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서' 카테고리의 글 목록 (4 Page)
본문 바로가기
반응형

낙서2168

베짱이 된 날. 여느 날과 같이 술밥상을 차려 앉았고. 냉장고에 삐들거리는 시금치 반 줌과 당근 반토막 남은 것 정리할 겸 돼지괴기를 볶었고. 여느 날과 같이 술상 발치로 밀어 놓고 피시식 잠들었고. 푸우며 도라에몽이며 어쩌면 빗자루와 고무나무 정령들까지, 구겨 버린 종이처럼 형광등 아래 찌그러진 나를 올라타 밤새 걸리버여행기 놀이를 했을지 알 수 없는 일이고. 그래서인지, 아구구구 신음을 내며 여느 날과같이 찌부둥둥한 몸을 살살 달래며 꿈도 아니고 생시도 아닌 시간에서 눈을 떴고. 여느 날과 같이 영등포역 노숙자보다 나을 것 없는 먼지투성이 옷 챙겨 입고 품 팔러 나섰고. 집에 돌아와 대문을 밀칠 때, 여느 날과 다르게 삼월이가 골목 끝까지 쫓아오며 반겨줬고. 여느 날과 다르게 일곱 시 조금 넘은 이른 시간에 밥상을 .. 2024. 3. 26.
백약이 무효허니 시간만 떡 사먹었됴다. 마지막으로, 새벽부터 아침까지 서재 컴을 업그레이드 이전 시점으로 복원도 해 봤으나 마지막 가능성도 허사. 이제 남은 마지막 방법으로 노트북을 열고 확인하니 마찬가지. 결국 공식적으로 확인하는 사망. 이 안에 담겼던 자료들이 하루아침에 떡 바꿔먹고 말았다. 웬만해서는 자료보관하는 성격이 아닌데, 발표과정이나 출판과정에서 내 의도와 다르게 내용이 누락되거나 윤색된 것, 그래서 내가 세상에 없고 기억에도 없는 언젠가 혹, 오해될 가능성이 있는 공적인 문서들과 미발표한 탈고시와 중요한 아카이브 자료들을 모아두었는데 떡 사 먹었다. "안전하게 대용량 외장하드로 백업해 두어야겠다"라고 늘 맘 언저리에 중얼거렸으면서도, 나태함과 게으름의 결과이니 유구무언이다. 하필 내가 세상에 나오고 한 갑자 회기한 올해 이리되었.. 2024. 3. 24.
삼용아, 조오껍띠기 술이나 묵으랏! 외출에서 돌아와 어영부영하다 보니 밥때가 지났다. 밥때라야, 배가 고프지 않으면 건너뛰는 것이 일상이지만 먹고 있는 위장약이 있으니 신경 쓰이는 것이 사실이다. 사실이어도, 밀린 약이 한 주먹이나 되면서도 말이다. '뭐랑 먹나?' '달걀찜을 먹을까? 말이를 해 먹을까?' 어느 것이 덜 귀찮을까? 고민하고 있는데, 삼월이 언니께서 제주 다녀온 아드님 기념품을 건네주고 가신다. '제주에 꿀단지라도 숨겨 놨나? 툭, 하면 제주 나들이일세...' 잘 되었다. 그냥 술밥 먹고 말면 되겠다. 서류 살펴볼 것이 있으니 찜찜하긴 했지만, 살펴볼 맘이 딱히 동하지 않으니 내 목구멍이 우선인 게다. 꺼내 놓고 보니 그럴싸하다. 미역국을 뎁히고, 달걀 두 개 풀어 찜하고, 안면도 파래 부침개인지 뭔지도 레인지에 돌려 잔을 .. 2024. 3. 24.
