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그/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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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꿈 꿔~! 오늘 하루는 어땠습니까? 아무 일도 없었나요? 저도 꼼지락꼼지락 하루 잘 보냈습니다. 끓여 놓은 죽으로 저녁 먹고 치우고 커피(먹기도 겁이 나네요. 속이 자꾸 뒤집어지니...) 타서 서재로 들어왔습니다. 우선 유튜브에서 캐럴 음악을 볼륨 최고로 틀어 놓았습니다. (라이브를 틀어야 광고 안 나옵니다^^) 오전 내 앉아있기는 했었어도, 서재의 정령들을 다시 깨우기 위함이죠. 불금 안부 올리고, 어제 못다 읽은 책 마주할 생각이었는데요. 유튜브에서 실시간으로 음원 따서 후작업 하다 보니 꼬박 두 시간이나 걸렸습니다. 막상 이어폰 끼고 음질 확인하니 모노라서 스테레오로 작업했고요. (작업하면서 보니, 판이 튀네요. 아줌마인지 아자씨인지 이 유튜버, 요즘은 LP음원을 사용하지는 않을 텐데???) 작업하고 올리려다.. 2023. 12. 9.
환자들의 천국. 술만 좋아하는 동네 바보형은, 바쁜 기업 사장들 몰고 가 떡볶이 처먹고 있고. 나는 전기 밥 솥에 죽을 쒔다. 흰죽이 참 잘 쒀졌다. 하다 하다 별짓 다한다. 환자가 이리 많으니, 정상이 아니다. 202312072958목대설 Pete_Tex-Tuff mix 비명 -by, ⓒ 바보 봉수 2023. 12. 8.
바뻣다 바뻐! 저녁 먹은 밥상 발치로 밀어 놓고 까뭇 잠들었다가 새로 한 시 반 번쩍 눈 뜬 후, 아침 여섯 시 반 김수미 아줌마가 걸진 욕으로 기상을 재촉할 때까지... '저녁약 먹어야지, 서재 온풍기 꺼야지, 이 닦아야지, 방에 들어가 제대로 자야지...' 의지로 눈을 떠 중얼거리다가 본능으로 스르르 감기를 거듭한 밤. '일어나야지와 자야지' 사이를 멈춤 없이 왕복달리기한 밤. 화분 아래 기대 놓은 등받이에서 미끄러져 40°쯤 꺾인 목을 하고, 반 만 넣은 장판 전원 덕에 열사(熱沙)와 빙판(氷板)의 혼돈스러운 시공을 쉼 없이 달렸다. 생면부지 이웃과 다툼을 하고 친구의 암 진단에 절망하고 사돈에 팔촌까지 등장하는 멈춤 없는 에피소드 사이의 왕복 달리기. 기실, REM 수면과 NREM 수면의 시소 타기를 반복했던 .. 2023. 12. 7.
고맙습니다. 오늘은 삼월이 언니께서 퇴근길에 팥죽을 사 들고 왔것쥬. 동지는 멀었는디? 먹으면서 생각했것쥬, "때깔 좋게 하는 것"과 "퇴마"중 어느 쪽일까? 어쨌건, 아홉 시 무렵 반을 덜어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첫 탄수화물 맛나게 먹었습니다. 팥죽을 건네며 디밀은 박스. 고맙습니다. 차려입을 자리 나설 때, 따뜻하게 잘 입것습니다. 202312052647화 4월과5월-님의노래 -by, ⓒ 성봉수 2023. 12. 6.
