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서/┗(2007.07.03~2023.12.30)' 카테고리의 글 목록 (17 P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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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서/┗(2007.07.03~2023.12.30)476

소지 조상 덕 삼대 잇는 집안이 없다는데, 변변찮게라도 육신을 부지함은 모두가 조상님께서 쌓아 놓은 은덕입니다. 오늘 이 누옥에서 따스운 밥과 정화수로 감사함에 무릎 꿇고 조아립니다. 미혹한 우리 종간나들 밤길 홀로 걷게 되는 날, 적막강산 고립무원의 맹자 되어 길 잃지 않도록, 우렁찬 호랑이 눈으로 앞서 등불이 돼주옵소서. 부디 어여삐 살펴주옵소서. 202009163015수 더보기 모든 것이 죄스럽다. ☆~ 詩가 된 音樂 ~☆ 그리움은 가슴마다 / 문주란 그리움은 가슴마다 ... 애타도록 보고파도 찾을 길 없네 오늘도 그려보는 그리운 얼굴 그리움만 쌓이는데 밤 하늘의 잔별 같은 수 많은 사연 꽃은 피고 지고 세월이 가도 그리움은 가슴마다 사무 sbs150127.tistory.com 2020. 9. 17.
半神半人 "현재는 조금 일찍 온 미래야. 현재의 모습이 미래의 네 모습이라고." -"조금 억지 아냐?." "아니, 지금 바뀌지 않으면 미래는 안 바뀌어. 정직하고 순수해서 좋아. 하지만, 그걸로는 이길 수 없어." -"왜 이겨야 돼?. 내 경쟁상대는 나야. 나 자신하고 싸워서 이길 거야!." "자신하고 왜 싸우니?. 내가 날 왜 패니?. 그러다 다치면 누가 물어줘?, 내가 패고 내가 병원비 내냐?." -"듣고 보니 그러네..." "그렇다니까! 싸움은 남하고 하는 거야." -"난 누굴 밟으면서 올라가는 경쟁 싫어." "경쟁이 싫은 게 아니라 경쟁에서 뒤처질까 봐 시작도 안 하겠다는 거야, 그걸 이겨 내야 돼!." 일편으로 생각하면 구구절절 옳은 말인 것 안다. 우는 아이 떡 하나 더 주는 게 만고불변의 진리인 것도.. 2020. 9. 16.
오늘 한 일. 밥 먹고, 똥 싸고. 오후 늦게 빨랫줄에 옮겨 널었던 침낭 걷어다 두드리고 단 풀린 곳 다시 꿰매 개켜서 서재 서랍장 꼭대기에 집어던지고 끝. 뜬금없이 이름을 누볐다. 누비면서, '내 언젠가 이 자루 안에서 얼어 죽으면 이 이름을 보고...'라는 생각을 했다. '시방 내가 뭐 하는 것이냐?' 뭐가 떨어질라 字를 쓰다 말고 바늘을 걷고 쓰던 실밥을 뜯어냈다. 하긴, 쓸데도 없는 거 떨어져 봐야 별일 아니다. 맘 바뀌면 언제고 다시 쓰기로 하자. - [개인 보급품에 실로 주기 번호 새겨 넣기] 논산 신병교육대에서 제일 처음 하던 일.- - 요즘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조만간 아드님이 해야할일.- . . . 인척, 생각을 생각으로 덮었지만. 탈피 ' 나..가지고 싶은게 있어 ' " 뭐? " ' 침낭. 비싼것 말.. 2020. 9. 14.
비 오는 날의 청승. 일요일 늦은 오후, 목구녕 거미줄 걷어내려 들어 간 부엌. "삼월이 사료가 간당거린다"라고 이틀 전에 들은 것 같은데, 사료 봉투가 비었다. 그렇지 않아도 요즘 먹는 것이 통 시원치 않은데 먹든 안 먹든 말 못 하는 짐승, 내 게으름으로 배곯게 할 수 없어 손구루마 끌고 마트로 나서려는데 비가 뿌린다. 잦아들 때를 잠시 기다리다 영 아니다 싶어 차를 끌고 나섰다. 어차피 시동을 걸었으니 배터리 충전의 효율이라도 건질 겸, 맛있는 커피-온 커피가 먹고 싶었지만 마트에 판매하는 상품이 없어 그냥 '조지아 콜드브루'-한 병을 사 비 오는 용암 저수지 둔덕에 들러 담배를 먹으며 음악을 들으며 떨어지는 빗방울과 저수지의 물결을 하릴없이 바라보며 이런저런 생각 속에 청승을 떨다, 날이 어둑해지고 빗방울이 굵어져서야.. 2020. 9. 7.