난장판! 많아야 기껏 하루 천 원 버는 방. 그거 모아서 땅 부자 될 일 없고, 방문한 시간 투자만큼 보상될 리 없어 영양가 없는 포스팅이니, 으쌰!!! ■ 의기소침(意氣銷沈) ┖기운이 없어지고 풀이 죽음. 202403202942목춘분 송창식-한번쯤 mix 양태환기타 아고... 눈 좀 붙이자. -by, ⓒ 성봉수 詩人 sbs090607.tistory.com 포스팅 안에 광고 설정을 하지 않았는데... 이게 무슨 조화 더냔 말이다? 포스팅 밖이야 자동 노출이니 십분 이해해 그렇다고 해도, 포스팅 안에. 그것도 폰트와 폰트 사이에 노출되는 이 광고는 도대체 뭐냔 말이지? 츠암... 난장판일세 쯥... 202403221547금 베토벤-소나타8번비창3악장(Beethoven_Virus-SonataNo8Pathetique3.. 2024. 3. 22.
으쌰!!! ■ 의기소침(意氣銷沈) ┖기운이 없어지고 풀이 죽음. 202403202942목춘분 송창식-한번쯤 mix 양태환기타 아고... 눈 좀 붙이자. -by, ⓒ 성봉수 詩人 2024. 3. 21.
그래, 믿자. 형은 구레나룻에 파뿌리를 매달고 할아버지가 되어 있고, 이쁜 아줌마셨던 어머님 얼굴엔 굵은 주름이 가득하다. 그렇게, 소원했던 시간의 기별은 각인된 빡빡머리 기억의 첩경을 뛰어넘어 서글픈 면경에 나를 마주 서게 했다. 이렇게 또 한 명의 친구가 자시하(慈侍下)가 되어 고아의 반열로 들어서는 문을 열었다. "쐬주 하나 맥주 세 캔" 객지 상가의 문상에 술 먹을 이가 나뿐이니 시간 늘릴 일 없이 간편하고 효과적인 일이다. 커피머신을 장만한 셋째가 이것과 저것의 캡슐을 내려 맛배기를 청한다. 취향에 따라 자의적으로 시간을 활용하고 여가를 취미에 배분할 수 있는 전제, "현실적 능력". 그 전제를 탄탄하게 딛고 선 셋째의 앞날을 생각하니 절로 미소가 지어지며 참 기분 좋다. 그러니 박으로 리필에 리필을 거듭해 .. 2024. 3. 20.
조현(調絃)의 밤. 베개를 옮겨 머리를 예전처럼 남쪽으로 돌려 누웠다. 무엇이 내게 "비정상의 정상화"라는 화두를 잡게 했는지 모를 일인데, 그 정상으로의 회기가 안 맞는 신을 신은 것처럼 너무너무 불편하다. 온몸이 굼실거리는 불편함으로 반은 잠들고 반은 깨어 뒤척이기를 반복하다가, 급기야 엉금엉금 기어 서재 의자에 앉았다. 한기 때문에 이따금 움찔거리기는 했어도, 두개골과 뇌막 사이를 기어 다니던 벌거지가 사라졌으니 맘과 몸에 이분화된 안락의 극단을 따질 일이 아니다. 지난 겨우내, 잠자리가 불편해 머리를 북으로 두고 잔 것이 8할. 그러니 시간이나 숙면의 정도로 따지자면 평상을 바꾼 그것이 오히려 평상이었고, 그랬으니 그것이야 말로 "비정상의 정상화"였다고 여기는 게 합당한 일일 텐데. 나는 왜 그 안에서조차 변화에 대.. 2024. 3. 18.
미친 거 아녀? '오늘 임원회여? 전체회여?' "전체 회의" '우띠... 고람 용코 없이 가야 것네!' 10시이니 늦어도 9시 반에는 출발할 터이니 서둘러야 것다. 요기라도 하고 나설 생각으로 식전약을 꺼내고, 날짜 확인하느라 고개 돌려 달력을 보니 다음 주에도 땡그라미가 그려 있다. ??? 혹시나? 폰을 열고 전달받은 단체 공지를 확인하니 다음 주다. 이런! 미친 거 아녀? 산골짜구까지 혼자 차 몰고 갔다가 뒤통수 벅벅 긁으며 되돌아왔을 생각 하니 원... ㅋㅋㅋ 나는 그렇다 치고, 대답해 준 사람은 또 뭐댜? 잠결에 받았나? 어쨌건, 한숨 때려야것다. 2024. 3. 16.