돼지 발에 땀나다. \배추 뽑아 다듬어 절이고. 뽑아 놓은 무, 상투 자르고. 그물망에 베베 꼬여 말라 붙은 하늘마 마른 덩굴, 일일이 가위질해 훑어 내리고. 배추 덮었던 부직포와 비닐, 빨랫줄에 널었다 개켜 치우고. 배추·무 길렀던 화분, 옥상 처마 아래로 열 맞춰 정리하며 탑시기와 흙, 쓸어 치우고. 속으로 쓸 파, 쪽파, 무 썰어 놓고. 남은 무는 박지용으로 숭덩숭덩 썰어 놓고. 황석어 젓, 대가리 떼며 지느러미 정리하고. 정리한 것에 추젓 보태 믹서기에 갈고. 씻은 청각 밥풀 만하게 칼로 조지고. 간 젓에, 해동한 마늘과 생강, 조진 청각 섞어 랩 씌워 놓고. 백김치 실고추 대신 할 당근, 실처럼 반 쪽 썰어 놓고. 찹쌀풀 한 냄비 쑤어놓고. 자정에 샘에 나가, 짜부라진 배추, 한 통으로 모아 뒤집어 놓고. \일어나.. 2023. 12. 3.
말리다. 베트남 빈대 묻어왔을까? 마당 처마 아래 빨랫줄에 걸어두었던 옷. 닷새 만에 세탁기에 돌렸고요. 돌리는 동안, 친구 전화받고 나와 점심과 차 먹고 돌아왔고요. 돌아와 세탁 마친 빨래들 다이소 대형 비닐봉지 두 개에 덜어 담아 집 나왔고요. 집에서 에스프레소 석 잔. 점심 먹고 찻집에서 또 한잔. 그리고 여기서 식모커피 한잔. 커피 엄청 먹고 있고요. 내일 내시경에서 착색된 창자 덕에 오해 살까, 걱정이고요. 오가며 지나치던 빨래방. 대가리 털 나고 처음 왔습니다. 오래된 집 마당에 잠깐 드는 시원치 않은 햇살도 그렇지만, 함께 빤 손바닥만 한 건넌 채 식구들 속옷 ㆍ양말, 옷걸이에 일일이 거는 일이 번거로워 5,000원 투자하기로 했습니다. 뱅뱅 도는 건조기를 바라보며 생각합니다. '내 축축한 가슴도 뽀.. 2023. 11. 30.
설렁설렁 부직포 한 겹으로 덮어 놓고 갔던 무. 여행에서 돌아와 살피니 가생이 잎이 시르죽고 살짝 얼음 들었다. 밤사이 예보가 -6℃이니 하루 벗겨 놓아 일어선 놈들을 다시 두 겹으로 덮어 놓고, 떨어진 혈압약 타러 집을 나섰다. 약 타러 가는 길에 섣달 초일 내시경 예약된 다른 병원 들러 문진 후 사전 약 받아 들고 여인숙 뒷골목을 담배 물고 쭈욱 걸어 병원 도착해 문진 없이 혈압약 처방전만 받아 나와 길 건너 시장으로. "아니, 액젓으로 편하게 담지! 뭐 하러 그걸 사유?" '황석어도 액젓이 있어유?' "황석어는 없지. 근디, 왜 마누라가 안 담고?" '없슈!' "이런... 그럼 그냥 사 잡수시지 않고?" '몇 포기 심어놨으니 어쩌것슈? 그냥 버리기도 거시기허고...' "하긴, 담아 먹는 재미도 있쥬" 김치통.. 2023. 11. 29.
자알 댕겨왔습니다~! 옥황상제로부터 선택할 지옥 종류를 배려받은 혼령. 맘에 드는 지옥을 선택하려고 걷다 보니, 똥물에 목만 내어놓고 커피를 마시고 있는 지옥이 보였겠다. "옳타커니, 비록 똥독이 올라 퉁퉁 부은 얼굴이지만 커피는 마실 수 있으니, 여기가 내 있을 곳이로구나!" 쾌재를 부르며 똥물에 들어가 따뜻한 커피를 받아 들었겠다. 그간의 노독을 풀며 옆에 있는 혼령에게 물어보길, "보시오, 커피는 하루 몇 잔이나 주오?" 이 말을 들은 혼령이 피식 웃으며 대답하길... "천 년에 한 번!" 그 말이 마치기 무섭게, 기다란 똥 막대기를 든 지옥사자가 외치기를, "휴식 끝, 잠수!" 방구들 잘 지키고 계셨습니까? ㅋㅋㅋ 육십 평생 처음으로 나간 조선 땅 밖, 이틀 동안 빡쎄게 돌아댕기다가 무사하게 돌아왔습니다. 떠날 때 그.. 2023. 11. 28.