너 땜에 내가 미쳐! 밤새 바람 무섭게 불더니... 눈 좀 붙이려고 누운 아침, 머리맡에 털 뭉치가 눈에 들어온다. "뭐지? 꼭 털모자 방울 같은데?" 벗었던 안경을 다시 챙겨 쓰고 살피니... "너 땜에 내가 미쳐!" 바람이 어찌 무섭게 불던지, 거실 문을 향해 선풍기를 틀어 놓았어도 허사였나 보다. 마치 탈곡 마친 마당에서 바람에 뭉친 짚 터럭이 이리저리 굴러 다니는 것처럼, 댓돌에 좌정하고 주무신 고삼월 여사님의 털이 테니스 공 만하게 동그랗게 말려 굴러다니다 내 머리맡에 이르러 딱 걸렸다. 오후엔, 보다 못해 비를 들고 댓돌 근처를 쓰는데 온통 털 투성이. 분위기 파악 안 되는 고삼월이는 뭐가 뭔지도 모르고 꼬리를 살랑 거리니, "너 땜에 내가 미쳐!" 날일 나가기로 한날. 술 한잔 걸치고 돌아와 10시 조금 넘어 작.. 2020. 9. 4.
풀피리 부는 아이들 건너 채 화장실에서 용변을 보고 오다가 벽 한쪽에 걸린 아이들 액자에 눈이 갔습니다. 며칠 전 냉장고를 새로 들이며 손을 탔는지 우각 나 있습니다. 벌어진 액자 틀을 바로 잡으려 떼어냈더니, 때가 고질 거리는 게 볼상사납습니다. 떼어 낸 김에 청소도 할 생각으로 안채로 들고 건너왔습니다. 액자를 손 보기 전, 잊기전에 약부터 챙겼습니다. 어젠 아버님께서 잡수시고 가신 밥을 먹을 때까지 종일 목구멍에 거미줄을 쳤으니, 약도 이틀만에 먹습니다. 분해한 액자를 구석구석 꼼꼼하게 닦아 다시 조립하고 나니, '그자리 걸어놓아야 내가 닦기 전에는 또 꼬질 거리고 때가 탈 텐데...'라는 생각이 들어 그냥 안채에 걸어두기로 했습니다. 그대신, 두 개이던 가족사진 하나를 떼어 바깥채 그 자리로 옮겨 달았습니다. "풀피.. 2020. 9. 3.
산 바람 강 바람 내일이 아버님 기일. 큰 태풍이 올라온다니 겸사겸사 선영을 찾았는데, 헐... 요 며칠, 폭우가 있긴 했지만 심각하다. 오가며 삽을 씻던 옹달샘처럼 물이 흐르던 곳. 바위(인 줄은 이번에 알았다) 밑동이 다 드러나도록 큰 물길이 났다. 졸졸졸 나던 소리가, 콸콸콸로 바뀌었다. 화면상으로는 별 것 아닌 것 같아도... 산으로 오르는 입구에 도착하니 여기도 큰 물골이 내리 패어 있다. 지난 장마 후 또 태풍이 온다는 소식에 다녀가며, 과하다 싶도록 물골을 잡아 놓고 갔어서 큰 염려는 하지 않고 있었지만... 이쯤 되니 버럭 걱정이 앞선다. 윗대 산소부터 살펴보아도, 물골 잡아 놓은 곳이 많은 비를 잘 소화하고 생각대로 크게 쓸리거나 훼손된 곳이 보이지 않아 한시름 넘겼다. 토질이 석별인 것이 이런 때는 또 .. 2020. 9. 1.
