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낙서/┖ 끽연1193 둘. 같은 행사에 두 번째 참석해서 실컷 웃고 마시고 두 시간 만에 귀가하니 손자가 차려 낸 점심 진지를 잡수신 어머님은 거실에서 연우는 안방에서 둘 다 오수에 취해있고 커피 두 잔과 담배 두 개비를 피우는 동안 돌쇠는 파리와 신경전 중이고 삼월이는 제 다리를 빨고 있는 두 년.. 2016. 4. 23. 시간의 원천. 텅 빈 거리. 해도 황사 안에 잠겨 선뜻 나서지 않는다. 내 오후 일정 때문에 어머님 투석시간을 오전으로 바꿔 6시부터 일어나 동동거리다. 내일도 같은 일정이 잡혀있는 것을 몰라서 이중으로 시간이 잡혀버렸네. 약속했으니, 안 갈 수도 없는 일이고……. 텅 빈 거리에 쪼그려 앉.. 2016. 4. 22. 아버지의 의자. 낮과 밤이 시간의 용수에 휘돌고 있는 오래된 집 마당에 앉아 투덕투덕 적막을 가르는 빗소리를 듣는다. 콩을 갈아, 기름이 동동 뜬 커피를 마시며 떠올리는 이 의자에 앉았다 사라진 옛사람의 얼굴. ……. 이렇게 하늘을 보았겠지……. 기억하지 않는다면, 온 것도 없고 간 것도 .. 2016. 4. 20. 고추장 담근 날. 밤 사이 수도 없이 변소 출입을 하신 어머니. 혹시 낙상이라도 하실까? 선 잠을 잤더니 몸이 두드려 맞은 것 같다. 연우가 기숙사에서 왔지만 내 방으로 건너오지 않고 안채 거실에서 잠든 것이 다행이 되었네. 누님께서 어머니 점심 모시러 오신다는 기별을 다음으로 미루게 하시.. 2016. 4. 16. 바람 종 2. 장 봐서 부리나케 집으로 와 떨어진 요플레 만들어 2층 볕 드는 곳에 올려놓고, 쇠고기 두 근 돼지 한 근 섞어 어머니 잡수실 주물럭 만들어 재워놓고 낼이나 모레 된장 뜰 독 닦아 엎어놓고 고추장 쓸 거품기 찾아 닦아 놓고……. 장을 보다, 수공품이라 쓰인 바람 종이 싸길래 하나 사다 .. 2016. 4. 15. 기억, 그 성스러움. 정형외과에 들러 어머니 발톱 뽑은 자리 드레싱하고 다시 병원으로. 급하게 종종거려서인지, 병원에 내려놓은 커피가 너무 맛있다. 어머니 투석 처치가 안정된 오후 무렵, 떨어진 원두커피 대신 믹스 커피를 한잔하려고 봉지를 들었다가 점심 무렵 먹었던 맛난 미각의 기억이 퇴.. 2016. 4. 8. 어쩌나, 꽃이 진다. 안채 부엌 창을 넘은 형광등 불빛. 오늘따라 편안한 어둠. 오래된 집 마당에 꼰 한 쪽 발을 처마 밖으로 내어놓고, 유익종의 사랑하는 그대에게 와 함께 듣는ᆞ맞는 빗소리. 비……. 종일 포트에서 달궈져 탕약이 되어버린 커피도 맛나다. 어쩌나? 아직 어머님 벚꽃 구경을 못 시켜 .. 2016. 4. 6. 소소. 곤하게 주무신 어머니. 늦다 싶은 아침을 먹고 치우고 장독 뚜껑 열어 놓는 동안 어머님 안부를 묻는 누님의 톡을 받고 모처럼 콩을 갈아 커피를 내려먹고 어머님 거소자 투표용지와 원고를 담은 두 통의 등기를 받고…. 배부르게 배를 채운 돌쇠는 사골 후식을 아작거리고 삼월이.. 2016. 4. 5. 춘래불사춘. 여기저기서 건네오는 봄소식. 근교 조천변에도 벚꽃이 벌기 시작했다는데…. 어머님을 두꺼운 잠바와 털모자와 장갑으로 꽁꽁 싸매 집을 나서는 나의 4월. 봄도…. 벚꽃도…. 남의 일인듯싶다. 장날. 총선에 나선 각 당 유세 차량의 소음들. 푸성귀와 화초 모종이라도 사다 심을까?.. 2016. 4. 4. 달달함이 고픈 날. Pete Tex의 Tuff를 연속 듣기 하며 잡은 첫 커피. 개 사료를 사러 마트에 들렀다가, 광천수와 천연 사이다를 놓고 고민하다 천연 사이다를 한 병 사 들고 왔다. 애써 구매해 본 적이 없는 탄산음료. 내 안 어디에선가 달달함이 고픈 모양이다. 맘에 우울함이 몸으로 배어들었나 보다. 영.. 2016. 3. 31. 슬퍼하지 마./ 이승희. 사랑할 수 있을 때 사랑해야 해 서로 후회하지 않도록 ……. 용서할 수 있을 때 용서해야 해 가슴이 아프지 않도록 차라리 그것이 속 편한 거야 이제 슬퍼하지 마. ……. 종일 윈드벨이 거칠게 울더니 바람에 비가 배어있다. 오래된 집 마당 구석에 앉아 백열 외등을 바라보며 이승.. 2016. 3. 29. Ticket To The Tropics 병원을 다녀와 먹고 치우고 어머니 이 닦으시는 것과 잠자리까지 챙기고 커피를 한잔 타서 마당에 앉았는데, 갈라진 하늘에 빛이 남았다. 