지금 -2시간의, 다낭입니다. 여행 마지막 날입니다. 강과 바다가 함께 보이는 호텔 객실 베란다에 서있습니다. 밤 비행기에 오르기 전, 시내 투어 및 쇼핑 일정이 있는 날입니다. 그런 오늘 태풍이 온답니다. 그러니 비행기가 결항될까? 모두 다 한 걱정입니다. 나는 말고요. 지금 생각하니, 저가 소형 비행기이니 가능성 있는 얘깁니다. 뭐 그렇다는 얘깁니다. 2023. 11. 25.
여기는 빼뜨꽁. 커피, 진짜 짱! 202311230548(빼뜨꽁현재시각) Melia Vinpeal Danang Riverfront 36×× 객실 창가에서... -by, 성봉수 2023. 11. 23.
머피의 법칙. 불안하다... 했더니! 컴퓨터용 안경을 그냥 쓰고 나왔으니... 예전 쓰던 것 하나, 스페어로 가져오긴 했지만 다리 부러져 본드로 붙여 접히지도 않는 이 앵경을 어찌하나! 2023. 11. 22.
매우 위험한 선택. 태어나 처음 조선땅 밖으로 나가는 날. 묵은 빨래와 청소도 다 해 놓았고, 짐도 다 꾸려 놓았는데... 무엇을 신고 갈까 고민하다 선택한 운동화. 어느 해, 첫째가 아빠 생일 선물로 준 나이키 운동화. 아끼다가 똥 된 운동화. 버려야지... 버려야지... 하다가 버리지 못하고 있는 운동화. 그 운동화를 선택했습니다. 순간접착제로 수선해 신었는데 또 해진 밑창. 다시 정성을 다해 풀질합니다. 그곳이 우기이니, 빗길을 철벅거리면 혓바닥이 헬렐레할 일이 자명한데... 그냥 버려지느니, 외국땅 한 번 밟아보게 하면 버려도 서운함이 덜 할 일일 것 같습니다. 이제 길 나섭니다. 잘 다녀오겠습니다. 202311221714 김옥심-청춘가 -by, ⓒ 성봉수 2023. 11. 22.
에라, 모르것습다. 일어나 거울 앞에 서니 연거푸 며칠 푼 술에 얼굴이 쭈그렁 밤팅이 엿장수 영감이 되어 있던 오늘은, 삼월이 바깥채에 가둬 놓고 삼월이 언니 명 받아 떨어진 가스 시켰고요. 샐러드로 요기허고 커피 먹으며 폰 로밍신청 했구요. 장에 나가 마트로 난전으로 다이소로 이것저것 장봤구요. 소문에 의하면 마사지 받고 팁주려면 1$짜리가 필요하다니, 돌아오며 환전 조금 더 했구요. 환전하고 돌아와 어제 삶아 물 넘긴 토란대 소분해서 냉동시켰고, 삶아 냉동시켰던 토란 소분해 내 방과 바깥채 냉동실에 넣어 뒀고요. 어제 삼월이 언니 친정에서 가져온 무로 동치미 한 통 담가뒀고요. 토란대 삶았던 화덕과 솥, 녹슨 화덕은 철솔로 문지르고 방청제 뿌리고, 솥은 닦아 제자리에 원상복구 했구요. 삼월이 언니께서 떨어진 감잎 수북하.. 2023. 11. 21.