양 꼬리를 잡던 날. 더웠던 날. 날일을 마치고 돌아왔다. 초야에 있을 조부님 제례를 위해 시원한 맥주 한잔을 마다하고 돌아왔다. 얇아진 허벅지. 그 불식 간의 근 감소처럼 몸 어디인들 다름이 있을까? 정조 중에는 몰랐던 실체가 일상에서 벗어나 떼어 놓은 한 발짝만으로도 맨몸으로 드러난다. 똥꼬에 방울토마토가 열렸다. 고통스럽다. 퇴주 그릇에는 손도 못 대고 마지막 제례주 한 잔의 음복으로 기일을 접고 안방으로 건너왔다. 티브이 앞 맨바닥에 쓰러졌다 아침을 맞았다. 방울토마토가 팥알만큼 줄어들고 고통도 그만큼 사그라들었는데, 차가운 등에 높게 밴 베개. 오른팔이 저리고 떨린다. 줄어든 꽈리의 고통이 목을 거쳐 팔뚝으로 옮겨져 있다. 자크 오펜바흐의 자클린의 눈물(Jacqueline's Tears)에 얹히는 바람종 소리에 첫 .. 2020. 8. 30.
첫 커피. 삼월이가 자꾸 삐들삐들 말라간다. 여름 나느라 힘이 부친 것이라고 생각하기엔 뭔가 찜찜하다. 기름진 냄새가 안 나면 통 사료에 입을 대지 않아 그런 것 같긴 한데, 혹시 몰라 우산을 쓰고 나가 구충제를 사 왔다. 돌아오는 길, 중년의 마른 사내가 박스로 비를 피하며 스쳐간다. (이 흔한 세상에...) 방향이 같으니 같은 노정까지라도 우산을 함께 쓰자고 해야 하나? 생각이 입에 닿기도 전에 서둘러 멀어진다. 별 것 아닌 것에 머뭇거리는 나를 되돌아보며 읊조렸다. '나도 별 수 없이 세상 흐름에 순응하며 그저 그렇게 살고 있구나...' 책상 앞의 usb선풍기를 바꿨다. 어제, 바깥채 지붕 누수되는 곳에 껌을 붙여 놓으려고 빈 pet병을 찾아 재활용 쓰레기 모아 놓은 것을 뒤적이다가 발견했다. 퇴근한 삼월이 .. 2020. 8. 27.
[奇行] 두물머리에 내리는 비 휘청이는 거리. 그 안타까운 "지금" 아직도 내려놓지 못한 이름을 잡고 휘청이는 거리에 서 있겠다는, 짐작이 실체로 확인되는 순간. '아... 어쩌면 영원히 그날에 멈춰 서서 단 한 발도 내딛지 못하겠구나...' . . . 그의 외면 앞에 나의 오늘도 휘청이노니. 젊은 아베크족의 차들이 드문드문 들고 나는 깊은 밤의 으슥한 주차장. 돌아갈 노정을 생각해 일출 전 시간 반을 가면假瞑하고. 네 시 반. 주차장을 빠져나와 모닝 담배를 물고 포도를 따라 걷기 시작. 사위가 어둠이니 구불구불 한참을 뱅뱅 돌았다. 날이 밝고 돌아오는 길에 확인하니 엎드리면 코 닿을 곳을 그랬다. 포탈에 포스팅된 리뷰를 보면, 간혹 모래톱도 보이던데... 장마 여파인지 원래 그런 것인지, 턱 밑까지 물이 들어차 있다. 두물머리 나루.. 2020. 8. 23.
풍경 꽃은 지고 또 피고 공포의 개털 살포 민폐녀 고삼월이는 이쪽으로 저쪽으로, 지 마음 가는 데로 졸졸 왔다리 갔다리를 반복하며 현관 문턱을 베고 세상 편하게 누워 있고. 도서관에서 돌아온 셋째가 슬그머니 놓고 간 찹쌀떡. 사연인 즉은, 친구한테 양력 생일 선물을 받았다나 어쨌다나(사자 기질이 농후함) -분홍색의 모찌인데, 한 입 베니 생크림이 나오고 두 입 베니 딸기 맛의 마시멜로가 나오는디, 이 없는 군상에겐 좋은 음식여. 첫째 생일. 점심에 국수 삶아 주고 저녁상 물리고 축하 아이슈크림케잌. 그렇게, 어제를 그린 풍경들 ... 위키리 이한필 선생. 내 나이 열아홉, 그때의 풍경이 되어주었던. 그 풍경에서 지워진지 벌써 5년쯤 되었나 보다. 202008193130수 정의송 나훈아 김상진 ※위키리 선생은 .. 2020. 8. 20.