턱. 셋째가 퇴근하며 하사한 파이. 종이 상자를 막 여는 찰나 다급하게 건너오며 소리 지르는 삼월이 언니. "동작 그만! 동작 그만! 소고기 먹으러 갈껴, 동작 그만!" 첫 급여 턱을 내겠다고 돈 찾으러 은행 갔다는 셋째. ('신입 초봉이 얼마나 된다고 소고기여...') 옷을 갈아 입고 건너채로 가 돈주 돌아오기를 기다리며 앉아있는 식탁. 그 아래 덩달아 들어온 삼월이가 셋째가 사 온 턱받이인지 뭐시기인지를 두르고 눈알을 팽팽 굴리고 앉았다. ('지지배, 첫 봉급을 탔으면 부모님 빨간 내복을 사 와야쥐! 개새끼 턱받이가 뭐람...') 좋아하는 생간과 양도 기름장에 찍어 맛있게 먹고, 된장 찌개에 불린 밥으로 일정을 마감하려 몸을 앞으로 당기는데, 예상 못한 금일봉을 하사한다. 신입 봉급이 얼마나 되련만, 일생.. 2024. 3. 16.
바람 불어 좋은 날. 담배 사러 나선 김에 마트에 들러 이빨 빠진 찬장 채울 것들 이것저것 사 들고 돌아오는데, 거리에 부는 바람이 참 좋다. 과 체육복을 맞춰 입은 대학생 커플, 서로를 향해 갸웃하게 고개 기울이고 걷는 뒷모습이 사랑스럽다. 펄럭이는 여학생 머리칼이 보기 좋다. 바람이 좋다. 대문을 밀치고 들어선 오래된 집. 마당 저편, 이웃한 건물들 사이에서 눈부시게 산란하는 기울어진 해. 그 사이를 규칙 없이 제각각 유영하는 바람종의 둥근 파동. 바람 참 좋다. 부엌문을 밀치고 굴속 같은 실내로 들어서며 생각한다. '바람종을 곁에 둔 일은 내 일생에 가장 훌륭한 선택일 거야 ' 방금 사 온 식모커피를 급하게 타서 바람종 소리가 창을 넘어서는 서재에 앉아 담배를 문다. "바람 불어 참 좋은 날이다..." 바람 불어 좋은 .. 2024. 3. 16.
월광 소나타 듣는 개고양이 '나와 지지배야! 이 볕 좋은 날 안에 쑤셔 박혀 뭐 하는 겨!' 식탁 아래 홀로 칩거하며 빈 바깥채를 지키고 있는 삼월이. 소피보러 건너간 김에 밖으로 내몰았다. 작정하고 주무셨는지, 떼꾼한 눈으로 슬금슬금 기어 나와 온몸이 늘어지게 기지개를 켜고는 이내 햇볕이 내린 마당에 좌정하신다. 내 입에 넣을 것 챙기자고 꼼지락거리기는 귀찮지만, 약을 넣으려니 사전 작업은 해야겠고... 아점으로는 다소 이르고 점심을 또 챙기기엔 어중된 시간. 컵라면에 밥 한술 보태는 것으로 두 끼를 퉁쳤다. 식후 커피와 끽연하며 오늘 중 할 일을 셈하고 마당으로 내려서며 삼월이 우리를 살핀다. 부재중이다. '? 이 지지배가 어디 갔지?' 대문 쪽 골목을 살펴도 안 보이고, 혹 옥상에 올라갔나 살피니 문이 잠겨 있고? 요상타??.. 2024. 3. 15.