2023, 첫눈. 밤 고양이처럼 첫눈이 내린 아침 봉숭아 꽃물 드린 손톱을 바라보았는데 첫사랑의 기별은 올해도 오간 곳 알 길 없어 전설의 꿈속을 나는 나비의 가여운 날갯짓이었어 해 넘긴 창호지 속 꽃잎 같은 손톱을 바라보며 생각건대 상상을 내 것으로 믿고 사는 나 같은 사팔뜨기는 끝내 만나지 못할 일인 듯하니 그 붉던 어느 여름도 내 심장을 두드리는 열기로 남아있지 아니하였네 첫눈 나린 아침 그리움이 되지 못하는 서글픈 그대 잊혀가는 얼굴이여... ★~詩와 音樂~★ [시집 『너의 끈』] 잊혀진 것이 있었네 / 성봉수 잊혀진 것이 있었네 / 성봉수 잊혀진 것이 있었네 가지말란 한마디 끝내 말하지 못하고 내어 밀은 이별의 악수 별일 없듯 뒤돌아 서며 목이 아리도록 참아 내던 울음 행복하라 행복하라 한 잔 술 sbs15012.. 2023. 11. 18.
유배(流配)의 누옥(陋屋)에 비는 뿌리고... 증조모님 젯밥 올리고 정리해야겠다고, 어머님 기일에 쓴 향로와 촛대를 그냥 두고도 어이없이 그냥 넘겼다. 그러니 맘이 영 불편하다. 그래서 겸사겸사 선영에 다녀오려 했는데... 종일 비 오는 날. 그래서 집 나서지 못한 날. 몸은 물먹은 솜처럼 천근이고, 날은 우중충 을씨년스럽다. 다음 주 여행 떠나기 전 월동 준비하느라, 뽁뽁이 새로 붙인 거실 창에 커튼도 친 데다가, 서재 이중창도 안팎으로 모두 닫아 놓았더니... 빛 들지 않는 어느 산중, 이끼 뒤덮인 버려진 음산한 폐가의 골방 구석진 천장 거미줄에 꽁꽁 묶여 있는 것 같다. 그 을씨년스러움이 내 감정의 댐 한계를 훌쩍 범람해 콸콸 쏟아져 흐른다. 무겁다는 표현으로는 너무 가벼운 우울한 마음이, 찢어진 나뭇잎이 되어 그 물에 휩쓸려 이리 부대고 저리.. 2023. 11. 16.
아득히 먼곳. 님자, 잘 지내시는가? 명 떨어져 퍼질러진 물건 가는 길에, 산자가 금 치장을 하거나 말거나 관짝에 담기는 것은 다 똑같은 송장에 불과한 일이지만, 그래도 내 마지막을 놓고 "죽기도 지랄 같이 죽었다"라며 동네 사람이 끌끌 혀 차며 두고두고 입방아 찧는 일은 없어야 하는 일이지 않겠소? 세상사 어느 구름에 비 들었는지 모를 일인데, 육십 평생 조선 땅 밖으로 처음 길 떠날 일이 목전이니 어쩌겠소? 그리하여, 뒤져도 내 땅에서 죽을 요량으로 동하면 독감 접종이나 하고 말려던 맘을 틀어 지난 토요일 코로나 추가접종을 했소이다. 내가 생각해도 참 쓰잘데 없이 꼼꼼한 기우인 듯한데, 자존감의 단단한 껍질 속에 웅크려 터럭만큼도 추접해지지 않도록 부릅뜬 핏발 선 눈의 파충류. 실은 여리고 겁 많은 그 속살 같은 .. 2023. 11. 15.
앓다. 대가리가 깨질 듯 아파도 일단 '밤새 안녕'하지 않고 깨났다. 서재로 겨 들어가지 않고 오랜만에 노트북을 열었으니, 날이 버럭 같이 추워지기도 했고 예방접종에 몸이 휘지기는 한가 보다. 일단, 타이레놀 한 알과 소젖 한잔 따뜻하게 데워 먹고 건너채 화장실 가서 용변으로 화기 빼내고... 부직포로 덮어놓기는 했어도 밤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는 것이 며칠 계속된다니, 뽑을 만한 무는 뽑아 둘 걸 그랬나? 밀린 설거지 해야 하고. 어제 샘에 들여놓은 화분들, 오늘은 씻어 안으로 들여놓아야 하고. 창문에 뽁뽁이 붙여야 하고. 상황 봐서 돈 먹는 하마 전기보일러도 한번 돌려봐야 하고... 202311120648일 진주조개잡이 코로나 예방법종(모더나/백내과 4차?) 첫째 히터 서재로(백등유 20리터 3만) 둘째, 여.. 2023. 11. 12.
