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서' 카테고리의 글 목록 (5 Page)
본문 바로가기
반응형

낙서2171

아침을 기다리며. 냉장고를 탈탈 털어 술밥상을 차려 앉아 아끼는 좋은 술로 잉여 인간의 하루를 접었다. 소변을 보고 건너와 밤새 헛 지름 태운 안방 전열기를 끄고 한 개비 남은 담배를 문다. 새로 네 시 오십 분. 밤새 혼자 떠든 텔레비전에서 애국가가 흐른다. 주섬주섬 점퍼를 걸치고 집을 나선다. 물기 머금은 포도. 불을 환히 밝힌 텅 빈 시내버스 첫차가 덜컹거리며 스쳐갔다. 담배를 사고 터벅터벅 시내를 한바퀴 돌아 돌아왔다. 또 오늘로 넘긴 어제치 위장약 두 봉을 바라보며 타는 커피. 봄이 발치에 머뭇거려도, 쉬이 오지 않는 아침. 202403030538일 장계현-잊게해주오 mix 바람종2023봄 바삭하게 마른 새 담배를 기분 좋게 물고, 모처럼의 습작 -by, ⓒ 성봉수 詩人 2024. 3. 3.
기억의 문을 열고... 사용하지 않던 SNS 계정을 복원하자 그 안에 저장되어 있는 모텔 발렌타인의 이미지. "모텔 발렌타인"의 글귀가 들어간 시가 떠올랐습니다. 모텔 발렌타인을 마주 보는 골목 편의점 파라솔 아래에서 끄적거렸던 시가 생각났습니다. 그런데, "모텔 발렌타인"의 글귀만 생각날 뿐, 시의 제목도 내용도 생각나지 않습니다. 출간한 세 권의 시집 목차를 열고 아무리 살펴보아도 "모텔 발렌타인"이라는 글귀는 찾을 수가 없습니다. "혹시, 누가 옮겨 놓은 것은 있으려나?" 구글링해도 허사였습니다. 출간한 책에 수록한 시는 원본 문서를 따로 보관하지 않으니 확인할 방법이 없습니다. 그래서 글을 포스팅해 두었던 카테고리를 열고 하나하나 확인했습니다. 지난한 일이었지만, 새로 찾은 이 기억의 장면을 그냥 버리기에 서운했기 때문.. 2024. 3. 2.
상대 속도. ↘3.1절 아침. 새벽 4시 무렵부터 바람종이 거세게 울기 시작해, '비가 오나? 비가 오려나?' 생각하며 잠자리에 들었는데 아침이 되어서도 여전하다. 정오가 찍어달리는 시간, 볼일 보러 바깥채에 건너갔더니 아무도 없다. '이것들이 나만 빼놓고 맛있는 걸 사 먹으러 몰려갔나?' 그러고 보니 부엌문 여는 소리에 마중 없던 삼월이. 거실에는 없었으니 방에 있으려니 문을 열었는데, 없다. 마당으로 내려 서 우리 앞에 허리 숙여 들여다보아도, 없다. '어라? 이것들이 증말 나만 빼고 개새끼까지 델꼬 나간 겨!' 마당을 가로질러 대문 쪽 골목을 바라보니 거기에 계시다. 대문 아래 틈에 코를 박고 똥구멍을 하늘로 쳐들고 엎드려 있다. 엎드려서, 길가에 오가는 오만 사람들을 참견하며 짖기에 신이 났다. '어휴... .. 2024. 3. 2.
오줌보 터지다. 잡부마치고 돌아와 씻고 되짚어 나가 앉은 술밥상. MZ세대 행동에 대한 유감으로 시작된 이야기가 대나무 말 타던 시절의 우리들 치기를 무용담처럼 회상하다가 "돌이키니 지금의 MZ세대와 별반 다르지 않았었다"는... 그렇게 앉은 찻집. 샷 추가도 하지 않았는데, 종이컵만 한 이쁜 도기에 가득 내 온 에스프레소. '어? 이상하다? 잔이 바뀐 거요? 샷을 추가한 거요?' "녜, 사장님께서 커피 좋아하신다고 많이 잡수시라며..." 모처럼 사람 냄새나는 기쁜 일이다. 일어나서 한잔, 점심 먹고 한잔, 잡부 마치고 돌아와 한잔, 이렇게 한잔, 집에 돌아와 또 한잔... 고맙고 고마운 배려였지만, 밤새 요강 하나를 가득 채웠다. 2월의 마지막 날. 시간이 어찌 이리도 빠르단 말인가... 202302290648목 Pa.. 2024. 2. 29.