중첩(重疊) 점심을 먹고 현장으로 이동하는 노정. 평일인데도 불구하고 차도 앞까지 차들이 나래비하고 있는 식당. 트럭 조수석 차창에 턱을 괸 내가 만원인 그 식당을 빠르게 지나치자마자, 마법사의 주문이라도 걸린 듯 마주 오는 풍경이 저속 재생 화면으로 늘어지고 있었다. 그렇게 존재의 현상과 기억의 허상이 뒤죽박죽 섞이고 있는 것이었다. 그리하여 나는 존재와 부존재의 어느 것에도 초점을 맞추지 못하고, 굴절 이상의 심한 난시안(亂視眼)이 되어버린 것이다. 그것은 마치 입체영화가 조사되고 있는 은막을 보정 안경 없이 바라보는 것처럼, 어슷하게 겹친 분리된 물아(物我)를 경험하는... 참으로 쓸쓸하고 혼돈스러운 일이었다. 지금은 두부모 같은 건물을 올리고 지근의 팔자 난 땅은 모두 주차장으로 늘리도록, 대기표가 당연한 것.. 2024. 3. 14.
눕자. 발바닥 화끈거린다. 하루를 꼬박 눈 뜨고 있으니 그럴 만도 하지만…. 커피도 마셨고. 누워보자. 202403122657화 Tiny tim-The great pretender -by, ⓒ 성봉수 2024. 3. 13.
밥 묵자. 지난번 기름 두르지 않고 조선간장 넣어 끓인 맑은 미역국을 몇 끼 맛나게 먹었는데 딱 한 그릇 분량 남았다. 모처럼 입에 감기는 음식이니 더 끓여 먹어야겠다. 마른미역 한 줌을 또 담가 놓고 두리번거리다가 설 성묘 다녀와 잘라 놓은 북어포 대가리 생각. 조만간 얼음도 얼려야 하니 냉동실 정리도 해야겠는데, 이참에 차지한 자리 조금이라도 비울 겸 기왕 모아 놓은 것이니 육수나 우리기로. '이거 잘 못 넣으면 꿉꿉하고 씁쓸헌디...' ↘가위로 눈팅이와 아가미 주변 손질하고 흐르는 물에 한 번 씻은 후 마른 냄비에 청주 뿌려가며 한 번 덖어 미온수에 담아 두었다. ↘며칠 전 볼에 담가 두었던 시래기 건져다가 팍, 포옥 삶아 솥째로 다시 샘에 옮겨 두었고. ↘'이만하면 쓰겠거니...' 용기에 반만 덜어 놓았던 .. 2024. 3. 12.
세월은 갑디다. 콩 널은 마당에 비가 오거나 말거나, 도낏자루가 썩거나 말거나... 202403102920일 Pascal Letoublon-Friendships (Shuffle_remix) -by, ⓒ 霧刻窟 浪人 성봉수 2024. 3. 11.
냉정한 셈. 94+123+107+37=361ea 361ea÷3pc=120ea 2023y-1990y=33y 33y×365d=12045d 361ea÷12045d(361e÷33y)≧0.02ea(10ea) for, 10y(3650d)×10ea(0.02)≒100ea ∴100ea≒1pc (∵3pc=120ea) 삼월이네 큰집 초빙받아 짬뽕 한 그릇 얻어 잡수시고 어슬렁거리는 마당. 오래된 집 마당에 울려 퍼지는 바람종 소리. 동토를 건너온 봄의 씨앗을 흩뿌리는 소리. 어둠의 문을 나서며 손 놓아야 하는 것에 대한, 이별의 송가. 봄의 정령을 깨우는 단아한 두드림. 202403101418일 Boots Randolph-He'll Have to Go 하루 다 갔다. -by, ⓒ 성봉수 詩人 2024. 3. 10.
가스라이팅. 베지밀 한 팩으로 빈속을 도포하고 마주한 벗과의 술밥 자리. 사설 중 뒤통수에 닿은 업주의 추임새, "말도 못 해요, 한 단에 7천 원 하던 게 만칠천 원 해요!" 에 추임새를 얹어 두드리는 고수의 북 울림이 얼마나 크던지... 떨어진 파채 더 달라는 말이 쏙 들어갔다. 발걸음을 낚여 주저앉은 아파트 단지 한쪽 컴컴한 정자. 박카스 맛 젤리에 캔 맥주 하나씩. 공로연수 중인 벗은 한 학기 남기고 휴학하고 어학연수 준비 중인 큰아이와 군 복무 중인 둘째, 뒷바라지 끝나지 않은 자식들 걱정 보따리를 풀어놓는다. 라는 소신과 사이에서 어정쩡 양발을 걸치고 내뱉는 한숨. 아이들을 알아서 각자도생 시킨 무능력한 잉여 인간의 입장에서 딱히 등 두드려 줄 말도 없고, '"우리 때야 소 내고 자갈밭 팔아 뒷바라지해 주.. 2024. 3. 8.