묵은 책을 잡은 정조기에. 외출에서 돌아와 옷을 훌러덩 벗고 현관 문지방에 걸터앉아 담배를 먹는데, 습기 빠지라 열어두었던 신발장에 눈이 갔습니다. 상태 확인차 신발들을 꺼내보니 엉망입니다. 먼저번에 대충 솔질을 해서 넣어뒀는데도요. 그 길로 주저앉아 신발을 모두 꺼내 놓고 약을 발라 솔질 후 볕이 드는 곳에 한동안 세워 뒀습니다. 그러고는 샘에 깨벗고 앉아, 오늘 입고 나가 땀이 밴 겉옷, 속옷과 신발 깔창 꺼낸 것을 빨고 씻고 안으로 들어왔습니다. 속옷을 챙겨 입느라 내 방(서재) 한쪽의 서랍을 열다가 키티양과 눈이 마주쳤는데요, 또 파업중입니다. 밤에(아니지, 아침에) 형광등을 끄며 키티 양도 함께 잠들었다가 내처 잠든 건가요? 고개를 쓰다듬어 주니 또 열심히 도리질합니다. 그러다가, 키티 양 뒤편의 색 바랜 책이 손을 잡아.. 2020. 8. 18.
달리는 차창밖의 햇살처럼 실체 없이 뭉그러지는 한때의 기억 반 굉일 겸 광복절 휴일의 기척 없는 아침. 품 팔러 집을 나서기 전 태극기를 내 거는데... 불연, 아버님의 모습이 떠올랐다. '아, 그때의 아버지처럼 나도 그때가 되어 있구나' - 동네 누구네 집에 숟가락이 몇 개인지 눈 감고도 헤아리던 한집 같던 시절이었으니, 집집마다 빠짐없이 태극기를 내걸던 시절이었으니, 해가 중천에 떠서야 눈곱 비비며 태극기를 내 걸 아이들을 기다릴 수 없었겠으니... - 그러면서 며칠 전 모임에서 '생 이빨 세 개를 뺐다'는 내 말에 깜짝 놀라며 "아이고, 진작에 내게 물어보지. 아무리 친구라도 여기저기 알아보고 해야지 생 이빨 세 개를 빼면 어쩌누 쯧쯧. 요즘 젊은 의사들은 보존치료가 대세인데. 성 선생, 이젠 성 선생 나이도 구식여. 구식 방법을 고집하면 안 돼"라던 내가.. 2020. 8. 16.
바람종 우는 아침에. 맑은 하늘. 얼마만인지... 눈 쌓인 것을 안 쓸었던 겨울에나 습이 차는 것이려니 했는데, 천정에서 물이 다 떨어지니 이게 어찌 된 일인지... 정말 답 안 나온다. 문 틀에, 책꽂이 선반에, 심지어 외출 후 풀어놓은 시계줄에까지 온통 곰팡이가 앉았다. 그러니, 내 숨구멍으로 들어가는 공기가 어떨까? 살다 살다 별 희한한 꼴을 다 본다. 하도 짜증이 나서 어젯밤엔 에어컨을 제습으로 한동안 돌렸더니 한결 개운해졌다. 기분 탓 만은 아닌 것이 분명한 것 같고, 어머니 나팔꽃 한 송이가 또 활짝 벌었다. 지들끼리 얽힌 모습이 안되었어, 이제야 줄을 새로 매주 었다. 바깥 채 지붕 수리하며 혹시 쓸데 있을 것 같아-실제 여기저기 요긴하게 쓰고 있지만- 버리지 않고 두었던 철제 앵글. 특별히 모양을 따질 것도 아.. 2020. 8. 14.
봉인의 틈. 습작 노트를 열다가, 봉인해 놓은 문을 열고 말았다. 그러고 보니, 병원에 모시고 간 것이 이맘때쯤이었나 보다. 모든 게 무너져 버린 그 하루의 경계. "엄마, 성모님께 엄마가 빌고 싶은 것 기도 올리셔요!" 그때 엄마는 무슨 기도를 올리셨을까... 202008092945일 어머니 좋아하시던 연보라...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창밖만 멍하니 바라보며 밤을 나다. 2020. 8. 10.