허무한 동침. ↘내과: "잘 오셨습니다. 환자분 같은 상태에는 보통 두 달 정도는 잡수셔야 합니다" ↘신경외과:"이상하다? 왜 자꾸 재발하지? 요렇게, 요렇게 운동해 주셔야 합니다. 이러다가 오십견 오게 생겼는데요..." 호미로 막을 것 가래로도 못 막을까 봐 작정하고 나들이한 병원. 내과에서는 다시 한 달 치 약을 처방받았는데, "식전 약" 때문에 또 난감하다. 열흘에 여드레는 밤을 꼬박 새우니, 새우며 커피를 마시니, 도대체 "공복의 식전" 기준을 어디에 둬야 하는 겨? 신경외과, 벌써 네 번째인 주사. 이렇게 계속 맞아도 되는지 물어보니 "일주일" 지나면 괜찮단다. 그런 걸 보면 스테로이드제는 아니고 항생제 종류 같은데... '이러다 정말 수저질도 못 하것다'는 생각에 '오래전 무릎 손 봤던 D시 전문 병원에 다.. 2024. 2. 27.
따라하기. 분명 속이 비었는데 밥 생각이 들지 않는다. 식전 댓바람에 먹은 라떼의 포만감이 하루가 다 갔어도 가시지 않는다. 기만(欺瞞)하다. 발치로 밀어 놓은 저녁 밥상을 바라보며 부스스 눈 떠 왼팔을 꺾어 오른 어깨를 두드리고 주무르다가 담배를 물고 거울 앞에 선다. 거기, 푸석푸석 윤기 없이 거무튀튀한 거죽을 뒤집어쓴 남자 sbs090607.tistory.com '입 맛이 또 사라졌네... 이제라도 약 먹으려면 뭐라도 먹어야 하는데...' 무청 말린 시래기 걷어다가 무쳐 먹을까? 아니지, 된장 슴슴하게 풀어 국을 끓일까? 지난 초겨을 김장하며 옷걸이에 걸어 놓은 무청 몇 꽁다리를 가지고 기와집을 이리저리 짓다가 와르르 허물어버렸다. 삶고, 불리고 어쩌고... 아무튼 오늘은 늦었고 귀찮다. 부엌에 서서 냉장고 .. 2024. 2. 27.
매 맞고 사는 남편. 세 벌의 밥그릇과 세 벌의 수저와 쟁반 세 개. 그러니 "하루 한 번 설거지"를 기본으로 깔고 사는 취식 행위. 어떤 날은 하나 가지고 헹궈 쓰고, 똑같이 한 벌을 헹궈 쓰는 상황이라도 나머지 두 벌을 설거지통에 담아 놓고 한 주를 보내기도 하고, 어떤 며칠은 라면 냄비와 수저 한 벌로 보내기도 하는데... 설거지하다 보니 쟁반 하나가 사라졌다. 마침 정수기 물 뽑으러 건너온 삼월이 언니께 여쭌다. '혹시... 내 오봉 하나 바깥채로 가져갔는가?' "아뉴! 내가 이 방 물건 쓸 일이 뭐 있슈?" '이상하다? 하나가 어디 갔지?' 말꼬리를 채 되감기 전에 삼월이 언니께서 던진 표창이 뒤통수로 휘리릭 날카롭게 날아온다. "어이구! 이 건 뭐여?" '아...' 며칠 전 꽁꽁 언 김치 썰어 소분해, 녹으라고 내.. 2024. 2. 27.