남 우일 뻔하였네. 눈이 오신다는 예보. 경칩이 지났으니 귀한 봄눈이거나 겨울을 닫는 눈일 터. 그 서설을 맞고저 밤사이 세 번이나 뜨락으로 내려섰지만 내 그림자만 마주 보다 날 밝는다. 202403063041수 RWH - With Me Happy I'am Sorry _ ft. Lady Gaga(영화 'A Star is Born' ost에서) 이종섭 전 장관, 공수처에서 출국금지까지 해 놓은 상태인데 호주 대사에 임명했고 아그레망까지 받은 상태란다. 윤석열이, 진짜 앞뒤 없는 웃기는 짬뽕이다. 이쯤 되니, 앞뒤 안 가리는 동네 바보형과 남 눈치 볼 줄 모르는 MZ 의사들과의 한판 승부가 어찌 될지 궁금하네. -by, ⓒ 성봉수 詩人 2024. 3. 7.
돼지국밥 작년, 두 포기는 제때 제대로 순이 나오고 꽃도 곱게 피는데 나머지 한 포기와 한해 뿌리 번 또 한 포기와 잡부 났다가 캐와 새로 이식한 두 포기는 삐들 삐들 시원치 않아, '올 한 해는 꽃 보기를 포기'하며 모두 화단에 정식했더니... 비 오시는 경칩의 오래된 집 화단, 상사화의 새순이 쑥쑥 올라온다. 올해는 나비 날개 같은 그 여린 꽃잎이 제대로 벌듯 싶고, 내년에는 더 벌겠고, 그래서 후년에는 누군가의 울에 나눔을 할 수 있었으면 하는. 봄을 맡는 삼월이 개구리 꼼지락거리는 푸른 비린내가 나는 걸까? 새싹이 꿈틀꿈틀 땅을 가르는 새콤한 향기라도 나는 걸까? 오래된 집 마당 양달을 찾아 앉은 삼월이. 바람종 소리에 실려 오는 저만치 것들을 앞 sbs090607.tistory.com 저녁, 삼월이 언니.. 2024. 3. 6.
손꾸락으로 해를 가려? 어쩌다 보니, 보조 모니터에 곁다리로 열어 놓은 유튜브 창. 안동운(뚜껑-가발-을 벗겨 버려야 한다는 뜻으로 지은 이 별호. 내 개인적으로는 이 별명이 가장 맘에 든다), 촉새, 꽃게손... 기타 등등으로 불리는 한동훈 딴나라당 비데위원장의 C시 방문 라이브 방송. C시 방문이면 볼 것 없이 중앙시장이 뻔한 일정이겠고, 그곳에서 생업에 열중일 벗의 모습이 보일까? 일부러 틀어 놓고 흘끔거리며 끄적거리는데... 라이브 방송을 진행하는 극우(엄밀히 따지면 극우도 아니고 태극기 부대도 아니고 오히려 "나 아니면 다 틀린" 배척과 증오로 점철하며 가치관 형성에 실패한 내로남불 MZ의 성향이 두드러진...) 유투버의 극단적 맨트. '하... 젊은 놈이 왜 저럴까?' 탄식이 절로 나오며 듣는 내내 참 불편하다. 지.. 2024. 3. 6.
