한잔 걸치고 돌아와 씻고 어영부영하니 오늘이 다 가고 있다. 괜히 실없는 이가 될 듯싶어, 서둘러 그 시를 오픈하고 다른 방에도 올려놓고 내 방 주소를 보내주는 것으로 대신했다. '공인' '내 발자국' '흔적'의 의미.. 2022. 6. 17.
새터민 처가 가는 길 슬픔의 깊이를 아는 이여야 해학적일 수 있다. 더보기 우크렐라/서울구경 ※18:30~용두회※ ★~詩와 音樂~★ [시집 『바람 그리기』] 회덕역(懷德驛)에서 / 성봉수 회덕역懷德驛에서 / 성봉수 겨울을 밀며 남으로 가다 여기는, 애써 부정(否定)한 시간의 종이를 펼쳐야 하는 데칼코마니 볕을 찾아 나섰던 우리의 동행은 서로의 도착역을 향한 예정 sbs150127.tistory.com 2022. 6. 12.
우연한 환청(幻聽) 잡부 마치고 돌아온 마당. 오늘의 햇살에게 손 모둔 토란 잎 위에, 내게서 떠난 얼굴들과 각각의 의미로 우연하게 마주한다 잠시 쏟아진 정제의 빗물, 평상의 혼탁한 관계를 씻겨 내고 내 것이었던 인연의 사금(沙金)만 남겨 두었다. "그 사람, 그 이, 그 여자, 그 남자, 잊히거나 잊히고 있는 이, 살아있는 이, 이미 죽은 이 혹은 생사를 알 수 없는 이로 내 기억의 끝에 맺힌..." 그렇게 번뜩 마주한 얼굴마다 기억의 파도를 따라 닿게 되면 보이는 항구의 깃발 "애증(愛憎)" 모두가 한결같은 "애증" 잠시 그렇게 기억의 바다를 부유하며 쓸쓸해하다 일상의 내게로 돌아오는 오후. 먼 먼 하늘에서 울리는 환청, "너울이나 파도가 없다면 바다이겠는가?" "닿는 배만 있다면 항구겠는가?" "밤이 되어야 마주하는 .. 2022. 6. 10.
남해 여행(2022.06.04~05) 조용필-여행을떠나요 *독일마을-주차전쟁으로 패쑤. 귀갓길, 멀미 나서 뒤질 뻔했음. 촌놈 ㅋㅋㅋ ☆~ 詩와 音樂 ~☆ :: 플레이바에서 음원 다운로드 하는 법 (tistory.com) 루틴 '이쪽으로 오셔서 이렇게 찍으시죠?' "여기서도 찍고, 저기서도 찍고!' 촬영을 부탁받은 아줌니, 워낙 단호하게 말씀하시니 본인만의 루틴이 있으려니 했더니만... 괴물을 만들어놨다. ㅋㅋㅋ 2022. 6. 6.
시간의 파도 속 유체이탈. 지난 토요일. 아침 일찍 사전투표를 마치고 돌아온 나에게 종일 걸려 온 전화들. "투표하셨어?" 독려할 사람한테나 해야지, 나를 참 띄엄띄엄 아는구나... 일요일. 볕이 따갑기 전에 아침 일찍 종종거리고 서둘러 된장을 가르고. 주워 온(정확하게는 버리고 간) 컴퓨터용 스피커. 5.1 채널인 듯싶은데 우퍼와 보조 스피커 두 개만 남았다. 우퍼가 있으니 지금 쓰는 것보다야 나을 듯싶어 일삼아 벌리고 앉아 꼼지락거렸다. 노트북과 PC에 연결해 쓰던 다이소에서 산 두 개의 5,000원짜리 스피커 선을 잘라 연결 잭을 만드는데, 소면 굵기만 한 피복을 벗기고 실오라기 같은 전선을 연결하는 일이 침침한 눈 덕에 여의찮다. 그런 내 모습을 내 밖에서 바라보니 갑자기 짜증이 확 난다. "명품도 아니고, 이까짓 거 돈 .. 2022. 6. 1.
선순환여? 악순환여? 모든 영화가 후 녹음으로 제작되던 시절이었으니 실제 그의 목소리가 어땠는지는 모르지만, '야, 한국에도 이런 대형 배우가 있구나!' 감탄하게 했던 배우. 스크린에서 사라진 후, 그 무렵 성공한 다른 배우들처럼 '이민 가서 잘 자리 잡고 있겠지...' 혼자 추측하며 근황이 궁금했던 배우. 늦은 점심 먹고 설거지를 하는데 뉴스에서 흘러나오는 의 부음. '그랬구나...' 내 기억의 한 시대가 또 이렇게 갔다. 가수 조정현이 신일용의 친동생임을 처음 알았다. 그의 노래 를 틀어 놓고 하던 설거지를 마저 하는데, 가 되어버린 기억 속의 포말이 우르르 밀려온다. 바다가 보고 싶다. 오후 2시가 넘었으니 출발하기엔 너무 늦었다. [밤잠→이른 기상 →세 끼 식사] 요즘 밤을 나지 않고 잠이 드니 늦어도 6시 전에는 눈.. 2022. 5. 27.
"안물안궁" 이것으나~ 토요일. 여기저기 다닐 곳이 많은 바쁜 날. 전날 운명한 착했던 친구 문상을 위해 조복을 갖춰 입고 아침 일찍 나섭니다. '이게 뭐랴?' 차문을 여는데 햇살이 차오르는 뒷좌석에 덩그러니 놓인 먹다 만 방울토마토와 뜯지 않은 단무지. '하...' 대리운전까지는 이상 없었는데, 강가 술자리에서 남은 안주를 끌고 온 기억이 없습니다. '이거, 또 개 돼서 기억에 없는 염병 떤 건 아닌지 모르것네...' 어쩔 수 없이 잠깐 걱정은 되었지만 이미 벌어진 일을 어쩌겠습니까? 실수를 했다 해도 "기억 없으니 배 째"라는 답 밖엔 할 말이 없으니 그냥 툭, 털어버리고 차에 올랐습니다. 아무래도 전날 간담회에서 만난 일행 몇 분과 함께한 술자리에서 또 노열이 아저씨가 된 모양입니다. 더보기 오후, 축하객으로 함께한 인근.. 2022. 5.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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