그렇다. 내 손으로 밥은 떠먹어야 하니, 주사 맞고 처방받은 약 한 봉다리 들고 다이소 들러 "상쾌하고 은은한 풀 향" 디퓨저 한 병 사서 휘적휘적 돌아오다가 습관처럼 들린 방앗간. \바닷가에서_큰 별들. \너에게로 또다시_서영은. \사노라면_전인권. \비의 영상_해바람. \정 주고 내가 우네_조용필. \사랑이 지나가면_이문세. \House Of The Rising Sun_Joan Baez. 세상 구경 처음 하는 버즈 2프로를 타고 랜덤으로 흘러나오는 폰 저장 음악들. 갑자기 서럽다. 약봉다리를 들고 걷는 내가 서럽고, 곡기 구경 못 한 빈속으로 혼자 앉은 술자리가 서럽고, 흘러나온 음악이 서럽고, 흐르고 있는 "김명애의 도로남"이 서럽다. 온통, 된통 다 서럽다. 구질구질한 감정이 꿈틀거리는 것을 보면, 내 일.. 2024. 2. 26.
기만(欺瞞)하다. 발치로 밀어 놓은 저녁 밥상을 바라보며 부스스 눈 떠 왼팔을 꺾어 오른 어깨를 두드리고 주무르다가 담배를 물고 거울 앞에 선다. 거기, 푸석푸석 윤기 없이 거무튀튀한 거죽을 뒤집어쓴 남자가 주먹만 한 눈곱을 매달고 사방으로 뻗친 지푸라기 같은 머리칼을 하고 엿장수처럼 서 있다. 부엌문을 밀고 마당으로 내려선다. 기척 없는 개새끼. "쓰레빠도 그대로 있고, 안에서 자는가 보군..." 초록의 손가락들이 고무락고무락 올라오고 있는 오래된 집 마당이며 화단에 새 소식은 없는지 휘이 둘러본다. 비가 온다는 것을 알고 널었는지 널었는데 밤새 비가 온 건지 비가 오거나 말거나 걷지 않은 건지는 알 수 없는 노릇이지만, 막 잡아 벗긴 짐승에 가죽처럼 추욱 늘어져 빨랫줄에 가득 매달린 빨래들. (알 수 없어요...) 요.. 2024. 2. 25.
造花人生 큰아이 초등학교 졸업식 때부터였겠거니 생각했더니, 오늘 사진을 찾아 이방을 기웃거리니 중학교 졸업 사진의 꽃이 달라 그때부터는 아니었나 본데, 언제부터인지 아이들 졸업식마다 들려 있는 똑같은 조화. 노란 장미 조화 한 묶음을 사놓고서, 행사 때마다 장미 한 송이나 안개꽃을 보태 들려주다가 막내 고교 졸업식을 끝으로 집어던져 버렸던. 꽃다발이 다시 쓰임이 생긴 오늘, 생화 꽃다발을 든 손이 생경하다. 조화 꽃다발 사진을 찾아 방 안을 기웃거리다 마주한 잊고 있던 흔적. 내 뜨겁고 간절했던 진정의 시간은 먼지처럼 오간 데 없고, "대책 없이 어쩌다 네 아이 아비 되어 불기 없는 냉골에 손발 동상 걸려 퉁퉁 불어 터지게 한 루저"가 되어있었으니... 내가 디딘 걸음은 삶에 대한 절박한 경외감 없는 소비인간에 .. 2024. 2. 24.
봉구 씨의 하루 봉구 씨가 할 줄 아는 것이라고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다. 종일 추적이며 봄비가 내리는 오늘도 봉구 씨는, 대부분의 여느 날과 다름없이 이따금 사타구니를 벅벅 긁으며 가장 잘하는 것을 하다 보니 어느덧 반나절이 얼추 기울어가고 있었다. "아, 배고프네. 뭐 좀 먹을까?" 가장 잘하는 것을 하며 시간을 흘려보내도 어김없이 찾아오는 허기. 그럴 때마다 봉구 씨는 "에너지 총량(보존)의 법칙"을 떠올리며 신기해하고는 한다. 그러면서 그가 가장 잘하는 것에 대한 당위성을 스스로에게 각인시키는 것이었다. "그래, 배가 고픈 것을 보면 분명 에너지 소모가 있었다는 것이고, 나는 그만큼 뭔가를 했다는 증거일 테니 구태여 '식충이'라고 자학할 필요는 없는 겨!" 봉구 씨는 모아두었던 김치 꽁다리를 넣고 어제저녁.. 2024. 2. 21.