해가 길어지긴 한 모양이다. 커피와 맛난 담배와 윈드벨 소리가 어우러지는 제럴드 졸링의 Ticket To The Tropics를 듣는다. 그때, 나이트클럽에서.. 2016. 3. 28. 일광욕하는 노파 2. 점심을 잡수시고 커피를 드시고 따스운 볕 아래서 비타민D를 합성하고 계신 어머니. 빈집. 어머니 발치를 지키며 듣는 정목 스님의 바람 부는 산사. 간간이 음악을 아우르는 처마 끝 윈드벨의 느릿한 공명.... 2016. 3. 27. 되다. 엄마 허리춤에 매달렸던 어깨가 뻑뻑하다. 얼음을 하나 꺼내 어머님께 먼저 드리고 저녁 잡수실 때까지 푹 주무시라 자리를 봐 드리고 나와 천연 사이다 한 잔을 따라 단숨에 마셨다. 윈드벨의 울림이 점점 커지고 하늘은 내려앉는다. 비가 온다더니……. 이제 저녁에 모임 한군데.. 2016. 3. 17. 그리움. 내판에 들어서면서부터 창 쪽으로 몸을 고쳐 앉으신 엄마. 그렇게 부강역을 지나 신탄진을 지날 때까지…. "우리 연우가 보이려나…." 2016. 3. 17. 오늘에 닿은 이별, 이 또한 지나가리라. 늦게야 새끼가 없어진 걸 안 모양입니다. 부엌에서 그릇 달그락 소리만 들리면 집 밖으로 뛰어나와 낑낑거리던 먹신 삼월이가, 부엌 문을 밀치는 소리가 나도 집 안에 틀어박혀 퀭한 눈을 하고 시름에 잠겼습니다. 삼월이 언니는 어제 퇴근길에 개전에 들러 우리 안에 갇힌 두 놈.. 2016. 3. 15. 이별은 슬프다. 장날. 바람이 가끔 차갑게 불어도 볕의 온기는 시간을 거스르지 않습니다. 아침에야 어머님 국이 간당 거리는 것을 알았습니다. 투석이 시작되고 병원에서 바로 나와, 장어와 낙지와 생 표고 오천 원어치를 마수걸이로 넉넉하게 받아들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미역을 물에 담가.. 2016. 3. 14. 상록의 그늘. 사철 푸르다는 것, 일관에 대한 부러움도 이 계절 앞엔 그늘이 될 듯싶다. 겨우내 문을 닫고 혹독하게 제 안으로 침잠돼보지 않고는 새 햇살에 대한 감사의 크기가 얼만큼이나 될까? 광대무변의 대 운행의 관점으로야, 새롭다는 것 자체가 말장난이긴 하다만……. -20160312토세종도.. 2016. 3. 13. 바람의 종. 어제 천냥샾에서 사온 장독 커버가 작다. 어머니 안정되시는 것을 확인하고 몇 군데 매장을 돌아 크기가 맞는 것을 찾았다. 집으로 돌아와 아침에 뚜껑을 열어 놓은 간장독 양파망을 걷어내고 새것을 씌웠다. 아침, 어머니의 찬거리가 궁색하다. 매일 드시는 고기가 물리셨을 것 같아 .. 2016. 3. 11. 눈 오는 밤. 아침. 신도심 미팅 후 점심. -윤정, 엄마 점심. 장. 어머니 주물럭과 북엇국. 내 군 달걀. 저녁. 티비. ……. 라면. 그리고 눈. ....알파고 2연 불계승. 2016. 3. 11. 사진 한 장을 들고... 장날. 개전에 가서 삼순이와 삼식이 낼 것 물어보니 늦어도 한 달 보름 안에는 가져와야지 큰 건 안 사간다고 당장 가져오라는데, 서운한 맘이 들어 다음 장에 가져온다 했다. 5천 원에서 만 원 준다는데…. 필요한 사람 있으면 그냥 분양하면 좋을 텐데. 달걀 한판과 북어 채를 덜.. 2016. 3. 9. 봄이 오는 소리. 어머님도 나도 두꺼운 목도리를 벗고 스카프를 두르고 병원으로 나섰습니다. 겨우내 보이지 않던 과일 행상 손수레가 다시 자리를 잡고, 속옷 가게의 마네킹 부부도 연분홍빛 팬티를 입고 햇살을 맞습니다. 사람들의 걸음은 경쾌하고, 나는 하늘을 올려보는 횟수가 많아졌습니다... 2016. 3. 7. 얼렁뚱땅 장. 아침을 먹고 장을 담가 독 뚜껑을 덮어놓고 내려와 점심을 먹고 오래된 집 마당 한 쪽에 앉아 봄 햇살이 청량하게 부서지는 모습을 바라보며 끽연과 커피와 함께 듣는 김인배 트럼팻 연주, 석양. "된장 담그는 거 아녀요? 간장은 작을 거 같은데?" '…….' 며칠 전 어머님을 .. 2016. 3. 6. 자자. 다섯시가 넘었네.. 장 담기로 한 날인데. 피곤하다. 자자. 2016. 3. 6. 이전 1 ··· 43 44 45 46 47 48 49 50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