삼월이 운다!!! 바람종이 멈춰 선 아침. 서재 의자에서 밤새도록 절구질을 하다가 덜컥 눈을 뜨고 기척 없는 마당에 내려선다. 나라 전체가 물난리도 아우성인데 웬 꽃타령이겠냐만, 어렵게 핀 꽃이 씨도 못 맺고 다 사그라들까 걱정이다. 올해의 이 유난스러운 우중에 말이야. 색이 진해서 씨를 받아다 심었던 '진보라 메꽃" '어머니 나팔꽃'이 피고 난 후, 이제야 다른 꽃에도 맘을 담은 눈이 간다. 씨를 받던 심정이야 온전하게 내 맘 안으로 들어왔음일 텐데... 천덕꾸러기가 되었던 그간의 무심함을 이해해라. 올 처음 꽃을 벌었던 화분의 메꽃 덩굴. 드디어 하늘 끝에 닿았다. '보소, 내 정령 양반! 거거 있걸랑 황금 알 낳는 도고새끼 안고 퍼뜩 내려옵소!' 화단의 나팔꽃 색도 진하려니와 꽃의 크기가 손톱 만한 것이, 앙증맞게 .. 2020. 8. 9.
반갑다, 고맙다 나팔꽃. 아직은 지울 수 없는 기억아... 혈압약을 타서 돌아오며 이따금씩 혼자 앉아 있다 오곤 하는 역 광장 한 편의 커피숍에 들렸다. 주문한 에스프레소를 쟁반에 받쳐 이층으로 올라 늘 가던 객석 끝의 흡연구역을 찾는다. 어라? 흡연 공간이었던 곳이 사라지고 미팅룸으로 변해있다. '흠... 별수 없지' 의자 하나를 빼 창쪽으로 거꾸로 돌려 앉는다. 잠시 비가 멈춘 광장. 한산하지만, 어쩐지 평화롭게 다가서진 않는다. 마감일 다가온 청탁 시. 어떤 시가 어울릴지, 살 붙여 떠나보낼 놈 고르려고 찾았던 곳. 정작 뒷 봉창에 찔러 넣고 나선 수첩은 꺼내지도 않고, 멀리 남쪽 하늘을 바라보며 음악을 듣는다. 천천히 마시는 커피, 오늘따라 많이 쓰다.(담배가 없어 미각이 기울어진 모양이다) 기차가 멈추고 쏟아져 나오는 사람들. 어차피 계획은 틀어졌고, .. 2020. 8. 8.
가발을 벗고 "성봉수 선생님은 안 오셨나요? 어디 계시죠?..." '이 시인님이시죠? 제가 성봉숩니다' "...." 그때 그 행사장에서 처음 마주치던 날, 당황해하던 이 시인님의 모습을 어찌 잊을까나? ""흠..." 첫 시집 『너의 끈』 보도 기사에 실린 이 사진을 발견하고 나지막이 신음을 내던 나 선생님. 가발을 벗은 내 모습과 맞닥뜨렸을 때 눈빛이 탁해지며 회피하던 시선을 어찌 잊으리오! ☆~ 시인의 초상 / 성 봉 수 ~☆ 시인의 초상. / 성 봉 수 책을 펼치면 작가의 약력란에 사진은 언제나 멋스러웠다. 더군다나, 그 주인공이 여성일 때는 더욱 그랬다. 그녀들은 흡사 천경자 화백의 모델이었나 싶을 정도로 커다 blog.daum.net 몇 시간의 노동에 온통 땀범벅이다. 비가 잠시 멈췄어도 우중좌정과 다르지 않.. 2020. 8. 7.
다 거짓말이야, "낮에 만나니 어색합니다" '허허 그렇네요' '제 앞가림도 못하는 놈이 무슨 오지랖인가?' 싶다가도, 어느 연 하나 허튼 것 없고 돌고 도는 것이 만사이니 내 아이들이라도 언젠가 그 공덕을 보려니 하고. 돌아오는 길에 고복 저수지 그 커피숍에 들렸다가 구석진 곳에 차를 멈추고 포장해 온 따뜻한 커피를 마시다. 그 커피숍. 여기저기 시설들이 하나하나 보태지고, 어느 곳에 견주어도 손색없을 만큼 훌륭한 장소로 자리 잡았다. (제일 모자랐던 외부의 화장실, 들려보지 않았지만 걸맞게 바뀌어 있겠지) 평일 낮인데도 그만큼 손님도 많고(전 연령대가 골고루) 그래도, 내가 머문 기억의 그곳은 님이 계신 곳... 집에 돌아와 씻고 한숨 돌리는 찰나에, 바람종의 예고도 없이 쏟아지는 비, " 와다다다 다..." 그렇게 .. 2020. 8. 5.