서성이다. 절구질은 일상이고 이젠 꿈까지 꾸니, 서재 의자와 나는 가히 물아일체 득도의 경지에 이르렀지 않은가? 비 나리는 아침, 기억도 없는 꿈에서 나온 나는 마치 유산한 산모라도 되는 것처럼 온몸에 뼈마디가 다 늘어지고 맥이 풀린 채 오래된 마당 추적이는 빗방울을 바라보며 멍하니 서있다 들어왔거니... 미역 한 줌 담가뒀다, 조선간장 심심하게 풀어 기름기 없는 깔끔하고 칼칼한 맑은국을 끓여 보아야겠다고. 그 바닷가를 서성여야겠다고. 202403050712화봄비나리는아침 그댄봄비를무척좋아하나요mix202302100328금봄비 셋째+2日 -by, ⓒ 성봉수 詩人 2024. 3. 5.
아침을 기다리며. 냉장고를 탈탈 털어 술밥상을 차려 앉아 아끼는 좋은 술로 잉여 인간의 하루를 접었다. 소변을 보고 건너와 밤새 헛 지름 태운 안방 전열기를 끄고 한 개비 남은 담배를 문다. 새로 네 시 오십 분. 밤새 혼자 떠든 텔레비전에서 애국가가 흐른다. 주섬주섬 점퍼를 걸치고 집을 나선다. 물기 머금은 포도. 불을 환히 밝힌 텅 빈 시내버스 첫차가 덜컹거리며 스쳐갔다. 담배를 사고 터벅터벅 시내를 한바퀴 돌아 돌아왔다. 또 오늘로 넘긴 어제치 위장약 두 봉을 바라보며 타는 커피. 봄이 발치에 머뭇거려도, 쉬이 오지 않는 아침. 202403030538일 장계현-잊게해주오 mix 바람종2023봄 바삭하게 마른 새 담배를 기분 좋게 물고, 모처럼의 습작 -by, ⓒ 성봉수 詩人 2024. 3. 3.
기억의 문을 열고... 사용하지 않던 SNS 계정을 복원하자 그 안에 저장되어 있는 모텔 발렌타인의 이미지. "모텔 발렌타인"의 글귀가 들어간 시가 떠올랐습니다. 모텔 발렌타인을 마주 보는 골목 편의점 파라솔 아래에서 끄적거렸던 시가 생각났습니다. 그런데, "모텔 발렌타인"의 글귀만 생각날 뿐, 시의 제목도 내용도 생각나지 않습니다. 출간한 세 권의 시집 목차를 열고 아무리 살펴보아도 "모텔 발렌타인"이라는 글귀는 찾을 수가 없습니다. "혹시, 누가 옮겨 놓은 것은 있으려나?" 구글링해도 허사였습니다. 출간한 책에 수록한 시는 원본 문서를 따로 보관하지 않으니 확인할 방법이 없습니다. 그래서 글을 포스팅해 두었던 카테고리를 열고 하나하나 확인했습니다. 지난한 일이었지만, 새로 찾은 이 기억의 장면을 그냥 버리기에 서운했기 때문.. 2024. 3. 2.
상대 속도. ↘3.1절 아침. 새벽 4시 무렵부터 바람종이 거세게 울기 시작해, '비가 오나? 비가 오려나?' 생각하며 잠자리에 들었는데 아침이 되어서도 여전하다. 정오가 찍어달리는 시간, 볼일 보러 바깥채에 건너갔더니 아무도 없다. '이것들이 나만 빼놓고 맛있는 걸 사 먹으러 몰려갔나?' 그러고 보니 부엌문 여는 소리에 마중 없던 삼월이. 거실에는 없었으니 방에 있으려니 문을 열었는데, 없다. 마당으로 내려 서 우리 앞에 허리 숙여 들여다보아도, 없다. '어라? 이것들이 증말 나만 빼고 개새끼까지 델꼬 나간 겨!' 마당을 가로질러 대문 쪽 골목을 바라보니 거기에 계시다. 대문 아래 틈에 코를 박고 똥구멍을 하늘로 쳐들고 엎드려 있다. 엎드려서, 길가에 오가는 오만 사람들을 참견하며 짖기에 신이 났다. '어휴... .. 2024. 3. 2.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