서양 하꼬방 이번 귀국 때야 5년 만에 처음 물어 본 숙소. "공용 공간으로 화장실 두 개와 주방 정도를 쓰는 에어컨 없는 쉐어하우스(sharehouse)" 오늘 검색해 살펴보니 맘이 편치 않다. 한 골목 더 들어가 그래피티(graffiti) 범벅인 곳보다야 험하지 않고, 정원 있는 개인 주택도 드문드문 섞여 있는 주거지역이라 다행이긴 하다만. 천상, 허름한 구도심 지붕 낮은 구옥에 사는 우리나라에 온 외노자들의 숙소가 연상 된다. 동네에서 제일 형편 없고 영락없는 하꼬방 같은 집. 내부의 사정이야 어떨지 모르겠지만, 내가 상상하고 짐작하던 것보다 더 열악하다. 이럴 땐, 내가 "돈 좀 많았으면..." 하는 생각이 절로 든다. "소도 비빌 언덕이 있어야 살아간다"는데, 타관 객지에서 맨땅에 헤딩하는 형편을 생각하면,.. 2024. 2. 21.
우수의 밤비에 눕다. '엄마가 먼저 대답해 주기를...' 입 다물고 있다가, "도착하고도 4시간 기다렸다가 국내선으로 환승한다"라고 했으니 이쯤이면 도착했겠거니 보낸 답신. 환승 터미널에서 보내온 사진. 원래 비행장이라는 곳이 그렇기는 하겠지만, 지평선만으로도 '참 넓은 땅덩어리구나...'는 생각과 '이제 어쩌면 그곳이 더 편하겠구나...'라는 생각. 그렇게 아이는 일상으로 돌아갔고. 모처럼 회주(灰酒)로 술밥 먹고 돌아온 이른 밤. 봄비 내리는 소리가 기똥차다. ★~詩와 音樂~★ [시집 『바람 그리기』] 봄비 / 성봉수 봄비 / 성봉수 봄을 앞선 첫 비가 오는 날 덕이네 막걸리가 만원이다 그놈에 첫째가 뭤이간데, 저마다의 첫 번째를 싸들고 술도가에 모여들었다 나는 시큼털털한 막걸리를 휘휘 저어 남의 것이 sbs150127... 2024. 2. 19.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 겨우내 따뜻한 바깥채에서 지 언니와 한 이불 쓰며 살이 통통하게 오른 삼월이. 정작 날이 따뜻해지니 밖으로 쫓겨나기 일쑤다. 아마도 또 털갈이가 시작되려는지 "털이 너무 빠져서 안 돼유!"라는 지 언니에게 쫓겨나는 게지만, 내가 보기엔 출근복에 하나 붙으나 열 개 붙으나 개털 범벅인 건 매한가지일 텐데 변심이 유난스럽다. 여지없이 쫓겨난 삼월이. 바깥채 화장실로 용변 보러 안채 부엌문을 밀치고 나서는데, 정체불명의 앓는 소리를 내며 날리다 난리. 이 지지배, 이젠 아예 로 내가 인식되어 있나 보다. "봉수 노인네! 얼른 문 열 거라 문 열어!" 봄이 왔는데 겨울로 쫓겨 난 삼월이. 이거야말로 춘래불사춘이 아니던가? ■ 似[人](人+以)닮을 사 / 닮다. 같다. 비슷하다. 흉내내다. 잇다. 상속하다. 보이.. 2024. 2. 17.