오야가 멸치회 잡수시러 머언 남해로 떠난 날. 치과에 들러 나사 심은 어금니 하나 본뜨고 곧장 되짚어 돌아왔다. 오래된 집 마당엔 아직 볕이 멀었는데, 옥상 그늘 속의 배추와 무는 하루가 다르게 속을 채우고 있다. 점심 알람이 울린다. 이제 라면 하나 삶아 먹고, 서둘러 밀린 원고 정리해 보내고 저녁 약속 시간 되기 전에 토란을 잡을 생각인데 맘 대로 아구가 잘 맞을지 모르겠다. 지구별의 봉수에게 온 존재의 터널. 누구도 그 끝의 세상을 알 수 없는 시간의 길. 오늘도 나는 지금의 발자국을 내디뎌 뚜벅뚜벅 걷는다. 202311081230수 윤수일-타인 치과 -by, ⓒ 성봉수 詩人 2023. 11. 8.
헤진 초리로 서성이는 이여! 건방진 얘기지만, 사실 오늘은 '관념의 배격'이 글 쓰는 이(학도나 전문 작가)가 삼가야 할 첫째 요건(이라고)으로 된 이유가 무엇이며, 그들은 왜 그걸 믿고 쫓고 있는가? 그렇다면 관념을 배격한 글이 시대에 끼친 영향의 명암과 그 크기에 대해 말하고자 했습니다. 그것이 과연 옳은 판단인가? 의 의문 또한 말입니다. 그러면서, 믿는 이에게는 "관념적인 글에서 벗어날 수 있는 현실적 조언"을, 믿지 않거나 고민하는 이에게는 "관념적인 글이 왜 필요하고, 그렇다면 인류문명 발전에 어떤 실례로 기여했는가!" 끄적거릴 생각였습니다. 잡부 다녀와 씻고 커피잔을 잡고 앉았다가, 술청 전화를 받고 어둑해지는 거리로 집을 나서기 전까지는 말입니다. 술밥을 먹고 구도심 집으로 향하는 굴다리를 지나서며, 왜 조용필의 노래.. 2023. 11. 8.
바람을 안고. 정리하지 않고 집어던진 어제에서 부스스 일어났다. tv 혼자 밤새 애썼다. 거울 앞에서 눈곱만 떼고 어둠의 가로를 나선다. 꼬리를 물고 지나가는 시내버스 첫차들. 역 앞 편의점에 들러 담배 세 갑과 식모커피를 사 돌아오는 길. 널브러진 은행잎의 가로에 불어오는 바람. 겨울에서 봄으로 오던 언제인 듯도 싶고, 첫눈 내리기 전 어느 가을인 듯도 싶고, 평상을 깬 일탈의 먼 여행에서 터벅터벅 돌아오던 때인 듯도 싶고, 밤새 술에 젖었다가 돌아오던 늘 아프던 젊은 날의 언제인 듯도 싶고... 언제인지 기억나지 않으나 분명 그 언제인가 그때 내게 불었던 그 쓸쓸한 바람... 잠깐에 불러낸 만 가지의 감정을 안고 걷는 거리가 갑자기 낯설어진다. "이 바람 안에서, 지금 내가 돌아갈 곳이 없다면 얼마나 처량할까?" .. 2023. 11. 6.