[카페] 에브리선데이 세종시 봉암점 회의 마치고, 식사하고, 더보기 가실 분들은 가시고... 카페 봉암점. 공유가 CF 촬영했던 장소이건 말건, 귀곡산장이 뭐 별거던가... 선수가 달려들어 천지개벽을 이룬 옛 농협 비축미 창고. 높은 천장을 돌아 내리는 하울링 같은 음악의 공명. 무슨 장르의 무슨 음악이건, 늘 턱을 괴고 커피 맛에 깊게 빠지게 하는 마술이 있다. 삼삼오오... 사람도, 사람들의 목소리도, 하울링 같은 공명에 모나지 않게 뒤섞이며 또 공명이 되고... 시키지 않아도 내가 있는 곳은 늘 "가생이". 치열한 자각에 눈 맞추지 않는 "주변". 밤을 꼬박 새우고 지키고 선 공간. 내가 지금에 존재하는 증거, 하우링 같은 공명이 이명이 되어 왜곡된 시간 위로 떼구루루 굴러 다닌다. ('봉숭아 물 자알 들었네...') "구레나룻이 없.. 2020. 8. 2.
봉숭아 부작 202007313103금 글한편정리할생각이었는데, 그냥날이밝았다. 세종문협정총일. 더보기 문학진흥정책방안간담회/20200722(수)오후네시/세종시의회의정실/(좌장)박용희의원 2020. 8. 1.
'이 선(李 愃)'을 만나다. 손이 닿는 곳은 얼음장처럼 차갑다. 손이 닿지 않는 곳은 불덩어리처럼 뜨겁다. 피부 안쪽 진피층에서는 벌거지들이 굼실거린다. 더운 것도 아니고 추운 것도 아니고. 아니다, 추워죽겠고 더워 죽겠다. 어제 그제 이틀을 그랬다. 졸려 죽겠어서 자리에 누우면 몸 전체에 벌레가 기어 다닌다. 천불이 나서 선풍기를 틀면 춥고 아프다. 오금에서 찌릿찌릿 전기가 온다. 켰다, 껐다, 이불을 덮고 켰다, 껐다.... 그렇게 환장하다 10분을 넘기지 못하고 벌떡 일어서 서재 의자에 앉는다. 그러고는 또 정신없이 절구질하다 선뜩 놀라 자리에 누우면, 어김없이 되풀이되는 발작, 그렇게 이틀을 보내고 오늘은 아예 자리에 누울 생각을 접었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미치고 팔딱 뛸 것 같은. 아무래도, 뒤주 속의 '李 愃'이.. 2020. 7. 31.
호랑이가 나올 것 같은 금강송의 춘양면 여섯 시 반. 세면 후 모텔 창밖으로 바라본 경북 봉화군 춘양면 공용버스정류장 인근의 전경. 현장 한쪽의 계장에서 첫 닭이 홰를 친지도 오래. 새벽 두 시 반을 넘어서 "금방이라도 호랑이가 나올 것 같은" 춘양면 서벽리에서 집으로 출발. 영주 울진 간 고속화 도로를 이용해 봉화를 지나 풍기 TC로 진입. 평택~제천 고속도로를 타고 중부 고속도로와 연계해 서청주 TC로 진출, 제2 가로수길을 지나 청주역 쪽 길을 이용해 집 길 건너 편의점 앞에 도착한 시간이 아침 5시 사십 분쯤. 대문을 밀치니 서재 창 아래 마당 의자에 올라가 잠을 자던 삼월이가 때꾼한 눈으로 게으르게 내려서더니 현관 앞에 납작 엎드려 귀를 한껏 뒤로 젖히고 꼬리를 흔든다. 아마도 제 집을 놔두고 의자에 올라가 잠잔 것을 들켰는데도 내게.. 2020. 7. 25.
머리 아파랏. 2020. 7.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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