풍경. 설 연휴가 끝나고 갑자기 잡힌 잡부 일정. 치과 진료로 데마찌(てまち) 놓았던 일정. 경사진 절개지에 구불구불 딛는 4층 같은 3층 펜션 현장. 가파르고 턱이 높은 철계단을 낑낑거리며 자재와 공구를 나르다가 '피식' 웃음이 터져 나왔다. '오야, 어제 혼자 이거 나르느라 뺑이 쳤것네. 잡부 대기 중인 박 면장 부르지 않고 ㅋㅋㅋ' 평균기온이 4월에 해당하였다는 날. 땀을 피해 점퍼를 벗어 놓으며 내려다보는 풍경이 예술이다. "좋은 차에, 좋은 집에. 아무리 독일 머리라고 소문난 건축주지만, 어떡하면 이리 돈을 버는 겨?" 그리고 잡부 내내 머릿속에 토막 나 굴러다니던 음악 한 소절. 씻고 건너와 저녁은 먹어야겠는데... 멀국을 뭔가 먹고 싶은데... 귀찮다. 정수기에서 온수 한 대접 받아 간장 두 스푼,.. 2024. 2. 15.
뭐든지 혼자... 잡부 데마찌. 치과_임플란트 as. 79파운야드(79FOUNYARD) 디저트 카페_에소프레소 ... 그리고 짧고 건조한 사유. 202402131749화 클래식소품-소녀의기도&엘리제를위하여&즉흥환상곡mix 우체국 입구 목련나무에 물 오른 꽃망울. 겨울도 다 갔고 오늘 하루도 다 갔다. 쌀도 씻어 놓아야하고... -by, ⓒ 성봉수 詩人 2024. 2. 13.
설빔 가늠 없는 몇 해 전, 지방 쓸 종이를 한꺼번에 재단하며, '이 정도면 나 살아있는 동안은 너끈하게 쓰겠지...' 했었는데. 기제사용 종이는 아직 많이 남았는데 4대 부모님 한꺼번에 봉사(奉祀)하는 종이가 떨어졌다. 한 해, 설과 추석에 걸쳐 두 차례뿐이지만 4대 양친 모실 종이 양이 워낙 많으니 만만하거나 얼렁뚱땅 짐작했었나 보다. 시간 날 때 미리 준비해 둬야 수월할 텐데, 내가 나를 짐작건대 볼 것 없이 올 추석 목전에서야 허둥댈 것이 뻔하다. 세상사, 닥치지 않아도 알 수 있거나 짐작할 수 있는 일이 태반이기는 하여도 섣불리 단정하여 결론지을 일도 아니지 싶다. 주문한 커버 씌운 새 핸드폰도 손에 익었고, 별안간 새 운동화가 두 켤레 생겼고, 셋째가 건넨 합격증으로 설빔 제대로 갖춘 갑진년 설날... 2024. 2. 12.
잘 댕겨오세요. 도ㅑ지괴기 두어 근 끊고 씨암탉 챙겨 집사람 모시고 시골 갑니다. 갑진 설날, 똑국 많이 잡수시고요 개평에 쌈 나지 마시고 안전운전 하시며 잘 댕겨오세요. 세종시인 성봉수 합장. 2024. 2. 9.
닻을 올려라! 사랑하는 딸. 고생 많았고, 축하하고. 아빠가. 20240208목 U.S. Navy Fleet Forces Band-Anchor's Aweigh 2024. 2. 8.
씨불이다. 보내주신 굴비를 받은 후, 선배님 전화 받고 집을 나서 을 들고 몇 가치 담배 먹으며 담소 나누다가 친구 술청 전화 받고 자리 이동해 또 빨고 돌아오니 어두컴컴한 현관 앞 의자에 과일 상자 택배가 도착해 있습니다. 고맙습니다. 술자리에서 먹은 콩나물국. 시원하니 좋았습니다. 날이 많이 풀렸지만, 아직은 뜨끈한 게 쵝옵니다. 기다리던 아시안컵 4강전. 잇단 연장경기에 소진한 체력으로 애쓰는 선수들 모습이 딱하기도 했지만, "유효슈팅 수 0" ㅋㅋㅋㅋ 와우, 참 기막힌 일입니다. 라는 클린스만 감독에 대한 불만이야 저라고 다르지 않지만 각설하고욧. 가 특별하게 아쉬운 경기였습니다. 김 선수 한 명 빠졌다고 '와르르' 무너지고 우왕좌왕 갈피 잡지 못하던 수비진. 세상살이 더불어 살아가는 게 맞는 일이고, 혼자.. 2024. 2. 7.