가을, 안타까우나 덤덤하게 지워지고 있는 얼굴처럼 억지 없이 떨어지고 있는 은행잎같은... 가을이 왔다는데, 가을인데... 가지를 쳐내 몽당 부엌비처럼 볼품없는 도심 은행나무 가로수와 이 계절을 맞다가, 도착한 잡부 현장. 올망졸망 조경한 나무들이 색색으로 맞는 진짜 가을이 나타났다. 지하 주차장의 현실 안으로 들어서기 전 마주한 그 짧은 풍경 동안, 깃을 세운 트렌치코트를 입고 고개를 숙인 여자가 가을 안으로 또각또각 천천히 걸어가는 뒷모습의 환영을 생시처럼 바라봤다. 잡부 마치고 집으로 향하는 평리 시민회관 옆 골목길로 꺾어지려는데, 길 건너 거기. 내가 서성이던 그 은행나무, 안타까우나 덤덤하게 잊히거나 잊거나 지워지고 있는 시간처럼 억지 없이 떨어지고 있는 은행잎들. 아... 변함없이 우리에 처박혀 칩거 중인 삼월이에게 귀가 문안 올리며 등을 쓸어주고, 옥상 올라가 배추에 물 주고 내려.. 2023. 11. 2.
똥싸배기 지지배 신도심 행사에 참석하고 돌아왔습니다. 집으로. #고운동? #아름동? #세종시립도서관 #1000 #한국잡지협회 sbs210115.tistory.com 더보기 "창밖으로 펼쳐지는 가을 풍경"에 몰입하고 싶어서, 집 나서면서 걸려 온 "같은 차편을 이용하자"는 배려를 마다하고 시내버스에 올랐습니다. 이동 거리가 30분 남짓으로 너무 짧아 "가을 풍경"에 심취하려던 의도는 실없는 것이 되었고요, 행사 시작 전 얼추 40분 전에 도착했습니다. 떠날 때 생각했던 대로, 전 층을 쭈욱 둘러봤습니다. 관련 도서가 비치된 4층 서가. 한 해 발간되는 시집이 얼마이고, 그중 '김소월에서 아무개까지...' 사랑받는 스테디셀러 만 해도 적지 않은 양일 텐데 비치된 양이 의외로 적어서 머쓱했습니다. 뭐... 시집이 다른 도서에.. 2023. 10. 26.
사진 한 장. 오전, 친구가 보내온 동영상. 얼마 전 고등학교 졸업 40주년 기념행사가 있었던 모양인데, 그때 사용한 동영상을 보다가 깜짝 발견하고 캡처한 사진 한 장. 나도 없는(정확하게는 다 태워버린) 이 사진이 행사 동영상에 우찌 실렸는지는 모르겠으나, 고2 체육대회 가장행렬을 마치고 찍은 사진인 듯싶은데... 보자마자 터져 나온 탄식, "에휴..." 술 마시며 개다리춤추면서 운동장을 한 바퀴 돌았으니, 많고 많은 군상 중에 술주정뱅이 역할이라니 하다 하다 별짓을 다 했네! 원. 그 나물에 그 밥이지, 그때나 지금이나 내가 어디 가것나? 쩝. 저기 진짜 술이 들어 있었으니, 진짜 대책 없던 꼴통. 진짜, 아휴다... 202310222828일 1980 팝 mix The Dooleys_Leif Garrett_Erup.. 2023. 10. 22.
궁상의 달인. '돈 떨어지면 쌀 떨어지고 보일러 기름도 떨어지더니..." 레인지 가스가 떨어질 때가 된 것 같으니, 밥솥이 고장 났다. 2주 전의 얘기다. 아무리 기다려도 김 빠지는 소리가 나지 않아 살피니, "내 솥을 어쩌구저쩌구..." 분명히 취사가 시작된 것을 확인했는데 그렇다. 바깥채에서 건너온 삼월이 언니, "밥이 여태 안 됐슈? 한 그릇 얻어가려고 했더니..." 설은 밥을 큰 냄비에 옮겨 담아 가스 불로 용을 써도 회생 불량. 한 번 하면 내 솥 꼭대기까지 해서 한 주는 너끈하게 먹는 양이니 적게나 했어야 죽이라도 쑤지. 그렇게 더걱거리는 밥을 다 먹어 치우고, 또 한 주는 아예 냄비 밥을 해서 용기에 소분해 냉동실에 넣어뒀고, 며칠 전 증조부님 제사 모시려 이밥 한 것 먹어치우느라 다음 주, 어쩌면 그다음.. 2023. 10.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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