정답:Because I Love You, ★~詩와 音樂~★ [시집 『바람 그리기』] 꽁치를 먹으며 / 성봉수 꽁치를 먹으며 / 성봉수 기억의 봉분을 헐고 썩은 살점을 헤집어 검은 뼈다귀를 골라내마 누가 나를 안아 차진 눈물 속에 가두었더냐 나는 누구의 입안에 머뭇거리다 잊혀지던가 먼바다의 파도 sbs150127.tistory.com 아버님과 준비하지 않은 황망한 이별을 맞고 원통한 눈물을 속으로 삭이던 무렵 밥상에서 쓴 이 시. 그리고 뜻밖으로 당신이 떠오른 오늘, 정신을 차려보니 마주하고 있는 고등어. 다 저녁에 술밥 먹으러 나서며 내게 묻기를, "알콜 중독자도 아니고 폐인처럼 매일 술이니 어찌 된 일이니? 미친 거 아니니?" 어쨌건, 전설처럼 잊힌 생선 비린내도 맛보았으니 되었다. (참, 냉동실에 굴비 남은 걸 잊고 있었네...) "겨울이 .. 2024. 2. 6.
봄이라예~~~ 입춘입니다. 겨우내 얼어 솟았던 오래된 집 마당이 녹아 가라앉고 화단 앵두나무 아래엔 성급하게 새 계절을 맞는 풀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그제 먼 바닷가 산 아래 어디로 잡부 나갔을 때, 불어오는 바람에 콧구멍을 벌려 킁킁거리며 어디쯤 오셨는지 두리번거렸던 봄. 이젠 오래된 집 그늘진 마당에도 닿는듯싶습니다. 며칠 전 남도의 치맛단에 일렁이는 바람이 예사롭지 않다 하시더니, 이 좁은 땅에 새 계절이 번지는 차이가 딱 이만큼이군요. 까마귀 소리가 들리는 봄이 오는 무각굴(霧刻窟) 오래된 집 마당. 서재 창밖 바람종 살강거리는 소리가 벌써 여우처럼 달라졌고요, 얼결에 밖으로 쫓겨난 삼월이가 바깥채 문 앞에 웅크려 앓는 소리를 내다가 엄살 떤 보람이 있어 셋째와 산책 나갑니다. 어쩌면 저리도 꼬리를 빨리 흔들.. 2024. 2. 4.
기억하다. 잡부 마치고 돌아오는 길. 서산과 예산 사이의 어디 들판에, 어둠의 물에 잠기려는 불티처럼 마지막 숨을 몰아쉬고 있는 고단한 하루의 숨 가픈 잔영. 화물차 조수석, 아무렇게나 닦아낸 지저분한 차창 너머로 그려지는 그 찬란한 소멸을 턱을 괴고 바라보다 문득, '허무하다' '보고 싶네...' ... '주말마다 산행하고 지리산 종주를 했으면 무엇하나...' '매일 반신욕 전에 108배를 올렸으면 무엇하나...' '잘 키워 출가시킨 두 아들 잘 살고 있어도 무엇하나...' "와, 갤럭시 S24 울트라 실물 영접 처음인데! 아들 잘 뒀네!" 탑시기 뒤집어쓴 누더기와 장화 신은 그대로, 여우 언덕에 도착하며 이내 자리 잡은 친구와의 삼겹살집. 아드님의 생일 선물 새 핸드폰에 대한 과한 칭찬에 이어, "요즘 박 면장.. 2024. 2. 3.
집으로. 예산 근처 어디쯤... 2024. 2. 1.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